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명박 대통령이 어묵을 먹던 광고를 본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5년이 지났다. 오년 동안 우리의 정치와 현실은 어떤 것이 바뀌었을까. 많다면 많은 것이, 오년 전과 변한 것이 없다고 한다면 그럴 것도 같은 5년 이였다.

어쨌거나 대중의 인기를 얻지 못한 이명박 대통령이 많은 젊은이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해준 것도 큰 변화 중에 하나다. 그리고 SNS를 통해 인기몰이를 하며 정치의 길을 시작하게 된 안철수라는 인물 또한 새로운 흐름 인 것 같다. 한 발 늦기는 했지만 언젠가는 새누리당도 SNS를 통한 후보를 배출해 내지 않을까.

어쩌면 누가 대통령이 되던 우리나라는 크게 바뀌는 게 없을지도 모른다. 어느 역술인이 흑룡의 해가 끝나고 내년부터는 우리나라 운이 트인다고 하는데, 누가 대통령이 되는가에 상관없이 세상은 계절처럼 바뀌지 않을까 싶다. 열대야로 잠 못 자던 여름이 어느 새인가 지나가더니 가을도 훌쩍 지나 벌써 겨울이 온 것처럼 세상도, 정치도 서서히 그러나 어느 순간 훌쩍 바뀌어 있지 않을까.

그런데 우리는 역대 대통령들을 항상 욕해왔다. 박정희, 전두환 대통령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노태우 대통령부터는 5번이나 우리의 손으로 대통령을 뽑아 왔는데 우리는 한 번도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대통령을 욕해보지 않은 적이 없다. 대체 왜 이러는 걸까?

아무리 어리석은 사람도 같은 실수를 서너 번 하는 경우가 없는데 우리는 왜? 지난 다섯 번의 선거에서 계속 실패로 기억되는 대통령을 뽑아 왔을까. 어쩌면 우리는 잘못된 대통령을 뽑아 온 것이 아니라 잘못된 기대를 걸었던 것은 아닐까? 빠르게 변해온 지난 50년간 새로운 대통령이 우리의 삶을 갑자기 좋게 바꿔줄 것을 기대했던 것은 아닐까.

내 생각엔 대통령 돼서 뭘 갑자기 어떻게 바꿔주겠다는 말을 많이 하면 할수록 사기꾼이다. 지난 번에 허경영이 그러지 않았던가. 당선만 되면 국민 모두에게 몇 억씩 주겠다고. 그런 것처럼 어마어마한 공약을 내걸면 내걸수록 사실 우리는 믿어선 안 된다. 그런데 나는 이번 후보들의 공약을 보고 깜짝 놀랐다. 다들 공약들이 또 어마어마하게 좋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기가 막힌 공약들을 왜 지난 수년간 행하지 않다가 선거만 되면 다들 들고 나오는지 모르겠다.

우리 원불교도 변화의 흐름 안에 있다. 우리는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을까? 우리는 미래의 원불교를 위해 지금 어떤 씨앗을 심고 있을까? 답은 각자 알고 있다.

대종사님이 '개교의 동기'에 파란고해에 사는 일체 생령을 낙원세계로 인도 하고자 원불교를 만들었다고 하셨는데 인도한다는 것은 이미 있는 곳으로 데려간다는 뜻이다. 아직 없는데 뭘 만들어서 데려가겠다는 것이 아니라 '원래 있는 그 곳'으로 데려가기 위해 원불교를 만드셨다는 것이다.

우리는 마음속에서 하루에 얼만큼 우리의 낙원세계를 볼까. 우리의 낙원세계도 우리가 마음만 먹는다면 계절처럼 서서히 그리고 어느 새 와 있지 않을까. 대통령이 누가 되는가에 우리 운명을 걸지는 말자.

우리는 살아있는 한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낙원세계로 들어 갈 수 있다. 우리 각자는 대통령보다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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