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칡 꽃.
칡뿌리를 한의학에서는 '갈근(葛根)'이라고 한다. 한방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약재이면서, 민간에서도 칡즙 형태로 많이 드는 친숙한 약재이다.

칡은 옛날 배고픈 서민들에게는 구황식품이었다. 극심한 흉년이 들어 양식이 바닥나면 산에 가서 칡뿌리를 캐어다 먹고, 칡에서 녹말을 얻어 떡이나 국수를 만들어 먹으며 연명했다고 한다.

칡은 피부를 풀고 열어 열을 식히고 갈증을 멎게 하는 작용을 한다. 주로 피부가 두껍고, 몸에 열이 많거나 더위를 잘 타며, 땀이 잘 나지 않는 체질에 잘 맞다. 그러면 갈근(葛根)을 어떤 경우에 쓸 수 있고, 어떤 사람들에게 좋은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갈근(葛根)은 해기퇴열(解肌退熱) 작용을 한다.

단단한 살과 근육을 풀고, 꽉 오무려진 살갗·피부를 열어서 열을 밖으로 빼내는 작용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방안의 온도가 높을때 창문을 잠시 열어두는 역할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감기몸살을 푸는데 도움이 된다. 칡뿌리가 모든 감기몸살에 다 좋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감기몸살에도 여러 가지 증상과 상황이 있다. 피부·근육이 두꺼운 사람이 감기가 걸려서, 초기에 두통과 열이 나고 땀이 나지 않으며 몸살이 있는데 특히 뒷목과 어깨 등 쪽으로 뻣뻣하고 무거운 증상이 있는 감기몸살에 도움이 된다. 이것은 칡의 성질이 평(平)하거나 약간 냉(冷)하기 때문에 열이 약간 있는 증상에 맞다. 피부를 열고 근육을 푸는 작용이 있기 때문에 아직 땀이 나지 않으면서 근육통·몸살이 있는 상황에 맞는 것이다. 이것이 칡의 발한·해열·진경작용이다. 기침, 가래 등의 증상에는 다른 약재가 필요하다.

뒷목·어깨쪽 뭉침이나 통증에 도움이 된다. 과도한 업무로 인한 피로·과로가 누적되면 어깨 뒷목이 잘 뭉친다. 신경쓰고 스트레스 많이 받아도 그렇다. 자세가 좋지 않아도 그렇다. 하루종일 컴퓨터작업을 하거나 고개 숙이고 같은 업무를 반복하는 경우에도, 밤에 잠을 잘못 자도 어깨와 뒷목이 잘 뭉치고 단단해지고 뻣뻣해지는 현상이 잘 생긴다. 이렇게 생활 속에서 누적되는 경우 말고도, 삐끗하는 염좌로 인해서도 생길 수 있고, 교통사고 등으로 인해서도 생길 수 있다. 해부학적인 위치로는 승모근·견갑거근·두판상근·경판상근·두반극근·능형근 등의 근육들이 분포하고 있는 곳이다. 이렇게 뒷목·어깨쪽 근육들이 피로가 쌓이고 긴장이 반복되면서 뭉치거나 통증이 생겼을 때, 갈근이 해당 근육들을 풀고 피부를 열어 근육에 쌓인 피로열을 해소하여 증상개선에 도움을 준다. 물론 이 경우에도, 피부와 근육이 얇고 몸이 냉한 사람이 뭉친 것보다는, 피부와 근육이 두껍고 단단하며 몸에 열이 있거나 더위를 잘 타는 사람에게 더 잘 맞다.

둘째, 갈근은 발표투진(發表透疹) 작용을 한다.

피부를 열고 땀을 내서 겉에 있는 사기(邪氣)를 없애고 발진·반진을 체표로 배출시키는 작용을 말한다. 쉽게 말해 뾰루지 같은 것의 독을 빨리 배출시켜 결과적으로 빨리 아물게 하는 것이다.

옛날에 마진(痲疹)이라고 불렀던 홍역은 홍역바이러스에 의해 생긴다. 요새는 보통 어릴때 홍역 예방접종을 하여 예방을 하고 있다. 홍역에 걸리면 처음에는 열이 나고 기침 콧물 결막염이 생기고 입 안에 코플릭반점(Koplik spot)이 생긴다.

그 다음에 몸에 발진(홍반성 구진형태)이 생기는데, 처음에는 목·얼굴에 났다가 몸통과 팔로 대퇴부와 발까지 퍼졌다가 나타난 순서대로 없어진다. 발열과 콧물,기침은 발진이 심할 때 최고조에 달한다. 이런 홍역의 발진이 빨리 풀리지 않을 때, 예로부터 칡뿌리를 사용하여 체표의 독을 빨리 배출하도록 하여 발진을 빨리 풀리게 했다.

자료제공/한방건강TV
▲ 김경용
세종한의원(안양) 원장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