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정진적공·훈련승지로 거듭나다
휴명상 등 다양한 명상 프로그램 호응

▲ 잣나무 숲길에 편히 쉴 수 있는 평상이 있다.
▲ 배내청소년훈련원 한둥근집과 법공관 전경.
수려한 주변 산과 계곡에서 흐르는 청아한 물소리가 깊은 시름을 달래주는 곳. 배내골이다.

굽이친 국도를 돌고 돌아 도착한 울주군 상북면 소재 배내청소년훈련원의 전경 또한 말이 필요없다. 간월산(해발1083m) 자락에 자리잡은 만큼 그저 묵묵히 바라보기만 해도 편안하다. 일부 풍수학자들은 이곳을 어머니 자궁과 같은 곳이라 평하고 있다.

박은국 원로교무(종사) 역시 '영취산 푸른 숲은 하늘 높이 솟아 있고/진달래 연달래 휘늘어지니 배꽃도 방실방실/맑은 물은 천년 두고 흐르며/새소리 벌레소리 만고설법 이 아닌가 // 간월산(肝月山)에 둥근 달이 솟으니 사자봉이 밝았어라/우리 도량 배내 도량 너도나도 정진하니/마음달이 온누리에 밝았어라/육도세계 다 즐기니 하나세계 이 아닌가'라는 노랫말을 지은 의미를 알 것 같다.

장덕훈 원장은 "박은국 종사님이 평소 기도승지, 정진적공승지, 훈련승지를 염원하셨다. 내리정 계곡이 감싸고 있는 서래터와 박귀터에 자리잡은 배내청소년훈련원을 다녀가는 사람들마다 기운이 다르다고 말한다"며 "이에 발 맞춰 새로운 생각과 아이디어로 배내청소년훈련원을 업그레이드 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물론 여기에는 기도, 적공, 훈련이 자연스럽게 병행돼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보름기도

배내청소년훈련원은 매월 음력 보름이면 기도꾼들이 간월당 법당을 가득 메운다. 벌써 23년째다. 보름 기도는 훈련원을 시작하면서부터 진행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산교당 신미생(辛未生), 초량교당, 동래·해운대·대연교당 등 3개팀이 매월 음력 보름을 전후하여 1박을 하며 기도하는 원력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장 원장은 "세월이 흐르니 돌아가신 분도 있고 세대도 교체되고 있다. 며느리와 딸들이 계속 대를 잇고 있다. 배내의 발전 동력은 기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배내청소년훈련원 직원들은 음력 보름마다 교구 사무국과 구서동까지 차량을 운행하고 있다. 저녁 식사후 오후 7시30분부터 간월당 법당에서 기도를 진행한다. 1박 후 아침기도를 참석하고 가는 교도들도 다수 있다. 보름기도인들은 김경덕, 염공선, 장경은, 양창원, 김정신, 김지인, 박순형, 유보선, 우윤전, 서향원, 우옥선, 명덕륜, 김성법, 김효인, 박인자, 이선미, 정명현, 박진근, 남지연, 조성보, 이영빈, 이원선, 이원중, 이성원, 이승환, 김혜일, 백선각, 이성인,김유성, 강도진, 차세진, 차현옥, 유정명, 박효원, 김상경, 김화남, 황주심, 김혜윤, 윤진양, 탁성원, 정경주, 최원혜행, 지연화, 정인수, 김현전, 이주성, 송경신행, 심보견, 조명륜, 나승원, 권인우, 최성륜, 양현주, 지정은, 김현오, 한도성, 강대진, 이장원, 이선덕, 이영희교도 등이다.

유성신 부원장은 "기도인들이 지금까지 꾸준히 참석할 수 있는 기반에는 박은국 종사님의 원력이라 볼 수 있다. 기도인들과 각교당 봉공회와 연결되다 보니 봉공회원들이 식당 조력은 물론 채소 심는 것과 풀매는 봉사 등을 하면서 훈련원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휴명상

배내청소년훈련원은 일상에 지친 현대인에게 편하게 쉴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휴명상이다. 휴명상은 참가자들이 마음의 힘을 얻기 위한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이같은 프로그램은 배내청소년훈련원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 끝에 나온 것이라 참가자들의 반응에 주목하고 있다.

김성규 교무는 "일반적으로 쉬면 좋겠다고 하면서 어떻게 쉬어야 하는지 방법을 모르고 있는 것 같다"며 "몸도 쉬고 마음도 쉴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충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원행 교무는 "이게 훈련인가 싶을 정도로 쉬면서 훈련을 나게 하고 있다. 쉬는 방법을 알려 주면서 쉬게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평가했다.

휴명상 프로그램은 스트레칭을 할 수 있게 제작된 배내봉과 가는봉 체조, 향기 명상, 소리 명상 등 자연 속에서 쉬어갈 수 있는 명상 프로그램이 주종을 이룬다. 또한 1시간 30분 거리인 산책로를 걸으면서 자신의 삶을 반조하게 하고 자신을 정화할 수 있도록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다.

장 원장은 "이제 시작 단계지만 숲을 거닐면서 진행되는 동안 저절로 명상의 의미를 알게 된다. 육근작용을 통해 쉬는 것이 무엇인지 배워가는 기회가 되는 것 같다"며 "프로그램 용어도 일반화하고 아침시간도 자유롭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유기농으로 재배 되고 있는 고추.
▲ 안내도.
훈련승지와 정기훈련

배내청소년훈련원 구성원들은 〈정전〉에 밝혀 놓은 정기훈련법을 정착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미 부산교구내에서는 배내청소년훈련원에서 정기훈련을 1박2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의를 달지 않는다.

장 원장은 "결제식을 제외하고 법위 수준에 맞는 프로그램을 나눠서 진행하고 있다. 교당별로 오더라도 합동훈련을 지양하고 법위별 훈련을 실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타 교구 훈련원 정기훈련의 경우 청소, 건물관리, 프로그램 진행을 병행하는 시스템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합동훈련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와달리 배내청소년훈련원은 보통급, 특신급, 법마상전급, 법강항마위에 맞게 훈련을 진행할 수 있는 인적 자원이 있다.

하태은 교무는 "교도들의 수준과 특징별로 접근을 하니 다들 좋아한다"며 "보통급과 특신급 교도님들은 대체적으로 이야기 하는 것을 즐겨하고 법강항마위 교도님들은 말을 시키는 것을 싫어하는 특징을 발견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성신 부원장은 "개 교당 교무들이 말하지 못하는 부분을 스스럼없이 이야기 할 수 있다. 이해관계가 없기 때문이다"며 "훈련기간동안 자연을 최대한 활용하게 한다. 산책 코스를 돌면서 성리 연마도 하게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후 유 부원장과 함께 간월당 뒤쪽에 자리잡은 잣나무 산책길을 걸었다. 잣나무 곁에 위치한 평상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간월산을 쳐다 보았다. 웅장함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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