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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세관 교무/ 강원교구 김화교당
좌선(坐禪)은 고대 인도의 요가에서 출발을 하지만 서가모니 부처님께서 해탈을 위해 6년간 보리수 나무 아래서 고행한 것이 좌선의 불가(佛家) 기원이 됩니다. 28조인 달마대사도 9년간 면벽을 하며 좌선을 하셨지요.

서가모니 부처님 이후 33번째 조사이자 중국의 6조이신 혜능 스님은 '일상삼매(一相三昧) 일행삼매(一行三昧)'를 말씀하셨는데, 주로 깨달음에 방점을 찍으시고 '정혜일체'를 주장하셨습니다. 정혜일체라는 말은 '선정에 드는 것은 곧 깨달음을 얻기 위한 것'이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그 이후에 간화선과 묵조선이라는 좌선법이 생깁니다. 깨달음을 얻기 위해 화두에 드는 것을 '간화선(看話禪)'이라 하고, 가만히 앉아 적묵한 진경에 들어가있는 것을 '묵조선(默照禪)'이라 하지요. 그래서 간화선을 위주로 하는 임제종, 묵조선을 위주로 하는 조동종이라는 종파가 생겼습니다.

그 이후 중국 수나라 때 천태 지의 선사라는 분이 도교의 연단법이라는 것을 좌선에 도입을 해 '지관법'이라는 것을 확립했습니다. 한마디로 좌선을 할 때 '단전호흡' 하는 것을 최초로 도입 했지요. 이렇게 불교의 좌선법이 발전해 오는데요, 지금 우리나라 불교계의 좌선은 대체로 깨달음을 얻기 위해 화두를 드는 '참선(參禪)'을 취하고 있습니다.

원불교 좌선은 마음단련·기질단련 아울러 겸하는 영육쌍전 수행

그런데 원불교의 좌선은 번뇌를 비우고 본래자리에 귀의하는 '마음단련'과 단전주를 바탕으로 하는 '기질단련'까지 겸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영육쌍전의 수행을 하자는 말입니다.

원불교 좌선의 원리

그럼 그 방법을 살펴볼까요? 대종사님은 불 기운을 내리고 물 기운을 올려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몸도 그래야 하지만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몸에 불 기운 즉 화기가 오르면 혈압이 높아지고 몸이 고장 나지요. 마찬가지로 마음에도 불 기운이 오르면 홧김에 일을 저지르거나 인연관계를 상하게 되지요.

그래서 대종사님은 '심신작용이라는 것이 물과 불, 즉 수화작용에 다름 아니다'는 착안을 하셔서 '물 기운을 올리고 불 기운을 내리라'고 하신 것이지요. 그것을 '수승화강(水昇火降)'이라고 합니다. 원불교 좌선의 첫째는 물과 불의 기운을 고르게 하는 방법입니다.

그럼 마음에 불이 어떻게 나는가요? 망념, 즉 번뇌 때문이지요. 맑은 생각이 아니라 쓸데없는 생각들이기 때문에 잡념이라고도 하지요. 이런 것들이 얽히고 비벼져서 마음에 불이 납니다.

그래서 이 망념, 즉 번뇌를 쉬어버리면 불이 안나는 것은 물론이요 참된 성품이 나타나지요. 그것을 '식망현진(息妄現眞)'이라고 합니다.
원불교 좌선의 둘째는 번뇌 조절로 참된 성품을 나타나게 하는 것입니다.

수승화강과 식망현진은 둘이 아닙니다. '불 기운을 내리고 물 기운을 올리는 것'(水昇火降)과 '망념을 쉬고 진성을 나타낸다'(息妄現眞)는 말이 함께 작용한다는 말입니다.

왜냐면 망념을 끓이고 있으면 마음이 뜨거워지지요? 불 기운이 올라가니까 그래요. 그래서 우리는 화나면 "혈압 오른다"고 하지요. 몸도, 마음도 함께 상하는 겁니다. 하지만 망념을 쉬어버리면 뜨거울 이유가 없지요. 머리가 시원해지고 분별에 가리운 참된 성품이 나타납니다. 몸도 건강해지고 마음도 맑아지지요.

그래서 대종사님께서는 정전에 '망념이 쉰즉 수기가 오르고 수기가 오른즉 망념이 쉬어서 몸과 마음이 한결 같으며 정신과 기운이 상쾌하리라' 하고 법문하신 것입니다. 이것이 영육쌍전입니다.

원불교 좌선은 몸의 건강과 마음의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입니다.

또 하나의 특징 단전주

이 둘을 이어주기 위해서 대종사님께서 도입하신 방법이 바로 단전주입니다. 단전(丹田)은 우리 몸의 중심이며, 단전주는 호흡을 배꼽 아래 3cm정도에 있는 단전에 호흡과 기운을 내리는 것입니다.

염불이라는 것이 '나무아미타불' 한 귀에 일념을 모으는 것과 같이, 원불교 좌선은 마음을 단전 이 한곳에 주하여 다른 생각을 물리는 겁니다.

보통은 폐 호흡을 하게 되는데 아랫배까지 호흡을 내리면 얼굴도 윤활해지고 병고도 감소한다고 대종사님은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한번 아랫배 까지 호흡을 내려 보세요. 기운이 내려감을 느끼지요?

좌선은 '마음에 있어 망념을 쉬고 진성을 나타내는 공부이며(식망현진), 몸에 있어 화기를 내리게 하고 수기를 오르게 하는 방법(수승화강)'이라고 했습니다. 다시 말해 식망현진 공부요, 수승화강의 방법이라는 말인데 그 사이에 단전주가 있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화두로 참선을 하는 간화선, 즉 불교에서는 원불교의 좌선을 무기의 사선에 빠진다고 비판하곤 합니다. 무기(無記)는 멍-한 상태를 말합니다.

하지만 화두만 드는 선은 화기(火氣)가 올라 병을 얻기가 쉽고, 또 화두가 잘 잡히지 않으면 취미를 잃어버리게 되지요. 그래서 원불교는 수양하는 시간과 연구하는 시간을 분명히 나누어 맑은 정신을 갖게 하고 또 그것을 바탕으로 밝은 지혜를 연마하게 하지요.

한마디로 단전주를 특징으로 하는 원불교 좌선법은 '심신이 아울러 안정을 얻는 정신수양의 방법'입니다.

돌을 뚫는 물

이처럼 원불교의 좌선을 오래 오래 하다보면 결국 기질과 심성이 잘 단련되고 해탈에 이르게 됩니다. 구체적인 방법과 공덕은 정전에 쉽게 나와 있지요.

원불교학과에 다니는 학생이 대산 종사님을 찾아 갔습니다. "4년을 좌선을 했는데 진경에 들기는커녕 몸도 조복받지 못하고 망념도 꺼지지 않습니다" 하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대산종사께서 인자하게 미소를 띠시면서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40년째 공들이고 있다"고 하셨답니다.

좌선, 하루 아침에 해탈할 수는 없습니다. 오래 오래 공들여야지요. 부드러운 낙숫물이 오래 오래 떨어지면 돌도 뚫지요? 그렇게 쉬지 않고 공 들이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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