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원마련 큰 걸림돌
재가, 능동적 참여 요망
교정원, 현장과소통

출가 중심의 교화가 한계에 부딪혔다면 출가 위주의 행정도 마찬가지다. 출가교역자 인력수급이 원활하지 않으면서 파생되는 문제들이다. 이런 현실을 반영해 이번 교정원에서는 재가 인력 양성의 한 꼭지로 '재가 행정 전문가 양성'을 역점 사업으로 선정해 추진 중이다.

교단 행정이란 주로 중앙총부 각 부서를 비롯한 교구사무국이나 교당사무국에서 일어나는 행정적인 일을 말한다. 여기에는 교구법인 행정부터 재단법인 원불교 중앙행정까지 포함된다. 또한 중앙총부 직할 사업기관의 행정도 포괄하는 넓은 의미를 지녔다.

교정원에 근무하는 재가행정 인력을 살펴보면 각 부서의 핵심요직보다는 잡무나 지시사항을 수행하는 등의 그 역할이 제한적인 편이다. 물론 정보전산실의 IT전문인력이나 신문사의 재가기자 등 전문성을 띤 인력들도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교정원 각 부서의 중요 행정은 출가위주로 업무가 배정돼 운영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부서별로 많게는 5명 이상의 출가교역자가 근무 하는 곳도 있다.

과연 이렇게 많은 출가인력이 필요할까? 이런 고민은 전 교정원에서 추진했던 '교정원 조직개편'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원기100년까지는 현행 교정원 조직대로 가기로 결정이 났지만 교구자치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교정원 총무부장인 황성학 교무는 "출가교역자는 순환제 인사로 인해 행정 노하우가 축적되지 않는다"며 "재가교도의 행정전문가를 발굴 및 양성해 회상공동체를 가꿔가는 것이 미래교단을 위해서 바람직한 일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재가 행정인력을 확대하고 보강하는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금전적인 재원마련"이라며 "하지만 교화인력 부족을 생각할 때 경제적인 비용을 감수하고라도 재가 행정인력 수급에 나서야 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재가 행정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급여체계와 행정교육, 업무역량개발에 도움을 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재가인력이 행정직에 종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교단의 이해(정서)부터 생활, 예절 교육 등을 다루는 행정교육이 정기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급여체계를 제외하고 주5일제 근무(9시~17시)나 낮은 스트레스 등 근무환경은 여타 사업체보다는 뛰어나다는 평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부딪힌다. 낮은 임금과 업무 만족도는 잦은 이직으로 이어져서 쉽게 행정인력을 키우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작은 변화지만 새 교정원이 들어서면서 중앙총부에 근무하는 재가 행정인력들을 월요일 전체조회에 참석시킨 일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교구사무국 재가 행정인력 수급도 열악하기는 마찬가지다. 부산울산교구 이정식 사무국장은 "재가 행정전문 인력을 키워야 하는 데 현실적인 재원부족으로 인해 필요한 만큼의 행정만 부여하고 있다"며 "교구법인 등 전문영역의 행정인력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출가교역자가 맡아서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가 행정인력 수급은 재원 마련만 되면 쉽게 해결될 일이지만 업무의 배정과 역할 분담에 대해서는 심도있게 논의해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가 행정인력이 능동적이고 창의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은 재가 출가신앙공동체의 축을 형성하는 중요한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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