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의 삶의 질 향상시키고 있어요"
신앙을 복지서비스와 연결
특성화된 프로그램, 친밀감 높여

▲ 대전은혜의 집 전경.
대전 장태산 자락에도 가을이 찾아왔다. 곳곳에 낙엽 진 나무들을 보면서 노년의 아름다움을 생각한다. 장안로 길을 따라 10여분 만에 도착한 대전 은혜의집 현관에 들어서자 활기찬 어르신들의 모습이 보였다. 어르신들을 내 부모와 같이 모시는 임직원들의 정성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물론 여기에는 신앙심과 전문적인 복지서비스가 바탕이 됐다.

장천진 원장은 "2004년 허가를 받아 8년간 운영하고 있다. 도심으로 부터 약간 떨어져 있어 수급 경쟁력에 아쉬움은 있으나 프로그램과 주변 환경은 어르신들의 건강 증진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며 "프로그램 제공을 통해 어르신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여가 프로그램, 치매예방 및 관리프로그램, 특별 프로그램 등이 있다. 이중 특징적인 것은 전신마사지, 토탈 미용서비스, 향기요법, 화요법회를 들 수 있다. 이같은 프로그램은 2008년 장기요양 보험 이후 세분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 전신마사지.
전신마사지와 향기요법

대전 은혜의 집에서 와상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제공되고 있는 전신마사지는 월2회 매뉴얼대로 진행되고 있다. 3년째 진행되고 있는 전신마사지는 오랜 침상생활로 인한 근육의 경직, 근육과 뼈의 위축, 대·소변의 조절 장애, 욕창, 소양감, 건조증 등을 치료하고 예방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박명주 사회복지사는 "6개월 과정을 수료한 복지사들이 마사지를 통해 어른신들의 친밀감 및 유대감을 강화시키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어르신들의 잔존 기능 유지 및 상실된 기능을 회복시켜 시설 생활에 잘 적응하도록 하고 있다"며 "설명했다.

전신마사지는 스팀 수건으로 어르신들의 몸을 닦아 주는 것부터 시작된다. 아로마 오일 등을 몇 방울 떨어 뜨린 후 손바닥으로 넓게 펴서 몸을 마사지를 하는 것이다. 마사지는 손발 끝에서 심장쪽으로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대화는 필수적이다.

김옥순 사회복지사는 "어르신들은 스킨십을 좋아한다. 배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르신의 경우에는 오일을 발라 시계방향으로 배 마사지를 해주면 미소로 대답을 대신한다"고 강조했다.

치매예방 및 관리프로그램인 향기요법은 어르신들의 면역력 증가 및 정서적 안정감을 통한 불면증 예방에 활용되고 있다. 월 2회 진행되는 향기요법은 스팀 타올로 양 손과 팔을 닦은 후 향기오일 원액이 유칼립투스와 포도씨유를 섞어 마사지를 하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단체 자원봉사프로그램으로도 활용되고 있어 지원봉사자와 유대관계는 물론 신뢰감 형성에 일조를 하고 있다. 향기요법은 외부 다른 기관에도 소개된 바 있다.
▲ 토탈미용서비스 중 피부마사지.
토탈미용서비스, 참여도 높아

평균 수명이 늘어감에 따라 나이와 상관없이 외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가고 있다. 이는 대전 은혜의 집 어르신들도 예외가 아니다. '꽃 보다 아름다워'로 명명된 토탈미용서비스는 피부마사지를 비롯 염색, 네일아트, 메이크업 등 외모를 가꾸는 미용프로그램인 만큼 어르신들의 참여도가 높다.

최정화 사무국장은 "월 2회 진행되고 있는 토탈 미용서비스는 개원 때부터 시작됐다. 이 프로그램은 어르신들의 외모 가꾸기 욕구를 해결해 드리고 있다. 만족도 조사에서 남녀 어르신 구별없이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토탈미용서비스는 원활한 운영을 위해 부분별로 나누어 진행되고 있다. 한 번은 천연재료를 이용한 피부마사지를 또 다른 한 번은 염색, 네일아트를 실시하고 있다.

천명순 요양보호사는 "피부마사지는 제철 과일을 이용하고 있다. 머리 염색은 외부 자원봉사자들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어르신들 중 누구한테 해 달라고 지정하는 경우가 있다. 본인 취향에 맞게 가꾸려는 것이다"며 "보호자들의 반응이 좋은 것은 네일아트다. 이로인해 매니큐어가 벗겨지면 새로 발라 달라는 어르신들도 있다. 계절에 맞게 손톱에 봉숭아 물을 들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은혜교당과 단회 활동

대전 은혜의 집 직원 90%는 교도들이다. 입사가 되면 입교는 기본이다. 매주 화요일 오전10시에 진행되는 법회가 활성화 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또한 직원들은 은혜단, 감사단, 보은단에 소속되어 단 활동에도 열심이다. 단에는 평균적으로 11명이 소속되어 있다.

최정화 사무국장은 "단회는 6년 전부터 시작돼 1달에 1번씩 열리고 있다. 신규직원이 들어오더라도 주축이 된 직원들이 있기에 분위기가 좋다"며 "단회는 근무 여건상 퇴근 이후에 많이 실시되고 있다. 행사가 많을 때는 원내에서 단회가 진행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단회는 직원들의 결속력을 다지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 은혜단의 경우에는 〈교전〉을 읽으면서 마음에 와 닿은 법문에 대한 감각감상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야기를 듣는 동안 같이 공감해 준다. 이 속에 서로간의 법정이 싹트고 있다.

최 사무국장은 " 일반 복지관 보다 유난히 유대관계가 자연스럽다"며 " 처음에는 단회 식순 그대로 진행할 때 죽비 치는 것도 어색했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설명기도는 단원들이 돌아가면서 한다. 직원들 중 10%는 신도시 교화를 염원한 장 원장님의 뜻에 따라 지난해 6월에 신설 봉불한 노은교당에서 법회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법회와 단회는 결국 어르신들의 서비스와 직접적으로 연결되고 있다. 직원들의 심신 안정이 어르신들에게 편안한 마음을 갖도록 하기 때문이다.

장 원장은 "케어 부분에서 신앙심과 봉사심이 있는 직원들이 있어야 보호자들의 충족도가 높아진다. 이를 위해 직원들 교육과 아울러 직원들의 후생복지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며 "지난해 사회복지법인 대전삼동회로 법인이 분리된 만큼 활성화 시키는 것도 관건이다. 앞으로 우리 원만의 독특한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개발할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장 원장을 따라 깔끔하게 정돈된 대전 은혜의 집 시설들을 둘러 보면서 보호자들이 좋아할 만한 요건들을 찾을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편안한 안식처가 되기를 염원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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