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 두뇌 뒤죽박죽 공사 중

▲ 한성국 교수.
익산성폭력상담소와 익산시청소년성문화센터(대표 도성희)가 인간심리와 행동 비밀을 밝혀줄 학문으로 각광받는 뇌과학 특강으로 아동·청소년 두뇌 변화와 작용을 알아보고 올바른 자녀지도법을 공유했다.

2월21일 익산시청소년성문화센터에서 원광대학교 한성국 교수가 '뇌과학으로 이해하는 아동·청소년의 심리'란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한 교수는 "청소년들의 두뇌는 한창 공사중이다"며"청소년들의 두뇌는 아직 성장단계에 있기 때문에 이해하고 감싸주고 포용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소년은 외계인일까?

요즘 청소년들은 굉장히 발랄하다. 자기 재능을 발휘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음악이나 그룹활동도 많이하고 있다. 아이돌콘서트에 가보면 정말 미친듯이 열광하고 있는 청소년들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몸에 문신이나 귀걸이 하는 것은 보통이다. 이제는 청소년들이 하나의 권력으로 대두되고 있다. 어른들 입장에서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어른들은 '청소년들이 왜 이렇게 우리하고는 다른 DNA를 갖고 있고 외계인과 같은 느낌이 들까?'하는 의문이 들 것이다. 그 원인은 바로 두뇌에 있다.

인간의 모든 것을 지배하는 것은 바로 두뇌다. 우리가 지금 생각하고 행동하고 말하고 듣고 하는 모든 것을 지배하는 것이 바로 두뇌다. 결국 청소년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청소년들의 두뇌 구조가 우리하고 다르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런 청소년들이 어떤 두뇌구조를 갖고 있는가를 알면 그 친구들을 좀 더 깊이 이해하고 따뜻하게 대해줄 수 있다.

뇌 과학 기본 상식

과학이 발전하는 것을 보면 우리가 기절할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그 중에서 앞으로 가장 유망한 과학이 바로 뇌과학이다. 이제 앞으로 남은 유일한 과학기술발전의 미개척지는 바로 뇌과학이다.

뇌는 우리의 모든 것을 지배하고 있다. 뇌는 호흡, 맥박, 체온과 같은 기본 생명 현상에서부터 오감을 통해 정보를 모으고 분석, 저장하며 신체의 각 부분을 제어한다. 또한 운동감각, 수면 학습 및 기억, 언어 감정, 추리 등 생존에 필요한 모든 정신적 활동과 육체적 활동을 총괄한다.

뇌는 약1000억개의 신경세포가 있고 약 10조의 신경회로로 구성돼 있다. 일반성인의 두뇌무계는 체중의 약 2%에 불과한 1300g밖에 되지 않지만 우리가 호흡하는 산소의 15~20%를 소비하고 심장에서 나가는 혈액의 15%를 공급받는다.

뇌도 성장단계가 있다. 태어나서 3세까지 뇌의 70~80%가 완성되고 18세 전후에 100%완성된다.
뇌가 완전히 구축되려면 적어도 20세 이후에 안정된 뇌를 가질 수가 있다고 한다.

두뇌는 부위별로 동작한다. 예를 들면 대뇌는 기억, 판단 등 일체의 정신 활동을 관장하고 소뇌는 근육운동과 균형유지를 관리한다.

뇌에는 또 전두엽과 편도체라는 부위가 있다. 기억하고 논리적인 생각을 하는 것이 바로 전두엽이다. 그런데 성인들은 전두엽이 발달돼 있지만 청소년들은 그렇지 않다. 청소년들은 편도체가 발달돼 있다. 편도체는 정서를 조절하고 행동을 조절하는 부위이다. 청소년들이 편도체로 생각하기 때문에 뜬금없이 화를 많이 내고 폭력적이고 위험한 행동을 많이 하게 된다. 어찌보면 성인과 청소년의 대결은 전두엽과 편도체의 대결이다.

뇌 속을 살펴보면 뉴런(neuron: 신경세포)으로 매우 복잡하게 연결돼 있다. 세포에서 동작할 때는 전기로 동작한다. 다른 세포와 연결될 때는 화학물질로 전달된다. 이 화학물질을 신경전달물질이라고 하는데 여기에는 도파민(쾌락 물질) 세로토닌(행복물질), 노르아드레날린(분노물질)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균형적인 신경전달 물질 분비는 적극적이고 긍정적 사고, 자신감 등 활력 넘치는 정신 작용을 촉진하지만 불균하면 소극적이고 부정적 사고, 긴장과 스트레스, 불안과 공포 등을 초래해 패배, 무력, 욕구불만의 정신 작용이 촉진된다. 때문에 신경전달 물질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청소년의 뇌 '공사중'

청소년시절 뇌는 성장단계에 있기 때문에 뉴런 연결이 진행형이다. 뇌 속에서 무지무지한 변화가 일어나기에 뇌가 뒤죽박죽이다. 한마디로 청소년들의 뇌는 '공사중'이다. 도로공사 할 때 보면 여기는 파헤쳐지고, 저기는 공사하다 말고, 또 어떤 곳은 비가 줄줄 새고 있는 것처럼 청소년의 뇌 속도 마찬가지이다. 공사중인 청소년들을 어른들의 잣대로 이해하려고 하면 되겠는가? 청소년의 뇌는 성장하면서 뉴런이 수없이 만들어지고 가지치기를 하는 한편 불필요한 것은 사라지면서 성인과 같은 두뇌를 만들어간다. 이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이다. 교육을 통해 두뇌를 잘 정리해야 한다. 어린이를 키워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어린이들은 시도때도 없이 물어본다. 왜냐하면 그만큼 청소년들의 두뇌에는 지적 욕구가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때에 인성과 지성 교육을 잘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청소년들의 뇌의 변화과정을 보면 0~3세에는 지적 감성적 육체적 고성장을 하며 3세 전후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난다. 3~6세 때는 전두엽이 발달하며 사고력이 신장되기에 예술이나 인성교육이 중요하다. 10~12세까지는 제2의 성장 질주하며 고차적 두뇌 기능인 측두엽(언어, 청각) 두정엽(수학, 물리, 추상사고)발달한다. 13~20세때는 뉴런이 가지치기가 일어나며 조직화되고 후두엽(시각)발달 되며 연예인 등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렇게 청소년들은 육체적으로만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두뇌도 성장한다. 육체적으로 완성되지 않은 청소년들에게 중노동을 시킬 수 없듯이 뇌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청소년들에게 과도한 것을 요구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버럭 10대

청소년기는 뇌를 잘 만들 수 있는 기회의 시대이다. 이 시기에는 기억력이 30%증가하고 지능, 추리력 문제 해결능력 급상승한다. 또한 청소년기는 뇌가 뒤죽박죽 돼 있기 때문에 질풍노도의 시대이기도 하다. 청소년들은 편도체로 생각하기에 변덕스럽고 감정이 폭팔하고 대화가 안된다. 싸울려고 하고 투쟁할려고 하기에 청소년을 다루기 힘들다.

이 시기 커다란 문제중 하나가 인터넷·게임 중독과 같은 중독 현상이다. 감정이 완전히 푹 빠지면 거기에 몰입하게 되고 중독된다. 미국 같은 경우 청소년 마약문제가 심각하다.

성인들은 전두엽으로 생각하기에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청소년은 편도체로 생각하기에 감정적이고 비논리적 이며 공격적이고 즉흥적이다. 때문에 청소년들에게 논리적으로 이야기하면 안된다. 청소년들에게는 잔소리로 들릴 뿐이다. 이성과 감정이 오락가락하고 있는데 이것에 대한 균형을 잡아줄 것이 필요하다.

청소년의 두뇌 특성을 보면 영웅심리가 많고 정체성 혼란이 있다. 독립의지도 강하기 때문에 자녀방에 들어갈 때도 그냥 들어가서는 안된다. 반드시 노크를 하고 들어가야 한다. 청소년들은 끼리끼리 몰려다니기를 좋아하고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무조건 반항하는 반사회적인 심리를 갖고 있다. 이런 것들이 청소년들의 기본적인 심리이다.

청소년들에게 이런 문제들이 생겼다고 해서 '우리 애는 이상하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이때는 '저 때는 저러는 거야', '당연해'라고 생각하며 마음에 위안을 하고 그다음 대책을 세워야 한다. 무조건 청소년들에게 더불어 '버럭'하면 안된다.

청소년과의 행복한 동행

청소년의 두뇌는 뒤죽박죽이고 공사중이라고 했다. 자녀를 가진 부모라면 감정에 치우치고 버럭 화를 잘 내는 청소년들과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고민일 것이다.

청소년들에게 통하지 않는 몇 가지가 있다. 하나는 설교나 논쟁은 절대로 청소년들에게 통하지 않는다. 청소년들은 비논리적이 때문에 설교를 하거나 논리적으로 말싸움을 해봐야 헛수고다. 그다음 상황파악이 미숙하면 통하지 않는다. 자녀가 딴 일을 하고 있는데 그 상황파악을 못하고 부모 욕심대로 하려고 한다면 자녀와 관계는 완전히 금이 간다. 때문에 자녀와 대화할 때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한다. 자녀의 눈치를 잘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부모가 자녀에게 인신 공격과 죄책감을 느끼게 해서는 안된다. 부모들이 자녀와 대화할 때 "너 밤늦게 다니고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 내가 너를 좋은 대학 보내려고 뼈 빠지게 일하는데…"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자녀에게 죄책감을 줘서는 안된다. 인신공격을 하는 것도 금물이다. 자녀와 대화를 할 때 이 몇 가지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

부모와 청소년의 갈등 원인은 불분명한 규칙과 기대 때문이다. 청소년은 뇌는 비논리적이므로 말을 해석하는 과정이 다르다. 부모들의 지시나 말이 불분명하면 청소년들과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긴다. 청소년들에게 "늦게 들어오지 마라"고 지시하면 그들은 언제가 늦게 인지 나름대로 해석하게 된다. 여기에서 갈등이 생긴다. 청소년과 대화를 하거나 지시를 할 때 "밤 10시까지 들어오라"는 식으로 명확하게 규칙을 제시해주는 것이 좋다.

청소년과 행복한 동행을 위해서는 청소년들을 신뢰하고 칭찬해줘야 한다. 칭찬은 청소년들의 뇌를 바꾼다. 칭찬에 절대 인색해서는 안된다. 마지막으로 부모로서의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 자녀들한테 끌려가서는 안된다. 보통 부모들은 자녀가 떼를 쓰면 왠만한 요구는 다 들어주는데 이래선 안된다. 규칙을 정해서 해줄 수 있는 것은 해주고 안 되는 것은 과감히 안된다고 해야 한다. 부모로서의 권한을 행사해 부모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청소년은 로봇이 아니기에 내 마음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 청소년들은 뒤죽박죽 성숙의 시대에 살면서 성장통을 겪고 있기에 이들을 이해하고 인정하고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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