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청운회 교화단으로 교당이 젊어졌어요"

▲ 동그리 어린이합창단이 아름다운 세상을 열창해 법회를 훈훈하게 했다.
조용하던 교당이 어느 날부터 음악소리가 울려 퍼졌다. 법회시간이면 1층에서 아이들이 활동하는 소리도 귀에 거슬리지 않았다.

동광주교당(이순오·오정원 교무)에 젊은 교도들이 모이기 시작한 것은 2기 청운회를 조직하고 부터이다. 2기 활동을 하는 청운회원은 평균 20여 명이다. 나이도 20대에서 55세까지 폭 넓게 구성이 됐다.

9일 동광주교당 청운회원들이 소속된 감사·보은·은혜단에서 주최하는 '한 울안 한 가족 법회'에 함께했다. 일명 연원달기 법회이기도 하다.

이경국 청운회 부회장은 "9월9일은 구구데이다. 비둘기가 먹이를 보면 구구구∼ 소리를 내며 친구들을 부른다. 좋은 날을 받은 것 같다"며 "2달 전에 단회를 하다가 교당에 인연 있는 사람들이 오랫동안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을 데려 오는 법회를 해 보자고 단원들이 뜻을 모았다"고 한 가족 법회가 성사된 이유를 설명했다.

청운회원들은 "오늘처럼 주차장이 부족함 을 실감한 적이 없었다. 그동안 4축 2재에만 주차장이 부족했었다"며 "오늘 행사를 통해 교화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겼다. 이제는 그 어떤 일도 추진 해 갈 수 있는 힘을 얻었다"고 기뻐했다.

이날 한 가족 법회에는 20여 명의 새인연들이 교당을 찾았다. 다니다가 쉬는 사람, 아들과 며느리, 손자, 손녀, 딸, 친구, 남편, 조카 등 법당에 함께하기 위해 부단한 불공을 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청운회원들은 "1년에 2~3회는 이러한 법회를 진행해 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 김제원 고문과 권성도 교도회장의 중창.
신명나는 교당 프로젝트

청운회원 중 곽성도 교도는 실용음악학원을 운영 중이다. 곽 교도가 교당에 오고부터는 신명나는 교당 프로젝트가 운영됐다.

교당 인근의 철길이 철거되고 그 자리에 소공원이 조성됐다. 소공원에거 거리 공연을 과감하게 시도했다. 바이올린 하는 김미현 교도, 기타 치는 문경도·곽성도 교도, 피아노 치는 홍혜진 교도가 연주를 맡았다. 반응은 꽤나 좋았다. 이를 계기로 청운회를 중심으로 동그리 합창단을 조직했다. 신명나고 재미있게 해 보자는 젊은이들의 의기투합인 것이다.

청운회원들은 처음에는 취미로 참여했다. 들쑥날쑥 참여했지만 꾸준히 하며 한 번씩 교당에서 발표회도 가졌다. 그렇게 점점 재미를 느끼며 취미활동에만 머물지 말고 베풀어 보자고 의견을 일치한 것이다. 그 결과 매월 마지막 주에는 음악법회를 진행한다.

김미현 교도는 법회에 나오는 어린이를 중심으로 합창과 바이올린을 지도한다. 김 교도는 "많은 것은 아니지만 재미있다. 연습만 하면 지루함에 빠지기도 한데 매월 발표를 하게 되니 준비하는 과정부터 재미가 나고 발표를 위해 더 열심히 하는 분위기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날 법회에서도 동그리 합창단은 기타와 피아노 반주에 맞춰 '기도', '아름다운 세상'을 열창했다.

청운회와 어린이회가 활성화 되면서 기존의 원로 교도들도 한가족이 됐다. 처음에는 음악법회가 어색해서 박수치는 것도 인색했다. 하지만 횟수를 더 할수록 박수 치고 노래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지금은 성가와 가요 등 가사를 음미하면서 음악법회를 보는 수준이 됐다.

이날 법회에서 김제원 고문과 권성도 교도회장은 '영광의 백년성업' 노래를 힘차게 하며 교당을 찾은 새교도들을 환영했다.

권 교도회장은 "우리 교당 법회 분위기는 부드럽다. 교무님의 설법도 생활에 밀접하게 관련된 설교를 해 주신다. 이해가 쉽다. 또 교도 한 사람도 안 나오면 궁금할 정도이다. 즐거운 법회가 꾸준히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뜻을 밝혔다.

이순오 교무는 "교도와 새롭게 인연된 분들이 어떻게 하면 한 가족이 될까 많은 고민을 했다"며 "한 가정에 살면서도 마음을 열지 못하면 한 가족이라 말할 수 없다. 생활하면서 한 마음 한 뜻이 되지 못하는 사람들이 머뭇거리지 말고 법회에 참석하면 좋겠다. 보람있고 행복한 삶이 될 수 있도록 함께하자"는 의지를 강조했다.
▲ 이순오 교무가 '왜 한가족인가'에 대해 설교했다.
신축교당 방언공사

동광주교당은 현재 수안교당을 신축불사 중이다. 7일 신축 봉고식 겸 기공식을 했다. 이 교무는 "기공식을 하기까지는 6년이 걸렸다. 2천일기도를 통해 주변의 많은 사람들과 인연이 닿았다"며 "우리 법으로 낙생활하는 교도들이 자발적으로 한가족 법회를 보자고 신청했다. 기도를 통해 교도들간 합력생활을 잘한다. 어떤 일이고 합력하면 안 되는 일이 없다는 것을 체험했다"고 칭찬했다.

동광주교당 교도들은 교당신축을 '방언공사'에 비교했다. 1차 방언공사를 통해 9억원 가량 불사가 이뤄졌다. 하지만 2138㎡ 부지를 구입하면서 6억원 가량 들어갔다. 13억 공사를 하는데 부족한 부분이 있다. 교도들은 "이제는 2차 방언공사를 할 때이다. 1차 해 보았으니 2차에는 더 잘 할 것이다"고 각오를 밝혔다. 교당 완공은 내년 3월 쯤으로 보고 있다. 현 교당도 매매가 성사돼 11월 말까지 비워야 한다. 이 교무는 "수안지구에 거주하는 교도님 댁에서 법회를 볼 예정이었다. 하지만 교도님이 집이 좀 좁을 것 같다고 공공장소를 빌려보겠다고 적극 나서고 계신다. 혹시나 2~3개월 공사가 늦어져도 법회 볼 수 있는 장소가 있어 안심이다"고 속내를 밝혔다.

청운회가 적극적으로 교화에 나서는 이유도 수안지구로 교당이 이전했을 때를 준비한 것이다.

이 청운회 부회장은 "이제 교당이 수안으로 이사 가면 젊은 교도들이 많이 올 것이다. 이곳에서 역량을 키우지 않으면 안되는 절심함이 생겼다. 또 우리가 교당의 주인이 되지 않으면 수안으로 갔을 때 우리가 설 자리가 없어지게 될 것이다"는 간절함을 말했다.

요즘 청운회 단회에서는 경종, 목탁, 법회 사회 보는 법, 기도문 작성법 등을 훈련 중이다. 회원 모두가 주인으로 커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이다.

박상원 청운회장은 "청운회가 단지 교당의 작은 모임이 아니라 교화의 주역으로 각자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겠다. 더불어 교당 외적으로도 원불교를 알리는 활동을 할 계획이다"며 "이러한 활동들이 교화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수안지구로 이사 가기 전 청운회원들은 하고 싶은 일이 많다. 거리 정화활동, 독거노인에게 요구르트 배달하며 건강상태 챙기기, 비인가 요양시설 방문 봉사활동 등 하고 싶은 사업들이 다양하다. 하지만 수안지구에 가서 진행할 계획 역시도 무궁무진하다.
▲ 청운회 동그리 합창단이 기도노래를 선사했다.
동광주교당은 고여 있던 큰 우물에 어느 날 샘물이 퐁퐁 솟아나는 듯하다. 청운회의 존재로 그 샘물이 이제는 넘쳐 흐른다. 벌써부터 미래 수안교당이 훈훈해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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