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국화, 자연농법으로 가꾸고 있습니다

▲ 주암호가 내려다 보이는 보성군 문덕면 심곡 참살이. 수확이 시작된 참국화가 지천에 널려 있다.
▲ 개화한 참국화.
주암호 상류지역으로 가기 위해 보트를 탔다. 20여분이 걸려 도착한 참국화(감국)밭. 주암호를 앞에 두고 제법 꽃망울을 방긋 방긋 터뜨렸다. 그 옆에는 구절초와 배초향이 참국화와 어울려 제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곳 수몰지역에 자리잡은 6만6000㎡ 참국화 밭은 농사꾼 이승렬(50) 시인이 '호미하나' 농법으로 일구어 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들풀 사이에 호미를 이용해 참국화를 심은 것이다. 그는 임대한 밭에 농약, 화학비료, 퇴비까지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100% 자연농법을 지향했다.

"여러 가지 일을 하다 40세에 세 번째로 귀향했습니다. 건강으로 인해 몇 차례 죽음의 고비를 넘기면서 식물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죠. 지역 상황을 살펴보니 댐 건설로 인해 환경이 깨끗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식물에 관한 책을 보며 어떤 품종으로 접근해야 할지 여러 가지 고민 끝에 약리작용과 산업적 가치 등이 있는 참국화를 택했습니다. 지금은 어렵지만 호미하나 농법이 맞다는 것을 자신합니다."

그에게 있어서 참국화는 죽음 속에서 발견한 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산속 풀 속에 있는 듯 없는 듯 있는 참국화를 발견한 이후 차츰 차츰 심는 범위를 넓혀나갔다. 호미하나 농법은 어김없이 그를 지탱하는 힘이 됐다. 자연과 공생하는 농법을 택한 것이다.

"산 속에서 자라는 참국화는 꽃 무리가 큰 경우는 드뭅니다. 식물 자체가 건강합니다. 그렇더라도 차의 기능성을 위한다면 자연 들풀과 경쟁력 있게 키워야 합니다. 그래야 약리적인 효과가 더 있을 수 있습니다."
▲ 씨를 맺은 참국화.
그가 말한 참국화의 약리작용은 일련의 연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향균, 항 염증, 면역조절 및 신경보호 효과가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 참국화는 또한 간의 열을 식혀주는 효능은 물론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데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본초강목에는 오랫동안 복용하면 혈기에 좋고, 몸을 가볍게 하며 쉬 늙지 않으며 위장이 편안하고 오장을 돕고 사지를 고르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런 효능이 있는 참국화 수확시기와 작업방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수확할 때는 꽃의 특성상 아침 이슬이 갤 때가 적합하다는 것도 덧붙였다.

"참국화는 10월 중순∼11월 초 작업인부들을 통해 수확됩니다.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4,5차례 세척과정을 거친 다음 일반솥에서 5분 정도 증제를 한 뒤 스텐 차반에 말립니다. 꽃들이 서로 엉키지 않게 하고 엉겨 붙은 것은 분리해야 하니까요. 끈끈한 액이 마르면서 꽃잎들이 붙는 관계로 애기 다루듯이 한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건조기에 넣고 수분 50% 가 빠질 때 까지 수시로 기계를 열어보고 꽃 상태를 점검해야 합니다."

그의 열정은 참국화 알리기로 이어지고 있다. 그는 '2011 한국을 빛낸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 조직위원회'가 주최한 시상식에서 영농산업발전 공로 부문을 수상할 만큼 참국화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참국화밭에서 열린 제1회 한국 참국 문학축제회의 진행에 만전을 기하기도 했다. 참국화 시인학교도 이런 맥락이다. 그런만큼 참국화와 산국을 구별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작용했으리라.

"이른 봄 쑥과 함께 잎이 가장 빨리 자라나고 늦게 피는 꽃이 참국화입니다. 풀숲에 있는 참국화는 향기가 많이 나지 않습니다. 가을에 화려한 낙엽이나 단풍 등에 가려 참국화를 잘 발견하지 못합니다. 산국은 개국화라고 불리며 햇볕이 드는 반그늘의 부엽질이 많은 토양에서 자랍니다. 그 향은 진합니다."

그의 말을 듣고 노랗게 피어난 꽃 송이를 가져다 냄새를 맡아 보았다. 자극성이 없는 은은한 향이 전해지는 듯 했다. 그가 참국화를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리고자 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노을이 짙게 질 무렵 서둘러 참국화 밭을 빠져 나와 그의 집에서 차 한잔을 마셨다. 역시 참국화 꽃차의 노란 향이 배어났다. 저녁을 준비하던 그의 아내 조선미(41)씨도 한마디 거들었다.

"여섯살 짜리 저의 아이가 참국화 꽃차를 먹고 몇 차례 맛있다고 말한 것이 마음에 남았어요. 어른이 아니라 아이가 이렇게 말하는 데는 맛에 부담이 없다는 것이겠죠."

부인의 말에 흐뭇한 표정을 짓던 그는 차를 마실 때의 마음 가짐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어디서 이 꽃이 왔는가, 꽃이 가지고 있는 기능이 무엇인지, 꽃을 재배한 사람이 누구인지, 어떤 마음으로 생산했는지, 어떻게 해서 나에게 왔는지에 대해 생각을 할 것을 권했다. 그래야 차 맛의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다고 보았다. 그와 대화를 나누면서 1시간 정도 놓아둔 찻잔에 담겨 있던 감국 꽃차는 에머랄드 빛으로 변해 있었다. 궁금하던 차에 그에게 질문하니 바로 대답이다.

"참국을 근접하여 촬영하면 에머랄드 빛이 납니다. 아직까지 이 성분에 대해서는 밝히지 못했어요. 엽록소일 가능성이 있다고 하나 해결하지 못한 부분이죠. 계속 연구하여 약리적인 부분을 밝힐 생각입니다. 참국화의 중요한 사실 하나는 노란색이 빨간색으로 될 때 씨앗이 여문다는 것을 알아야 됩니다."

그의 참국화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은 곧 자연과 함께 하고픈 그의 마음이 어려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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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균, 항 염증,

면역조절에 효과

호미하나 농법 지향

농약, 화학비료 근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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