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양성과 공도자숭배 문화 정착에 심혈

교단 제3대 제3회를 이끌어 갈 교정원의 큰 그림이 궁금하다. 교정원 부, 처, 실장 인선 마무리가 한창인 10월30일 오후3시, 의장단회의실에서 신임 남궁성 교정원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신임 남궁성 교정원장.
남궁성 교정원장은 취임 소감에 대해 "한마디로 걱정이 된다"며 "교단이 안고 있는 숙제들이 워낙 많다. 특히 우리 동지들과 모든 대중이 교화에 새로운 출구를 찾지 못한 것에 대한 공감을 하고 있다. 이 점이 고민이다"고 첫 소감을 밝혔다. 원불교100년기념성업이 진행되고 있는 시기에 교정책임을 맡고 보니 그만큼 부담이 가중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남궁 교정원장은 "특별한 능력이나 지혜를 동원해서 무엇을 하기 보다는 대중의 지혜를 하나로 모아서 교정 책임 수행에 최대로 몰입하는 길밖에 없다"며 "다른 곳에 정신 빼앗기지 않고 몰입하겠다. 몰입을 해야 여한이 없을 것이다"는 각오를 밝혔다.

남궁 교정원장은 재임기간 동안 '인재양성, 교구자치제 정착, 속 깊은 수행공동체, 숭덕존공'의 4가지 추진 계획을 피력했다.

- 중요인사 임명을 마무리했다. 부, 처, 실장 인선에 어떤 점을 최우선시 했는지.

교정원이 구성되면 대중의 관심이 많다. 구성원을 보면서 미래에 대한 꿈을 꾸기 때문이다. 우선적으로 전 교역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인사를 지향했다. 원근친소를 배제한 인사와 젊은 세대로 교정원을 구성하려 노력했다. 그래서 교단 어디에 있든지 적재적소에 맞는 사람을 찾아서 인사를 했다. 그렇지만 결과를 놓고 볼 때 대중들은 아쉬운 점도 있을 것이다. '이것 밖에 안되나' 할지 모르지만 그것이 우리 출가 인력의 현실이다. 한계를 많이 느꼈다. 이 점을 이해해 주면 좋겠다.

- 교정정책과 교화현장간의 온도 차이가 느껴진다. 현장 눈높이에 맞는 교정 정책의 방안은.

그동안 교화현장을 책임지고 있는 교구장, 지구장과 총부 간부들 간에 충분한 대화가 되지 못했다. 대화를 통해 교정 방향을 정하고 공유하는 장을 마련할 것이다. 총부 주도의 교정정책과 교정방향을 정하기보다는 현장의 의견 수렴을 반영한 교정을 펼치겠다. 또 교구 간 교화환경 차이가 있으므로 교구의 특성을 살려야 한다고 본다. 전 교구를 획일적으로 끌고 가는 것을 배제하겠다. 대화를 통해 현장과 교정원과의 온도 차이를 줄여갈 것이다.

교구자치제가 시작된 만큼 이제는 정착을 시켜야 하는 것이 목표이다. 교구 자체적으로 교화문화를 형성시켜 가야 한다는 것이다. 교구 내에서는 지구단위 계획을 세우는 움직임도 있어야 한다. 교구장이 끌고 가려고 하면 안된다. 지구가 활성화 돼야 한다. 이런 점에서 현장 교화의 틀이 많이 조정돼야 할 필요성도 있다.

교구장 재임 시 총부 회의에 오면 현장과 너무 다르게 진도가 많이 나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면 공감대 형성이 안된다. 정책 시행이 좀 늦더라도 같이 가야한다. 교정원은 교구와 지구장과 관계가 밀접해야 한다. 이 점을 보완할 것이다.

- '전무출신이 행복한 교단을 만들어 가겠다'고 선언하고 '인재 관리를 교화의 제1동력으로 삼는다'고 밝혔다. 4∼5급 교무들의 교화 중도 휴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동안 청소년 교화가 되든지 안 되든지 무조건 부교무 인사를 했다. 그런데 막상 부교무가 부임해서 보면 청소년 교화 터전이 안되는 곳이 있다. 이때의 허탈감 때문에 신바람이 나지 않는 것 같다. 제일 중요한 것은 젊은 교무들이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는 터전을 만나야 한다. 일 할 맛이 나고 그 성과가 나타나 주변에서 그들을 인정해 주는 것이 최고 보람일 것이다. 앞으로는 부교무를 관행적으로 배치해서는 안된다. 부교무가 뛸만한 일터가 있는 곳에 배치를 할 계획이다.

이제 교구 인사는 교구장이 한다. 교정원에서는 교구 내 인사를 '지자본위, 능력본위'로 할 수 있도록 권장할 것이다. 가령 1급 교무이면 1급 간에는 선후배 차이를 놓자는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관행적 인사에 치우쳤다. 또 숫자 맞추기에 급급했다. 같은 급수끼리는 지자본위 정신에 입각해서 연조를 따지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현장 교화가 활기를 띨 것이다. 일터를 중심으로 인사를 하고 적성을 최대한 살리는 인사를 지향할 것이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공부하는 교역자가 돼야 한다. 연조를 놓고 인사를 하다보면 반발도 있고 마음 상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극복해 가야 할 문화이다. 시대가 요청하기 때문이다.

- 교구자치제 정착에 대한 견해는.

특성을 살린 교구 간 평준화로 끌어 올리는 것이 과제이다. 교정 정책도 큰 교당 중심의 정책은 외면당하기 십상이다. 교당 급지별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구는 연구 중심, 지구는 교화 중심으로 가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분위기를 교구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구장은 아버지 역할, 지구장은 어머니 역할이 돼야 한다. 교구와 지구단위 교당들이 훈훈해야 교역자가 행복한 교단이 될 것이다.

교역자가 행복하다는 것은 근무하는데 재미있고 활기있게 만들어 주자는 것이다. 또 개인생활이 보장되고 안정되도록 배려하고, 활동보장도 해야 한다. 이러한 것이 기본적으로 되어야 한다. 전무출신이 신나고 즐겁고 행복해야 교단에 인재도 모이게 된다.

3년 동안 교정원에서는 교화정책 제일 우선을 인재양성에 두려고 한다. 즉 인재관리와 인재복지에 두려고 한다. 교화의 동력은 사람에게 있다. 교화하는 사람에게 공을 들일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교구자치제의 정착과 인재양성을 펼쳐가려 한다. 또 하나는 교역자들이 속 깊은 수행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데 공을 들일 것이다. 우리가 공부로 재미가 있어야 교도들도 재미가 난다. 업무에 시달리는 일상으로는 교화할 수 없다. 공부하는 것이 바로 교화이다. 교화는 출가 교무들의 수행 적공과 비례한다고 본다.

교구장들이 부임하면 교구내 유공인을 챙기게 할 것이다.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교단의 공덕주 관리를 소홀히 했다. 대종사님은 공도자 숭배를 교리에 밝혀주셨다.

교무는 교당 설립자를 찾아서 챙기고 교구 역시도 역대 교구장과 교구 내 대호법을 챙기며 숭덕존공의 예를 다 해야 할 것이라 본다. 그런 의미에서 큰 교당이나 교구 건물에는 역사관(공도자 자료실)을 만드는 것을 의무화하려 한다. 교단의 먼 미래를 놓고 볼 때 교구별 자료실은 꼭 있어야 한다. 한 집안에서도 숭덕존공의 예를 다해야 뼈대있는 집안이다. 뼈대있는 문화를 형성해 가야한다.

- 기타 당부하고 싶은 말은.

교화대불공의 제1동력은 사람에게 공을 들이는 것이다. 교정원도 각 부서별로 일하는 교정원이 아니라 기본 업무는 하지만 부서별 차·과장은 연구원이 되어야 한다. 어떤 하나의 문제가 발생되면 전체가 연구하고 해결하는 팀이 되도록 할 예정이다. 연구하는 교정원이다.

원불교100년 안에 교정을 맡은 책임자들은 역사적 사명을 갖고 죽을 각오를 해야 도약을 할 것이라 본다.

사진 나세윤 기자 nsy@wonnews.co.kr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