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행복학'의 등장에 이어 행복학 박사과정이 개설되었고, '행복 전도사'라는 말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에 대한 높은 관심을 편안하게만 바라볼 수 없는 것이, 이러한 관심은 우리네 삶이 그만큼 행복하지 못하다는 반증일 수 있기 때문이다.

불가에서는 행복을 소욕지족(少慾知足)에서 찾는다. 부와 미모, 인기로 부러울 것이 없어 보이던 유명 연예인이 자살을 하고 남들이 우러러 보는 명문대학의 수재가 열등감으로 자살을 한다.

대종사께서는 "세상만사가 모두 뜻대로 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모래 위의 집을 지어놓고 천만년을 누리려는 사람과 같나니, 지혜 있는 사람은 십분의 육만 뜻에 맞으면 만족할 줄 안다"고 하셨다.(인도품 29장) 살면 살수록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임을 절감한다.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그리 대단한 것들이 아니다. 오늘날 사회학자들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느끼게 하는 것은 일에서의 성공, 권력이나 명성을 얻는 일 등 거창한 것이 아니라, 편안하고 친밀한 가족, 사랑하는 사람과의 섹스, 쾌적한 환경, 스트레스가 적은 출퇴근처럼 훨씬 단순한 것들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안분을 강조하면 세상에 전진이 없지 않을까? 안분은 의욕이 없고 게으른 것이 아니라, 순서를 바르게 잡아 자기의 정도에 맞추어 전진하는 것이다.(응기편 33장)

멕시코의 조용한 어촌에 휴가차 온 미국의 저명한 경영학과 교수는 한낮에 장비를 거두고 있는 어부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 "왜 그렇게 일찍 일을 마치십니까?" "우리 가족이 먹고 살 만큼의 고기를 잡았기 때문에 일을 끝내는 겁니다. 이제 집에 가서 아내와 점심을 먹고 낮잠을 잔 뒤, 아이들과 놀겁니다. 그리고 저녁에는 바에서 데킬라를 마시며 친구들과 기타연주를 할 거예요." 그 교수는 오후까지 일을 더하게 되면 6~7년 안에 큰 어선회사의 사장이 될 수 있고, 대도시로 옮겨 3~4년 더 일을 하게 되면 CEO가 되어 막대한 연봉을 받게 되고, 몇 년이 더 지나면 주식환매를 통해 억만장자가 될 수 있다고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어부가 다시 물었다. "교수님, 그렇게 노력해서 얻은 억만금으로 제가 무엇을 할 수 있게 되나요?" "그 정도의 돈이면 그림 같은 어촌에서 아침이면 고기잡이를 하고, 날마다 아내와 점심을 먹고 한가롭게 낮잠을 즐길 수 있소. 오후에는 아이들과 어울릴 수 있고 저녁에는 친구들과 바에서 데킬라를 마시며 친구들과 기타 연주도 할 수 있을 거요." "하지만, 교수님, 저는 이미 그렇게 하고 있는데요."

밤새 찾아 헤매던 행복의 파랑새를 결국은 자기 집에서 발견했다는 동화 〈파랑새〉의 이야기처럼 행복의 파랑새는 생각보다 쉽게 가까이서 찾을 수 있다.

<미주서부훈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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