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명 교역자, 퇴임봉고
교화 방언공사 마친 셈

▲ 퇴임봉고식을 마친 47명의 교역자들이 기념 촬영을 위해 영모전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47명의 교역자가 길게는 54년, 짧게는 18년 동안 교법을 공부하고 전하며 알뜰하게 살아온 현장 교화를 마무리했다.

13일 오후1시30분 반백년기념관에서 열린 퇴임봉고식은 역대 최고의 퇴임자를 배출한 만큼 좌석이 부족했다. 퇴임자들은 대부분 교화현장에 봉직한 관계로 한 명 한 명 입장할 때마다 축하와 아쉬움의 박수가 울려 퍼졌다.

황영규 원로교무는 퇴임사를 통해 "회룡고조라는 말이 있듯이 퇴임은 새 출발의 기회이다"며 "교화현장에서 힘든일, 아쉬운 일, 보람된 일이 많았다. 정든 교화현장을 떠나니 홀가분함과 허전한 마음이 같이 든다. 영생의 교화현장 개척을 위한 준비공부를 위해 떠난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참으로 분망한 시간을 떠나 이제는 여유를 갖고 성찰하며 깊은 성리공부에 임하겠다. 더불어 원기100년 성업의 결실을 응원하겠다"며 "선진이 후진되고 후진이 선진되는 길이니 마음 편히 가겠다. 참 아름답고 행복했다"는 정감어린 퇴임사를 전했다.

이날 경산종법사는 "오랜세월 교법을 전하는데 노고가 많았다"며 "현장업무에 대한 졸업식임과 동시에 노인대학 입학식이다. 수명연장으로 몇 십 년은 더 살 수 있다. 지금 공부시작해도 부처의 길 세계사업 다 할 수 있다"고 퇴임을 격려했다.

이어 경산종법사는 대산종사의 '대원송(大願頌)인 함양대원기 보보초삼계(涵養大圓氣 步步超三界), 함양대원기 염념도중생(涵養大圓氣 念念度衆生)' 법문에 대해 부연했다. 경산종법사는 "걸음걸음마다 욕계, 색계, 무색계를 벗어나 수도원의 온전한 1학년이 되자"며 "오감락을 즐기다 보면 훗날 괴롭게 된다. 오감락에 만족하지도 말고 또 견주어 사는 삶도 놓자. 상대심만 놓아도 보보초삼계하는 것이다"는 마음가짐을 주문했다.

경산종법사는 "자신중생심을 뽑아 없애는 일이 중요하다"며 "생각마다 중생들을 걱정하고 빌어주며 법공양을 잘하자. 결국에는 교단과 한마음 한뜻이 되는 것이 염념도중생의 길이다"고 법문했다.

이도봉 중앙교의회의장은 축사를 통해 "가방 하나들고 이 임지 저 임지를 다니는 수고로움을 뒤로하고 퇴임을 당해 너무나 평화로운 모습이다"며 "교화의 방언공사를 무사히 마치고 퇴임을 하게 되니 그저 성스러울 뿐이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축하무대로는 명창 김금희 교도의 판소리와 민요, 중앙교구 원음합창단의 공연이 펼쳐졌다. ▷관련기사 13면

퇴임식에 참석한 장흥교당 이선일 교도는 "학생 때 인연이 된 교무님의 퇴임을 계기로 30년 만에 교당을 찾게 됐다. 오늘을 계기로 교도생활을 열심히 해 나가겠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퇴임자 중 5명은 소록도·덴버교당 등 교화현장에서 자원봉사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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