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이 일어나는 것은 지구가 10개가 넘는 여러 판으로 나눠져 있기 때문이며, 여기에서 판이란 지구를 이루는 형성층으로서 두 개 이상의 층이 에너지 축적으로 인하여 부딪친다.

지구의 지각 안에 압력이 생기면서 지구의 지각이 버틸 수 없으면 그 압력이 지구의 표면으로 방출되어서 진동을 일으켜 지상에 방출되는 것이 지진이다.

일본의 경우는 유라시안판과 태평양판이 서로 만나는 지역이므로 지진의 빈도가 잦다. 유라시안판은 대륙판으로써 해양판인 태평양판보다 밀도가 훨씬 작아서 태평양판 위로 뜨고, 반면에 밀도가 큰 해양판은 유라시안판 밑으로 가라앉는다. 판 밑으로 다른 판이 들어가므로 당연히 대륙판인 유라시안판은 눌러져 압축되며, 그로 인해 산맥과 같은 것이 생긴다.

지진의 강도는 그 세기에 따라서 강하게 또는 약하게 느껴진다. 극소수의 사람만이 느끼거나 지진계에만 감지되는 경우가 있고, 물체가 약간 흔들리는 경우도 있다. 다소 큰 지진은 그릇이나 창문이 바닥에 떨어지고 벽이 갈라지며, 대지진은 건물이 통째로 무너지고 도로가 갈라지며 사상자가 엄청나게 늘어난다.

최대피해 지진은 1556년 중국 산시성 지진으로 83만명이 사망했고, 직접 기록된 지진 중에 가장 강했던 1960년 칠레의 지진은 진도가 8.9였다.

여기에서 궁금증이 생긴다. 과거 인더스 문명이나 이탈리아 폼베이는 한때 발달되었는데 왜 쇠멸했을까? 그 원인으로 지진과 홍수, 삼림파괴나 황폐화 등의 경우를 고려할 수 있다. 고금을 통하여 천재지변으로 인하여 고대 문명이 사라진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태산대종사가 지진이 어떻게 일어난 것일까를 화두로 삼았던 이유도 궁금하다. 구한말 민중의 자연 변화에 대한 무관심 내지 문맹을 깨우치기 위함일 것이며, 천재지변에 대비를 하라는 뜻도 포함될 것이다. 그에 의하면, 모든 사람의 마음이 악심으로 인해 "천지기운이 악화되어 온갖 천재지변이 나타난다"(〈대종경선외록〉 도운개벽 4장)고 했다. 천지의 지각 작용은 단순한 변이에 의함은 물론 인간의 악한 기운이 뭉쳐 일어나기도 한다는 것이다. 지진의 물리적 지각 현상에 대한 관심에 더하여, 인간의 심성적 작용을 동시에 성찰해 보는 성자의 혜안(慧眼)인 셈이다.

지진이란 일종의 재난에 속한다. 정산종사는 각종 재난에 처한 사람들에게는 위로의 인사를 꼭 챙기도록 했다(〈정산종사법어〉 공도편 52장). 아무리 불국토의 세상이 도래한다고 해도 뜻 밖의 일을 당할 수 있다. 한국은 지진의 안심지대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또 원불교는 천재지변에 대한 관심, 나아가 지진이 일어난 지역에 어떻게 도움을 주어야 할 것인가를 고려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지진은 어느 지역이나 겪을 수 있으며, 종교인의 사회봉사적 기능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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