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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 이여원 기자
  • 승인 2013.02.22
  • 호수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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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전한 맘속까지 채워주는 정겹고 깊은 손맛
▲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전경.
▲ 백은수 대표.
다양한 야채와 각종 재료, 신선한 닭을 넣고 얼큰하게 끓여낸 닭볶음탕은 대표적인 외식메뉴로 손꼽힌다.
하지만 익산 원광대 대학로 외곽에 위치한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 닭볶음탕은 한결같은 정성과 손맛으로 우리들의 출출한 허기와 허전한 맘속까지 채워준다.

이곳은 맛집에 속하는 몇 가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단품 메뉴'이고, '가족 경영'을 하며, 재료가 준비되는 시간에 맞춰 오후에 문을 여는 '배짱'이 있다.

단품 메뉴라 함은 한 가지 음식만큼은 깊은 맛을 낼 수 있다는 방증이다. 가족 경영을 통한 인건비 절감은 그만큼 음식에 대한 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 배짱은 질이 좋지 않은 음식은 손님상에 내놓지 않겠다는 자존심을 상징한다. 이 정도 조건을 갖춘 집이라면 음식을 믿고 먹을 수 있지 않을까?
▲ 대표메뉴 닭도리탕은 깊고 풍성한 맛이 일품이다.


명품메뉴 닭도리탕

대학로에 몇 안되는 전통 음식점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는 황토흙집이 주는 편안한 인테리어가 우선 마음을 사로잡는다. 조명과 테이블에 따라 느낌도 다양하고 테이블도 좁지 않아 함께 나누는 식사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이곳 음식점의 명품메뉴는 닭볶음탕(이하 닭도리탕). 안주인 백은수(북일교당)대표가 직접 요리하고 있는 닭도리탕은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일반, 묵은지, 모둠닭도리탕으로 나뉜다.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나가는 메뉴는 일반 닭도리탕.

주재료인 닭의 경우 매일 직접 구매하는데, 육질이 가장 부드럽고 탄력 있고 얼리지 않은 생닭만을 사용한다. 여기에 요리하기 전, 닭의 불순물과 잡내를 제거하기 위해 끓는 물에 살짝 데쳐주는 이집 안주인의 정성이 가미된다.

육질이 살아있는 생닭에 감자며 야채를 푸짐하게 넣고 얼큰하게 끓여낸 닭도리탕은 옛날 고향집 어머니가 해주시던 맛 그대로이다.

묵은지 닭도리탕 또한 마니아들 사이에서 이미 입소문이 자자하다. 1년 정도 숙성시킨 묵은 김치는 이 집만의 별미. 묵은지와 함께 싸서 먹으면 매콤하면서도 톡 쏘는 신맛이 어우러져, 그 풍성한 맛이 시원하기까지 하다. 매콤하면서도 달콤하고 새콤하면서도 개운한 이 오묘한 맛이 그야말로 일품이다. 고소함과 담백함은 물론이고, 친근하고 깊은 맛으로 오래오래 입맛을 다시게 한다.

안주인의 추천메뉴는 '모둠닭도리탕'이다. "모둠닭도리탕은 감자, 고구마, 가래떡, 계란, 어묵, 당면에 각종 야채가 들어가요. 버섯 종류만도 세 가지가 들어가지요." '손이 좀 큰편이다'는 그의 말이 실감나는 대목이다.

이렇듯, 아낌없이 푸짐한 재료를 넣고 닭볶음의 맛을 좌우하는 양념이 어우러지면서 최상의 모둠닭도리탕이 탄생하는 것이다. 꼬들꼬들한 당면과 아삭아삭 씹히는 각종 채소의 신선한 맛이 그대로 살아있다. 한 마리를 주문하면 5명이 거뜬히 먹을 정도로 푸짐한 양에 가격까지 착하다.

▲ 파전에는 파와 야채, 해산물이 한 가득이다.

▲ 쌈밥과 신선한 까나페 에피타이저는 안주인의 센스가 돋보이는 작품.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의 정성을 보여주는 디테일은 파전에도 담겨있다. 밀가루 반죽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파와 야채, 해산물이 한 가득이다. 파전 한 점에서도 행복을 찾을 수 있다.

기본 안주로 나오는 쌈밥과 과일디저트가 담긴 까나페, 신선한 맛이 살아있는 양배추 샐러드의 에피타이저는 안주인의 센스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전라도 특유의 맛깔나는 반찬들도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만들어져 식사하는 이의 마음을 끌어안는다.

"특별한 비법이 저희에겐 없어요.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고, 재료 아낌없이 넣고, 손님들을 가족 같은 마음으로 대하는 것이라고 할까요." 안주인에게 특별한 손맛의 비법을 물어보자 의외로, '특별함이 없다'며 수줍은 웃음을 보였다.

"저희 영업시간이 오후 4시부터예요. 대학로에 있다보니 학생들이 수업 마치는 시간에 음식을 준비해야 하고, 주문을 받으면 요리하기 시작하죠. 힘든 만큼 이익이 많지 않지만 우리집에서 맛있게 식사하는 학생들 얼굴 보면 보람이 커요." 그의 고운 마음결이 그대로 담겨있는 대답이다.

시내권에서 영업하며 점심식사도 하는 게 어떻겠냐는 일반인들의 요청에, 그는 그저 미안한 맘뿐이다.

대학로 음식점의 현실상, 싼 가격만큼 재료가 부실할 것이라는 편견이 이곳에선 통하지 않는다. 실제로 아르바이트 했던 학생들이 정성담긴 음식재료들에 반해 단골손님이 되고, 바쁜 식사시간엔 기꺼이 일손을 도와주는 든든한 원군이 된다.

어느 때라도 찾아와 식사하고 한 가족같이 아르바이트 학생들을 대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입교의 성과를 얻기도 했다. 청년회 법회에 참석하는 학생도 있고, 또 청운회 임원으로 활동하는 학생도 있다.

오래두고 가까이 사귈수록 좋은 게 어디 친구뿐일까. 문득 포근하고 정겨운 손맛으로 속마음을 채우고 싶을 때 발길 닿는 곳. 한번 찾으면 단골이 되어 버리는 마음 당기는 맛,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의 매력이다.

◆ 찾아오는 길 : 전북 익산시 신동 761-21

사진 박도광 기자 pyn@wo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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