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화의 봄은 오는가?

5·6급지 교당을 위한 교단의 행정적 지원은 곧 교화대불공의 기본 초석이라 할 수 있다.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교화활동에 매진하고 있는 교구별 5·6급지 교당을 찾아,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현실적인 해법은 무엇인지 현장의 소리를 들어본다.
1주 강원교구, 2주 대구경북교구 포항지구, 3주 충북교구, 4주 경남교구 순으로 5·6급지 교당의 현실을 살펴본다.


"어려운 교화 환경 속에서 10여 년을 살다보니, 교화를 못하는 것이 내 능력 부족이라는 생각이 들고, 교단에 불필요한 존재라는 생각에 자괴감마저 든다."

오랜 세월 6급지 교당 교화를 하는 동안 교역자의 사기가 극도로 저하되어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과연 이렇게 어려운 교화 현실에 대한 책임이 현장교무에게만 있는 것일까?

충북교구의 교화는 원기56년 청주교당 설립을 시작으로 원기93년 오창교당까지 현재 13개 교당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현재 충북교구 5·6급지에 해당하는 교당 수는 10곳. 77%에 해당한다(자료 : 교화훈련부 원기97년 교당급지 사정표). 이들 5·6급지 교당의 대부분은 "전국 각 지역의 교당 분포도를 평준화시키기 위해 교당설립 정책지역과 정책지역 교당설립 권장교당을 선정, 발표함으로써 군 소재 지역까지 교당을 설립 하겠다"는 교단의 정책이 반영돼 건립됐다(본지 제481호). 이러한 교단 정책에도 불구하고 오랜 세월동안 6급지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에 대해 A교무는 "은행도 지점을 새로 내면 기존의 고객들을 보내주고 자리가 잡힐 때까지는 지원해주는데, 충북교구의 6급지 교당은 교도 한 명 없는 상황에서 그야말로 개척했다. 새 교당이 자리가 잡히고 나면 환지본처 하더라도 자리가 잡힐 때까지는 교도들의 모범이 될 만한 교도들이 꼭 필요하다"며 "원불교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은 충북교구에서 창립주 역할이 없는 교당의 교화는 자연히 어려울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충북교구의 5·6급지 교당의 열악한 교화현실은 실로 눈물겨울 정도다. 직접 교화가 어려울 경우, 요가나 다도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교화를 위한 노력을 하지만, 충북교구는 이마저도 어려워 보인다.

B교무는 "교당위치는 상가에 인접해 있어 교통 환경은 매우 양호한 편이다. 그래서 청소년과 지역민을 위해 장구교실을 진행하고 있고, 건강 문화 교실 등 교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교당이 가정집 형태로 매우 열악하다. 30년이 됐지만 교화의 영세성을 못 면하고 있으니 하루속히 새로운 시설을 갖추어야 한다. 2011년에 육군종합행정학교가 영동으로 이전 해 개원했지만 현재 공과금 납부도 어려운 상황에서 군 교화 지원은 생각도 못하며 계속 지연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다행히 총부에서는 '기본 용금 지원에 관한 예규'를 마련하고 국내 6급지 교당 및 국외 일부교당에 기본 용금을 지원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받고 있는 용금 지원이 순수하게 교무의 용금으로만 쓰이고 있는 것일까?

C교무는 "현실적으로 교도의 유지비만으로는 공과금도 낼 수가 없는 상황이다. '용금' 이라는 명목으로 지원받고 있지만 실제로는 교당운영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며 "이 마저도 부족해서 개인적인 인연으로 희사금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충북 교구내 5·6급지 교당이라도 개인적인 인연이 없는 경우 5·6급지 교당에 산다는 것, 그 자체가 가혹한 현실이라는 것이다. 교화뿐 아니라 교당 운영마저도 개인 역량에 맡기고 있는 교화 현장의 현실이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5·6급지 교당 주임교무들은 교당 운영비 부족, 건물관리, 사기저하, 잡무, 노후에 대한 걱정, 신입교도 유치 등이 가장 어렵다고 공통적으로 밝혔다.

5·6급지에 적합한 '맞춤정책' 필요
▲ 〈표1〉.

<표1>과 <표2>와 같이 5·6급지 교당 수는 각 교구별로 차이가 있다. 즉 충북교구 5·6급지 교당은 전북교구나 서울교구 등의 5·6급지 교당의 환경과는 또 다른 열악함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정원에서 실시하는 일률적인 정책은 한계가 있다고 현장교무들은 지적한다. 따라서 5·6급지 비율이 높은 교구에 대해서는 중앙총부의 '특별한 맞춤정책'이 시급하다.

D교무는 "총부의 교화 정책이 6급지 교당과는 동떨어진 것이 너무 많다. 교화 정책이 특급지나 6급지 교당이 똑같은 상황에서, 그리고 그 중심을 큰 교당에 두는 상황에서 그곳에 가면 버려진 자식처럼 소외감이 들기도 한다"며 6급지 교당에 맞춤 정책을 펴줄 것을 요청했다.

여기에 대해서 E교무는 "성공적인 교화모델 창출을 위해 교당 간, 교구 간 연계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본지 1277호(원기90년)에 보도된 기사 중 '교구간 협력을 통해 영세교당을 지원'했던 예가 있다. '서울교구는 강원교구에 월 1백만원, 전북교구는 영광교구와 대전충남교구에 각 50만원, 부산교구는 대구 경북교구에 70만원, 중앙교구는 충북교구에 분기별 1백만원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본지 1381호(원기92년) 기사 중 '부산교구의 미자립 교당 자립화 방안'을 위해 '교당별 연원교당 만들기'와 '전교도 연원교당 만들기 동참 운동'이 보도됐다. 즉 특급지는 미자립 교당과 연원교당을 만들고, 교도들 역시 어려운 교당과 연원을 맺어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원기85년 8월10일에 보고된 제 3대 제 2회 종합발전계획 수위단회 교화분과 보고서 중 제7주제였던 '교화 영세성 극복방안'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교구나 지구차원에서 정책교당을 설정하여 합동으로 신축하고 자립교당이 되도록 까지 일정액의 보조금도 지원 한다'는 것이다.

'교화 영세성 극복 방안'을 비롯한 '교화 집중화'과제에 대한 3대 2회 종합발전계획 평가는 어땠을까? 교화단 체제를 제외한 다른 과제의 성취도는 대부분 C나 D, 외부연구조직과 네트워크화 추진과제는 심지어 F점 낙제점수를 받았다. 그렇다면 이렇게 미진한 과제들은 교단 제 3대 3회 설계에서 어떻게 연계가 되었을까? F점을 받은 정책은 폐기되어야 하는가? 꼼꼼하게 비교해보고,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다.
▲ 〈표2〉.                                                          ▲〈표3〉.

5·6급지 해결은 우리 모두의 과제

〈표3〉과 같이 현재 5·6급지 교당은 군종교구와 해외교당을 제외해도 33.5%에 이른다. 〈표2〉와 같이 5·6급지 교당의 비율이 50%를 넘는 교구도 5개나 된다. 이렇게 어려운 교화 현실 속에서도 충북교구 증평교당은 5일 기공식을 마치고 새로운 교화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증평교당 허성도 교무는 "증평에는 육군37사단 신병교육대가 있다. 군 생활을 하는 인연들에게 역할을 해주고 싶었는데 종교부지가 나와서 3년 동안 기도 끝에 어렵게 분양을 받았다. 그러나 이제는 건축자금이 문제다. 돈을 빌릴 곳 조차 없다. 현재 교무의 신용대출로는 2천900만원이 최대이기 때문이다. 총부에서 특급지교당과 6급지 교당 간 건축자금을 융통해주는 연결만이라도 시켜줬으면 좋겠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지난 8년 동안 한 달도 거르지 않고 기도비를 보내주시는 교도님과 격려해주시는 교무님, 단열재와 방수자재를 희사해 주신 중곡교당 이종선교도님 등 주변에서 기운을 모아 주셔서 용기가 난다"며 "건축비 절감을 위해 재활용 건축자재 희사도 받고있다"고 전했다.

이제 더 이상 5·6급지의 문제는 개 교구나 교당의 문제가 아니고, 교무 개인 역량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원기100년을 향해 가는데 반드시 함께 해결해야 할 우리 모두의 공동과제이며 책임이다.

이제는 이러한 교화현실에 대한 문제점을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연구해서 현실적인 대안, 가능한 해법을 제시해야 할 때이다. 교단 차원에서의 구체적인 정책 입안이 매우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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