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는 모든 생명이 다 소중하고 그 중요함에 차별이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살생을 금하고 있다. 하지만 타 종교에서는 인간만이 영혼이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지구별에는 불쌍한 동물들이 너무 많다. 야생의 동물들도 위협을 받고 있지만 인간에게 착취당하는 동물은 너무 보기 힘들다.

나도 고기를 먹지만 공장형 동물 사육소에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보고 경악을 했는데 너무 마음이 아파 보는 내내 많이도 울었다. 너무나도 잔인한 장면이라 설마 내가 살고 있는 지구에서 저런 상황이 매일 일어난다는 현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어야 하고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장면이지만 그 다큐멘터리를 못 보신 분들을 위해 몇 가지 사례를 설명한다. 소가 새끼를 낳으면 바로 새끼를 어미에게서 떨어뜨린다. 송아지가 젖을 빨면 우유가 적어지니까 떨어뜨리는데 어미소는 미쳐서 날뛰거나 벽에 머리를 박는다. 송아지의 경우 숫소면 바로 죽이고 암소면 살린다.

돼지의 경우도 고개도 돌릴 수 없는 좁은 우리에 갇혀 24시간 지내야 한다. 바닥이 철망으로 되어있어 발바닥이 긁히거나 살이 찢어져도 아무런 대책은 없다. 그저 몸을 불리게만 할 뿐이다. 게다가 돼지들이 말을 듣지 않으면 무차별적으로 폭력을 행사한다.

닭의 경우도 수 만 마리를 닭장에 넣어두고 키우는데 어떤 닭은 병들거나 다치면 발로 툭툭 차서 닭장의 밑바닥에 버려진다. 그럼 다른 닭들은 몇 달이고 그 죽어서 썩어가는 닭과 같은 공간에서 지내며 알을 낳아야 한다.

다시는 글로라도 적고 싶지 않았던 이런 현실들이 지구에서 매일 벌어진다. 이런 것을 보니까 부처님이 왜 처음에 고기를 먹지 말라고 하셨는지 조금 더 이해 할 것 같다. 어떻게 사람이 저런 짓을 할 수가 있을까 싶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나와 다름이 없는 사람들이 매일 일로 하는 행위들이다. 감상은 접어두고 어떻게 하면 그들에게 인과의 사실을 깨닫게 해서 다른 생명의 소중함을 가르쳐 줄까.

나에게 좋은 의견이 있다. 그들에게 인과를 가르쳐 주려고 하면 잘 안 될 것 같다. 사실 나도 정확히 모르니까 말이다. 엊그제 다녀온 훈련에서 지은보은에 관한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이 '깊이 느끼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진리적 은혜를 깊이 느낄수록 실력 있는 사람이라고 문은식 교무님이 강연하셨는데, 나는 저런 동물의 생명 권리를 경시하는 자들을 법으로 처벌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영성 프로그램을 통해 저들이 동물의 입장이 되게끔 최면을 해보면 어떨까 싶다.

내가 소의 입장이 되어, 내가 돼지의 입장이 되어, 닭의 입장이 되어 가슴 아픈 감정을 처절하게 느끼게 해보는 것이다. 다른 범죄도 마찬가지다. 강간이든, 살인이든, 절도든 상황에 맞게 피해자의 감정을 가슴 절절하게 느끼게끔 하는 것. 그것이야 말로 사회적인 격리보다 더 큰 반성의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이런다고 다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 사람 나름, 상황 나름 여러 정황을 따져서 실행 해야겠지만 말이다.

요새 묻지마 범죄도 자주 일어나는데 이럴수록 법을 강화하기보다 시간과 공력을 더 투자해 이런 영적 교화에 신경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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