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에서는 일찍부터 우주 변화에 대하여 사실적으로 인지했다. 서구에서 일식은 기원전 585년 5월28일에 예언했다고 한다. 중국 문헌에서 그 연대를 분명히 수록한 것은 기원전 841년의 일로서 일식을 확인할 수 있는 최초의 기록으로 전해지기도 하다. 그러면 '일식(日蝕)'이란 무엇인가? 일식의 식(蝕)은 좀먹는 것, 혹 갉아먹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일식이란 해를 갉아먹는다는 것을 뜻하며, 지구에 사는 우리의 눈에 태양 전부 또는 일부가 사라져 보이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곧 지구와 태양 사이에 달이 끼어들어(지구-달-태양) 태양을 가릴 경우에 일식이 일어난다.

또 '월식'이란 무엇인가? 달이 지구의 그림자에 가려지는 것을 말하는데, 태양-지구-달의 순서로 나란히 배열되어 있으면 월식이 일어난다.

달의 운동을 보면 지구-달-태양이 일직선상에 놓이는 경우는 매달 일어나지만, 일식과 월식은 매달 일어나지 않는다. 그것은 달이 공전하는 궤도와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는 궤도가 정확히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곧 황도와 백도가 기울어져 있는데 그것이 약 5도 정도이므로 일식과 월식이 매달 일어나지 않고 대체로 3~4년 주기로 일치되는 때 일어난다.

태양의 일부분이 가려지는 것을 '부분일식'이라고 하며, 한낮에 태양을 완전히 사라지게 하는 것은 '개기일식'으로 태양과 지구 사이에 달이 정확히 자리잡아 관측자의 눈에 태양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경우이다. 월식도 '부분월식'과 '개기월식'이 있다. 부분월식은 초승달과 상현달처럼 달의 일부가 보이지 않는 것이고, 개기월식은 달이 아예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일식과 월식을 종교의례와 관련시키면 흥미롭다. 종교는 일찍이 역법(曆法)의 정착에 기여했고, 종교적 목적에서 일식과 월식 현상을 정성껏 기록하던 이집트 사제들이 그 날짜를 미리 점칠 수 있게 된 배경이 되기도 했다. 〈주역〉 풍괘에서도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해가 중천에 이르면 기울기 시작하고 달이 꽉 차면 일그러지기 시작한다. 하늘과 땅의 차고 기움도 때와 더불어 생겼다 없어진다." 고래로 일월의 변화에 종교의 신비성이 가미된 양상이다.

일식과 월식을 원불교의 교리와 관련짓기는 쉽지 않다. 다만 '사원기일월(梭圓機日月)'이라 하여 두렷한 기틀에 일월이 북질을 한다고 하였다. 지구에서 볼 때 해와 달이 북질을 하면서 일식과 월식이 일어나는 것이리라. 또 '일월일점자오조(日月一點子午調)'가 거론 됨직하다. 일월 한 점이 밤과 낮을 고른다는 뜻으로 이 역시 일식과 월식을 야기하는 원인이 된다. 소태산은 천도법어에서 일월이 왕래하여 주야를 변화시킨다며 생사 연마를 하라고 하였다. 일식과 월식이라는 대자연의 변화 속에서 생사해탈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가 성업봉찬의 활불, 나아가 낙원 건설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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