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교도 고충 껴안아 활기 얻어

▲ 14일 봉불식에 400여 명의 축하객들이 함께 했다. 사진은 3층 대법당.
▲ 동수원교당의 증축 이안 봉불한 모습에서 교화 활성화를 느낄 수 있다.
약속된 시간보다 한 시간 일찍 동수원교당을 찾았다. 아파트가 즐비한 도심 속, 수원시 권선동 빌딩 3층의 대법당에서 경종 소리가 고르고 넓게 퍼졌다. 14일 진행될 3번째 봉불식을 위한 마지막 기도식이었다. 혹자는 무슨 봉불을 3번씩이나 치르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 이는 '이사를 자주 가는 집이 잘 산다'는 말이 있듯 빨리 성장하는 동수원교당의 교세에 대한 방증이기도 하다.

봉불식 준비로 많은 교도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동수원과 8년을 함께한 박근영 교무와 최선관 교도부회장도 일상처럼 부지런히 교당의 대소사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음식준비에서부터 교당 정리 및 청소, 대종사 진영을 잘 보이는 곳에 고정시키는 등 작고 사소한 일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었다. 이번 봉불식에는 동수원교당 교도일동이 교정원장상을 수상했다. 유승인 경기인천교구장의 설법에 이어 원100비전의 날개짓 동영상 시청으로 교화 분위기를 진작했다.

모두가 참여하는 교당

수원은 공업, 주거 기능을 분할한 서울의 위성도시다. 이러한 특성으로 동수원 교도들 역시 여러 직종에 종사하고 있고 이를 고려한 특별한 교화단 구성이 마련됐다. 최선관 교도부회장은 "법회 외에도 단회를 하는 즐거움이 교당을 튼튼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그래서 서로 잘 어우러 질 수 있는 분들끼리 단을 조직했다. 술을 전혀 하지 않는 교도들은 가끔씩 즐기는 분들과 어울리기 힘들 것이고, 개인사업을 하는 교도와 일반 봉급직에 종사하는 교도들 간의 대화의 주제가 다를 것을 예견해 동질감을 함께 할 수 있는 분들 위주로 단을 구성했다"며 "특히 은혜단은 우리 교당의 자랑이다. 보통의 교당은 30~40대 교도들이 부족하다. 대부분 자녀의 보육 문제에 신경 쓰다보니 교당에 발길이 끊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동수원은 좁은 교당에서 산만하고 시끄러운 영유아들을 받아들이기 노력한지 5년 여, 마침내 그 분들이 교당에 정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실 30~40대의 교도들이 있다는 것은 교당의 미래가 밝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교도들 자체도 젊은 일꾼들로서 교당에 당장 활력을 줄 뿐만 아니라, 자녀들 역시 어린이, 학생, 청년을 거치며 교당과 교단의 새로운 일꾼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를 통해 부부와 자녀들이 스스럼없이 일원가족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

박근영 교무는 "은혜단은 무려 14가족으로 이뤄져 있다. 아이들까지 합치면 40여 명이 넘는 인원이다. 30대 부부단원들을 적극적으로 끌어안고 아이들을 받아 줬다. 그들에게 교당에 대한 의무를 낮추고 부담을 느끼지 못하도록 했다"며 "그러니 자연 교당의 분위기도 활력이 돋았다. 수유리로 멀리 이사 간 권경덕 교도는 매번 동수원으로 와서 동수원만의 법흥을 즐기고 간다"고 밝혔다.

교당 일을 돕고 있던 이상진 교도는 "부산 대연교당에 다니다가 며느리를 따라서 이곳에 와 있다. 가족교화가 잘 구성되어 있어 아들 내외와 손주가 함께 교당을 나오는 것이 정말 행복하다"고 일원가족의 즐거움을 미소와 함께 전했다.

최 교도부회장은 "우리 교당은 모든 일에 역할분담이 잘 되어 있다. 그래서 꼭 교무님이나 단장들이 없어도 각자의 역할을 그때그때 수행해 일에 차질이 생기거나 미뤄지는 일이 없다. 봉공회 사업의 일환인 전통과자 '전병'은 파는 선수가 따로 있고, 이번 봉불식 떡에 교당스티커를 붙이는 일도 역할분담을 통해 일을 처리했다. 소소한 일이라도 참여케 해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봉불식 준비를 위해 막 도착한 교도는 별 다른 지시 없었는데도 자신에게 맞겨진 임무에 몰두했다. '일사천리라는 말이 이런 모습을 보고 하는 말이구나'라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다.
▲ 새로 마련된 법당에서 박근영 교무를 비롯한 단장들이 항단회를 했다.
유무념부터 착실히 공부

교당의 대법당 뒤편은 실질 공부에 도움을 주는 교화용품이 상비돼 있다. 마음의 구급약처럼 꼭 필요한 용품들이다. '유무념 그래프'가 붙어 있는 교당 벽면은 알뜰하고 살뜰해 보이기까지 했다. 늘 하루하루 점검하고 또 한 주 한 주 자신이 변한 모습을 스스로 체크하는 교도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매년 교당은 자체적으로 '유무념실천경진대회'를 가졌다. 교당별 행사로는 찾아보기 힘든 사례로 이번 12월18일에도 열린다. 교도들은 "이런 실천과 점검의 시간이 꼭 필요한 것이다"며 하나같이 입을 모았다. 또한 "교구, 교당 자체적으로도 이런 건강한 대회가 있어야만 실질적인 공부를 하는데 도움을 주고, 교도들에게 큰 동기를 유발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고 전했다.

한편 5년 전부터 법회시간을 통해 교도들은 돌아가면서 일 년에 한 번 이상은 꼭 강연을 하게 했다. 그 내용은 교전 내용을 바탕한 것이어서 자신의 생활담과 교리가 자연스럽게 연계되는 실제적인 공부였다. 이렇게 강연에 단련된 교도들은 둥지골훈련원에서 단계별 훈련이 있을 때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동수원교당은 항단활동도 원활하다. 교당의 교화에 대한 지침 뿐만 아니라 교무를 비롯한 단장들은 따로 모여서 공부를 한다. 교화단 책자 이외에도 단장일기를 써 데이터를 자료화하고 있다. 이 적공의 힘이 있기 때문에 단원에게까지 구석구석 단장의 공부심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것이다.

창의적이고 추진력 있는 교당

지난해 동수원교당은 원100교화실천 경진대회에서 교당비전부문에 수상했다. 말 그대로 '비전'계획을 수립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교도 전체가 하나된 목표에 근접했다는 말이다. 이번 봉불을 통해 절반의 목표를 달성했다. 교당 면적을 목표치인 661㎡까지 늘리진 못했지만 기존의 두배의 면적인 470㎡까지 늘렸다. 교도수도 130여 명으로, 목표했던 200명에 다가가고 있다.

이는 'DSW100!, DSW200!' 란 독창적인 구호와 교당만의 '비전송'을 만들어 법회 때마다 결의를 다졌던 이면이 숨겨져 있기에 가능했다. 추상적인 비전을 구체로 이끌어 오기 위해 교도들이 머리를 맞대는 순간들이 맞닿아 이끌어진 봉불이다.

최 교도부회장은 "교도 각자가 잘하는 일을 책임지며 다양한 분야가 결합된 전문가 집단이 돼 하나씩 이뤄 나갔다. 교도들 스스로도 이번 봉불을 통해 이 집단은 목표한 것을 이룰 수 있구나, 해냈다는 자신감과 서로에 대한 신뢰로 가득 차 있다. 대종사님이 제1차 방언공사를 마친 기분이 이런 기분이었을 것만 같다"며 봉불의 기쁨을 전했다.

봉불식은 3층 대법당에서, 4층의 소법당과 생활관에 모인 인원은 중계를 통해 실시간으로 시청했다. 수많은 초대인원을 감당해내는 이 첨단 시스템의 아이디어도 교도들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다. 박 교무는 "지금의 교당은 우리에게 5성급 호텔과 같다. 인적 물적 구성이 다 갖춰졌다. 이제는 힘껏 달려 나가는 일밖에 남지 않았다. 유무념 공부를 기초로 해 4정진을 이끌어내겠다"고 전했다. 원기100년엔 또 어떤 모습으로 발전돼 있을 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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