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위, 사업 인식 부족
소위원회 구성 일임

▲ 세계봉공회 출범을 앞두고 복지기관 근무자들이 모여 의견을 개진했다.
세계봉공재단 설립 추진이 가시화 되고 있다. 하지만 전 교정정책과의 연계 미흡과 참석 위원들의 공감대 부족으로 사업 실행 진척이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1월31일 중앙총부 법은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세계봉공회 출범을 위한 추진위원회는 이를 여실히 보여줬다.

이날 회의는 원불교100년기념성업회 김경일 사무총장의 '세계봉공재단 출범의 의의'에 대한 발표로 시작됐다.

발표에서 김 사무총장은 "원불교는 교단 초기부터 봉공이라는 말을 강조해왔다. 봉공(奉公)은 공(公)을 받든다는 말이다. 삼학의 교리를 한마디로 몰아 말하면 빌 공(空)이고, 사은사요를 한마디로 몰아 말하면 공변될 공(公)이다. 대산종사의 대공심(大空心) 대공심(大公心)법문이 바로 그 법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봉공회, 봉공재단 이런 말들이 보통 말들이 아니다. 어휘들도 생명이 있어 역사처럼 생멸이 있고 흥망성쇠가 있다. 봉공이라는 말은 원불교 교운을 따라 머지않아 세상을 이끄는 중요한 어휘가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은 앞으로 전개될 세계문명의 트랜드다. 세계화는 시대화, 대중화, 생활화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전제했다.

세계화가 곧 시대정신이고, 시대화가 곧 세계대중의 바람이며, 세계화가 먼 이상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이 되는 뜻을 담고 있다는 의미를 강조한 것이다.

삼동인터내셔널 김명덕 이사장은 세계봉공회 설립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김 이사장은 세계봉공회 설립방향으로 전 교도가 참여하는 형태, 100주년 사업으로 추진, 국내외 사업병행, 정신운동과 병진, 봉공단체가 주체가 됨을 말했다.

또 세계봉공회 구성으로 봉공단체(여성회, 봉공회, 청운회 등)와 국내 각 사회복지 법인, 교육기관, 의료기관과 공동프로그램, 교단 내 NGO단체와의 연계를 언급했다.

이어 그는 세계봉공회 실행조직과 조직, 역할, 운영원칙, 운영 로드맵 등을 개괄적으로 설명했다.

계속된 세계봉공회 출범계획 및 추진위원회 구성에 대한 회의는 세계봉공사업에 대한 명분과 실질적인 교화 실적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됐다.

박숭인 유린보은동산 상임이사는 "세계봉공회 출범 계획서를 여러 번 읽어봐도 일 체계가 잡히지 않는다. 실질적으로 교화발전 효과를 도출해내는 믿음과 확신을 주는 설계도가 필요하다. 실제적인 연구와 분석을 통해 교단에 부합된 계획이 나와야 된다"며 전문적인 검토가 우선돼야 함을 강변했다.

오예원 중앙봉공회장도 "세계봉공회 사업에 처음부터 참여했지만 가닥이 안 잡히고 여전히 머릿속이 혼잡하다. 교단에서 진행하고 있는 한울안 운동이 있는데 '옥상옥'이라는 이의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결국 대 국가적으로 회원을 모집해야 하고 일반인들을 참여시키기 위해서는 '세계봉공'이라는 우리만의 타이틀을 벗어나야 한다. 이름부터 공모를 해서 공감대를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성효 한울안 이사장(전북교구장)은 "지난 교정정책 진행시 실무자 측에서 많은 준비를 했다. 문제는 4대봉공회에 대한 인식자체가 출가교역자들에게 없다"며 교단의 대표성과 일관성을 실현할 시스템 구성이 절실했던 상황에서 이를 총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세계봉공재단 출범에 대한 과정들을 설명하기도 했다.

세계봉공 사업 추진에 대한 명분조차 이해되지 못한 상황을 가늠한 것이다.

지난해 7월 교단적인 공모를 통해 '은혜심기'로 세계봉공재단 명칭이 결정된 상황에서 또 다시 명칭 공모와 사업추진 방향 등 원론적인 이야기들만 오고가는 등 이날 회의는 진전이 없었다.

결국 세계봉공회 출범을 위한 소위원회 구성을 공익복지부에 일임하는 것으로 회의는 마무리됐다.

이순원 공익복지부장은 "오늘 제기된 내용들을 참고하겠다. 소위원회를 구성해서 이를 기점으로 세계봉공회 일을 추진해나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소위원회를 통해 세계봉공회 출범을 가시화하겠다는 뜻이다.

한편 남궁성 교정원장은 마무리 인사를 통해 "100년 성업의 가장 큰 목표는 '봉공'을 통한 교화대불공"임을 강조했다.

그는 "교화대불공은 '봉공'에서 시작한다"며 "대외적으로 하는 운동이니 너무 욕심내지 말고 차근차근 추진해 나가자"고 격려했다. 마지막으로 남궁 교정원장은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 합력하며, 고개를 같이 끄덕여 달라"고 말해 세계봉공회 출범에 기운을 모아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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