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학 하위학문 세분화 필요
교정원, 현장과소통

원광대 교책 연구기관이면서 교단의 교학정립의 필두에 서 있는 원불교사상연구원이 월례연구발표회 200회를 맞이했다. 연구역량이나 원불교학 발전에 그만큼 많은 역할을 해 왔다는 뜻이다.

월례연구발표회 200회 기념 학술대회에서 사무국장인 고원국 교무는 "200회가 주는 시사점은 원불교학 이외 연구에도 관심을 둬야 하고, 연차별 아젠더를 선정해 기획연구 발표가 이뤄져야 한다"며 "또한 책임연구원의 연구역량을 충분히 활용, 교외 연구비 지원사업 수주에 더욱 매진해야 하고, 원불교학 발전 및 연구 인력양성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1974년 개원한 원불교사상연구원은 월례연구발표회를 통해 연구역량을 키우고 있다. 연대별 월례연구발표회 개최수를 보면 1970년대는 19회, 1980년대 49회, 1990년대 56회, 2000년대 52회, 2011년부터 올해까지 24회가 열렸다. 하지만 원불교학이 학문으로써 더욱 정립되기 위해서는 원불교를 대상으로 한 분류와 방법을 선행시켜야 한다. 탐구의 대상을 뚜렷하게 설정할 수 있는 분류(assortment)가 행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 대상을 탐구하려는 방법이 제시돼야 한다.

원불교학은 한국연구재단 연구분야 분류표(2012년) 연구분야코드 A041702를 보면 대분류명-인문학, 중분류명-종교학, 소분류명-한국종교, 세분류명-원불교학으로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중분류에 종교학, 기독교학, 가톨릭학, 유교학, 불교학이 배치된 것과 비교해 원불교학은 세분류에 가서 자리를 잡고 있다.

이런 원불교학의 위치를 두고 고원국 교무는 "원불교학은 한국신종교로 분류되어야 하고 중분류로 위치할 장기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언급한 뒤 "소분류별 전공을 개발하는 동시에 연구인력을 양성하고, 영문 원불교학 논문을 A&HCI 학술지에 게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원불교사상과 종교문화〉를 우수 학술지로 만들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것이 국가과학기술표준분류체계 및 한국연구재단 연구분야 분류를 통해 주는 시사점이다.

현재 '예비전무출신교육에 관한 규칙' 제8조(교과과정의 분류) ②항을 보면 경전교학, 교의교학, 역사교학, 실천교학으로 분류해 놓고 있다. 원불교학을 4가지로 분류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교정원 교육부에서 추진 중인 정책인재들이 인접학문에만 매진하는 것도 미래를 놓고 볼 때 약간 우려가 교차된다. 서양철학, 사회학, 유학 등을 전공한 교무들이 다시 원불교학으로 회향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서다. 이는 한국연구재단 분류체계로 보면 힘들다는 이야기다.

인접학문을 통해 원불교학을 조명하겠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반면에 원불교학의 세부 연구 영역이 그만큼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원불교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한국연구재단의 학문체계에서 중분류로 도약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하위학문을 더욱 세분화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장기적인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원불교학의 하위분류로 일원상학, 의례학, 교사학 등 다채로운 하위 분류체계를 정립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원불교학 중에서 뭘 전공했느냐하는 물음에 대답할 수 있는 학문연구자가 많이 배출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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