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현실
경제적 지원도 좋지만
격려와 관심 우선

5·6급지 교당을 위한 교단의 행정적 지원은 곧 교화대불공의 기본 초석이라 할 수 있다.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교화활동에 매진하고 있는 교구별 5·6급지 교당을 찾아,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현실적인 해법은 무엇인지 현장의 소리를 들어본다.
1주 강원교구, 2주 대구경북교구 포항지구, 3주 충북교구, 4주 경남교구 순으로 5·6급지 교당의 현실을 살펴본다
▲ 대구경북교구 포항지구 교무들이 출가교화단 활동을 통해 지구내 교화를 위한 소통을 하고있다.

대구경북교구는 대구광역시를 포함한 경상북도 소도시에 10개의 기관과 35개의 교당이 있다. 하지만 18개 교당이 5·6급지에 해당한다. 재가 출가교도들은 대구지구1·2, 안동지구, 포항지구로 나눠 교화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중 포항지구는 포항교당과 경주교당을 제외하면 모두 5·6급지다. 이에따른 교당현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다양한 교화활동 매진, 재정 자립이 관건

5·6급지 교당은 원기97년부터 실시된 용금 지원을 제외하면 교구나 지구로부터 받는 경제적 지원이 거의 전무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교당 운영비와 교화비용에 관한 모든 것을 교무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현실에 처해있다. 그렇지만 이들은 교단에서 발령받은 교무라는 사명감으로 지역교화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고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교화환경은 교무의 특성은 물론 지역의 특색, 교도의 성향도 다르기에 교화방법도 다양하게 실시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안강교당은 이경세 교무를 포함한 아동센터 직원들과 자모, 어린이들이 교당에서 머무르고 있어 활기를 얻고 있다. 청년교화에도 정성을 들여 인원이 늘고 있다.

단층주택을 리모델링 한 흥해교당은 주택의 방을 법당으로 개조했기에 법당 폭이 가로 320m, 세로750m 이다. 교도 10명이 앉기도 불편한 구조다. 주택이라 신입교도를 교화시키기에는 더욱 무리가 따른다. 허선관 교무는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지만 법당이 반듯하지 않아 교화활동에 제약이 있다"며 "교도들이 소그룹으로 공부하기에는 좋을 수 있지만, 여름과 겨울에 법회를 볼 때는 추위나 더위가 심해 교도들에게 미안할 때가 있다"고 밝혔다. 화요선방 개최로 교도들의 공부심을 진작시키고 있다.

영덕교당은 김경진 교무가 부임 7년째를 맞았다. 그동안 친환경 비누샴푸 제품을 만들고 판매해 조립식 건물로 교당을 마련했다. 비누제조와 판매를 그만 둔 지금은 교화가능성 있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정성을 들이고 있다. 그는 "빚이 남아있지만 갚아진다고 생각한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주민들이 마음을 조금씩 열기 시작한다. 교구행사에 교도들과 함께 참석할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교당 앞으로 구매한 땅의 활용방안을 구상 중이다.

후포교당 이진원 교무는 지역민에게 요가를 매개체로 삼아 교화 활동을 벌이고 있다. 4년간 진행된 요가수업으로 교당 빚도 갚고 교당 홍보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고령화된 교도를 이을 수 있는 젊은 교도 교화에 매진하고 있다.

영천교당은 영천3사관학교 법회를 운영하며 교당법회도 활력을 얻고 있다. 김종길 교무의 지도에 따라 매주 200여 명의 군인이 3사관학교법회에 참석하고 있다. 수익사업으로 교도들과 포도즙 판매 배달 사업을 하고 있으며 교구 군교화지원비 80만원을 포함 매월 2백10만원, 연간 3000만원을 군교화비로 사용하고 있다. 교당의 재원으로 군 교화를 하지 않는다는 원칙아래 양쪽 재정이 점차 나아지고 있다. 올해는 3사관학교 내 교당건립이 계획돼 추진될 예정이다.

울진교당 역시 올해 13년 된 초창교당으로 6년째 근무한 김보성 교무의 적극적인 교화활동으로 지역 내 교단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다. 김 교무는 "지역사회 조직으로 들어가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농사일도 돕고 〈원불교신문〉도 나누는 등 매일 세 사람, 세 집 이상 순교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책적인 지원과 관심 절실

재정자립이 관건인 이들의 용금은 대부분 교당 운영비에 사용되고 있다. O교무는 난방비 절약을 위해 겨우내 방에 텐트를 치고 생활하고 있었다. K교당은 기름에 비해 저렴한 연탄보일러를 사용하고 있다. 개척 교화지가 많다보니 지역민들이 교법을 모르는 것은 물론 법회에 참석하는 것도 어려움을 느낀다. 교무 혼자 교도회장, 단장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므로 5·6급지 교당에 대한 교단적인 문제 인식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교단의 지원방안에 대해 A교무는 "교단의 인지도가 낮은 곳은 중앙총부에서 정책적으로 복지기관 등을 세워준다면 지역 교무들이 협력해서 교화활동을 효과적으로 펼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는 교무가 교화의지가 아무리 강해도 경제력과 교도가 없이 단독으로 교화활동 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것이다.

B교무는 "매년 총부에서는 교화대불공 하자고 해놓고 인사 배치 때는 1·2급지 교당에 교화능력자들을 배치하는데 5·6급지도 교화조건에 따라 선별해서 교화적임자들을 프로젝트로 구성하길 바란다"며 "그렇지 않으면 5·6급지는 늘 지금처럼 교화성장이 더딜 것이다"고 전했다.

C교무는 "중앙총부와 교구에 훈련과 행사가 있어 참석하려면 거리가 멀어 차비가 부담되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럼에도 막상 참석해보면 5·6급지에 해당하는 정책이 없어 남의 나라 이야기로 느낄 때가 많다"며 "정책을 정하는 사람들은 한번이라도 5·6급지 교당을 둘러보고 정책을 정하길 바란다. 그래야 현장과 정책 사이의 차이가 적을 것이다"고 꼬집었다.

이들 교당 운영에 대해 교무 입장으로 본다면 힘든 구조가 지속되고 있어 교무들의 건강이 염려되는 현실이다. 정책적인 지원 없이 모든 부분을 교무 혼자서 감당해야 하는 것도 교화침체의 악순환을 벗어나기 어려운 점이다. 이에 대해 D교무는 "힘든 교화현장에서 사는 것은 그래도 괜찮은데 법회 보는 교도의 숫자로 교무의 능력을 평가하고 있으니 힘이 빠진다"며 "노력하면서 살고 있는 것 자체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격려해주면 좋겠다"는 심정을 밝혔다.

매월 출가단회와 지구교화협의회를 겸해 교화의지를 다지고 있는 이들은 성공적인 교화방법에 대해 '어떤 것보다 교도들이 공부하면서 깨치고 법열에 환희를 느끼게 하는 것이 제일 큰 교화의 원동력이 되더라', '사람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니 어렵지만 가능하다고 생각하면서 나가야 한다', '역사가 짧은 교단이므로 하나하나 이뤄가야 하고 누구든 교도로 인연 걸어서 공부심 많은 재가인재로 기르는 것을 목적삼아 활동하고 있다', '어렵고 힘든 교당이라고 기피하면 출가목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열악한 곳이지만 교단에 감사하며 근무하고 있다'는 의사를 전했다.

교단발전을 위해서는 현재 출석교도가 적어도 원불교의 인지도가 낮은 지역이라면 더욱 교당을 유지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화 환경조사를 실시해 교화를 할 만한 장소로 판단되면 과감한 교화지원과 투자로 교화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이에 반해 인근교당과 교화지역이 겹치는 곳과 교화기반이 없다면 통합과 대안도 필요하다.

김도심 대구경북교구장은 "조만간 5·6급지 교당을 방문해 숙식하며 이들의 힘든 이야기를 들어줄 예정이다"며 "물질적으로 돕는 것도 좋지만 서로 마음으로 격려하고 하나가 되어 교화방법을 찾아 볼 것이다"고 격려의 뜻을 밝혔다.

E교무의 말이 5·6급지 교당의 실정을 대변하고 있다. "교무가 행복해야 교단이 행복한데 현실은 스스로 알아서 살 수 밖에 없는 교단 구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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