교화도 죽기로써 하면 되겠네요

법인절 경축식을 앞두고 각종 행사들이 있었습니다. 성자의 혼을 체받기 위한 성지 도보순례를 시작으로, 영산에서는 구인 기도봉에서 기도가 있었고, 총부에서는 일주일간 특별기도가 있었으며, 전주 덕진 공원과 총부 영모전 광장에서도 전북교구와 중앙교구 주최로 전야제 행사가 있었습니다. 더위속에서도 이루어진 각종 행사는 오직 9인 선진님들의 혈인정신을 체받고자 하는데 그 근본적 이유가 있었다고 봅니다.

대각개교절이 주세불 소태산대종사의 깨달음과 제생의세의 구세정신에 근원한 경축이라면 법인절은 주세불 소태산 대종사의 9인 제자들에 의하여 이루어진 경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법인절은 우리의 9인 선진님들이 이룩한 거룩한 역사이며, 우리 교단의 최초 교화단원들이 사무여한 정신으로 이룩한 혈인 성사입니다.

원기4년 우리의 9인 선진님들께서는 물질의 노예생활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창생을 위하여 기도하셨습니다. 기도의 감응이 없자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서약을 하고 비로소 법계의 인증을 받으셨습니다. 자신을 스스로 완전히 죽임으로써 진리의 감응을 얻으셨습니다. 얼마전 있었던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김재범 선수는 소감을 묻는 기자에게 지난번 대회에서는 죽기 살기로 해서 메달을 못 땄는데 이번에는 죽기로 했더니 금메달을 땄다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교화도 죽기로써 할 때 이루어 지리라고 봅니다. 그러나 현실에 있어서는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흔히들 말하지요. 원불교 교도들은 점잖아서 교화를 못한다고 합니다. 저는 이 말에 동의하고 싶지 않습니다. 점잖아서 교화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죽지 않기 때문에 교화를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요.

단장님들! 그리고 단원님들! 법인절을 기념하는 뜻에서 우리도 죽기로써 교화 하기로 다짐해 봅시다.

<교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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