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칡꽃.
지금까지 갈근(葛根)이 어떤 효능이 있고 어떤 경우에 도움이 되는지 알아보았다. 정리를 해보면, 갈근은 표(表)를 풀고 땀구멍을 열어, 열을 내리고 뾰루지/발진의 독소를 체표로 배출한다. 진액을 생기게 하여 갈증을 없애고, 설사를 멎게 하며 술의 해독을 빠르게 한다.

그러면 이제, 이런 효능이 있는 칡뿌리를 실생활에서 활용하고 있는 사례를 살펴보자. 민간에서는 칡즙, 칡효소, 칡술, 칡차 등으로 이용하고 있고, 생칡을 그냥 먹기도 하며, 칡냉면 등의 음식으로도 활용이 된다. 어린 순으로 나물을 해 먹기도 하고, 쌀과 섞어서 칡밥을 지어서도 먹는다.

칡의 어린 순을 갈용(葛茸)이라고 하는데, 몸의 원기를 돋구는 약으로 쓴다. 갈용에는 식물 성장을 촉진하는 물질이 많이 들어 있어서, 그 잠재된 에너지를 사람의 원기를 돋구고 양기를 세게 하는 데에 활용해 왔던 것이다. 어린순을 항아리에 흑설탕과 버무려 넣고 1년동안 숙성시키면 맛있는 음료가 되며 어린이들의 성장 발육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칡즙인데 생칡을 잘게 분쇄하여 원액을 추출하기도 하나 양이 적으므로 분쇄한 칡에 물을 넣고 추출기에서 5~6시간 압력으로 달여서 즙을 내리는 방식을 많이 사용한다. 분쇄한 칡에 설탕을 넣고 수개월이상 발효를 하면 칡즙보다 오래 보관이 가능한 향기로운 칡효소가 된다. 칡은 복분자나 오미자처럼 즙액이 많지 않으므로 효소를 만들 때에 설탕만 넣지 않고 흑설탕 끓인 물이나 칡즙을 가하여 효소 추출이 유리하게 하기도 한다. 이렇게 만든 효소는 물에 희석하여 칡차로 마실 수도 있고 술에 희석하여 칡술로 마실 수도 있다. 물론 칡과 술로 직접 칡술을 담글 수도 있다.

어떤 물질도 모든 사람에게 무조건 좋은 것은 없다. 칡도 위에서 설명드린 효능만 믿고 오남용을 하시면 안된다. 건강증진을 위해서는 진하지 않게 적당량을 드셔야 한다. 그 이상의 복용은 칡에 의하여 몸의 기운이 한쪽으로 편향될 수 있으므로 한의사의 판단에 의하여 질병 치료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어야 할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몸이 차고 속이 찬 사람은 속이 더 차가워져서 위장을 상하고 구토를 할 우려가 있으므로 많이 드셔서는 안되며 땀이 너무 많은 사람, 구체적으로 말하면 땀이 많이 나면 기운이 빠지는 사람들에게는 맞지 않으며 임산부도 드시지 않는 것이 좋고 사춘기 이전의 여아에게도 2차성장을 빠르게 할 수 있어서 맞지 않다.

그러면, 이런 칡이 어떻게 생겼는지 제가 찍어둔 사진을 한번 보자.

여름에 붉은보라빛의 칡꽃이 피었을 때 찍은 사진이다. 칡은 큰 잎이 3장씩 달리는 덩굴성식물이라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전국의 산기슭 양지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차를 타고 가다 보면 도로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이것은 자생도 물론 있겠지만 예전에 산사태 예방 목적으로 사방공사를 하면서 토양을 안정시키기 위하여 일부러 칡을 많이 심었기 때문이기도 한다. 그때 많이 심었던 칡이 생존력이 워낙 뛰어나고 오히려 다른 나무들을 감아 죽이는 상황까지 이르자 일부러 캐내기도 한다고 한다. 뿌리가 워낙 크고 거대하기 때문이다.

등산로 아래쪽 칡즙을 파는 곳을 지나다 보면 정말 한아름일 정도로 큰 칡뿌리, 한 번씩은 보신 적이 있으시지요? 관련 업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아니라면 캐지 않는 것이 좋다.

자료제공/한방건강TV
▲ 김경용/세종한의원(안양)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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