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운동은 즐겁고 맛있게"
건강회복 통해 건강 교육 지속
무릎 펴야 관절 근육 무리없어

▲ 제11회 섬진강 마라톤 대회에서 맨발로 달리는 김삼태 원장.
언제나 어디서나 할 수 있는 운동은 무엇일까? 깊이 생각할 것도 없이 걷기운동이다. 이런 일반적인 운동일지라도 시작하기는 쉽지 않다. 천안시 풍세면으로 향하게 된 것도 아무나무 걷기 연구소를 운영하며 '즐겁게 운동하기' 보급에 앞장서고 있는 송죽한의원 김삼태(55)원장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한의원에 도착해 오른쪽 벽면에 부착된 안내를 보면서 그 의미를 어렴풋이 짐작했다 . '바른 자세, 바른 음식습관, 바른 운동습관, 빠른 치료'란 글씨가 크게 다가오는 이유다. 잠시 후 맨발을 한 김 원장이 방으로 안내했다. 원광대학교 한의과 대학을 졸업한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걷기운동이 건강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지금도 산에 가는 것과 걷기를 제일 많이 합니다. 1994년부터 북한산과 지리산 등을 다니면서 건강을 회복한 것은 물론 즐겁게 등산을 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했습니다. 힘들지 않고 힘나게 하는 산행, 애쓰지 않고 즐겁게 하는 체조를 알게 된 것이지요. "

그는 이를 위해 잠자리에서 일어나자 마자 그냥 걷기를 당부했다. 자기 몸에 맞는 최적의 조건에서 몸이 풀리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름대로 방식으로 걷다보면 바른 자세를 알게 된다는 것이 그의 경험이다.

"일어나서 거실에서 10∼20분 걸어야 합니다. 코로만 숨을 쉬며 5분 정도 걸으면 몸이 풀립니다. 다시 5분 정도 무릎을 배꼽위까지 높이 들어 올리고 내리기를 반복하면서 소리나지 않게 걷습니다. 몸이 더워져 창문을 열고 싶을 때 까지입니다. 공간을 찾을 것도 없이 한자리에서만 해도 효과적입니다. 이러다 보면 관절과 어깨가 뭉칠 일이 없습니다. 실제로 고관절 환자들이 좋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직접 실습을 보였다. 오랜 기간 숙련된 모습이라 자연스럽다. 그러면서 그는 다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자동차 기차 등 이동수단의 기계화로 인해 적게 걷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다. 이것은 산업시대의 병폐라 볼수 있다.

"다리가 약해지거나 무너지면 몸이 건강해지기 어렵습니다. 자동차가 없던 때는 모두가 걸어다녔으므로 다리는 튼튼했습니다. 지금은 거의 모두가 어릴 때부터 걸어다니지 않으므로 다리가 약해졌습니다. 다리를 튼튼하게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첫번째 건강법입니다. 그 다음에 잘 자고, 잘 쉬고 잘 먹고 몸을 골고루 잘 쓰는 것입니다."

그는 효율적인 걷기운동을 보여주겠다며 호두나무 전래비가 있는 광덕산(699m)으로 안내했다. 충청남도 아산시 배방읍 송악면과 천안시 광덕면 광덕리에 걸쳐 있는 광덕산은 특히 568개 나무계단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절 입구에서부터 맨발로 걸었다. 계곡을 지날 때도 등산로를 갈 때도 마찬가지였다. 계단이 나타나자 그는 무릎을 쭉 펴주는 자세를 취했다. 바른 자세로 걷기 위해서다.

"보통 걸음에서도 무릎을 펴주지만 쭉 다 펴주면서 걷지는 않습니다. 올라갈 때는 더욱 무릎을 펴지 않는 상태가 많습니다. 걷는 동작에서 무릎이 쭉 펴지는 그 짧은 시간은 몸에 힘이 가장 적게 드는 때입니다. 몸이 잠깐이라도 쉬는 시간입니다. 만약 무릎이 굽혀진 상태로 계속 걷는 다면 관절근육이 계속해서 강한 긴장상태에 있게 됩니다. 무릎을 쭉 펴주고 올라가기는 계단 올라가기에 좋은 방식입니다. 계단을 다 올라가지 않아도 된다는 마음으로 무릎을 쭉 펴주면서 올라가야 합니다."
▲ 광덕산을 오르면서 무릎펴기를 시범하고 있다.

그는 계단을 오를 때 발바닥 전체로 디딜것과 앞발이 계단 안쪽 끝에 닿도록 주의를 시켰다. 또한 고개를 숙이지 말 것을 주지시켰다. 가슴과 얼굴이 반듯해야 기도확보와 숨쉬기가 편하다는 것이다.

그는 중간쯤 올라간 후 내려오는 기술에 대해서도 쿵소리 나지 않게 살금살금 내려올 것을 강조했다. 그래도 힘들면 계단에서 제자리 걸음이나 옆걸음을 하면서 쉬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 방식은 계단을 오르고 내릴 때나 등산을 할때도 적용된다.

"소리가 크게 날수록 발목과 무릎을 비롯 엉덩이 관절에 큰 충격이 가는 것입니다. 소리가 적게 나면 날수록 힘은 많이 들어도 관절의 충격이 적어집니다. 여기서 종종걸음은 살금살금 내려오거나 쿵쿵소리 나지 않으며 내려올수 있는 방법입니다. 이 걸음법은 낯설기는 하나 운동을 많이 하면서 느리게 걷는 방식입니다."

그는 계단을 거의 내려 올즘 맛있는 운동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처음에는 그 단어 자체가 의아했다. '

맛있는 운동'이 무엇인지? 그는 이내 설명을 이어갔다. 내 몸에 대한 투자인 운동을 꾸준히 하기 위해서란다.

"즐겁고 맛있게 운동을 하면 하지 말래도 또 하게 됩니다. 어릴적 뛰어놀던 그 때 몸 쓰는 방식으로 되돌아가야 합니다. 그 뛰어놀던 시기를 지나면 몸을 즐겁게 쓰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몸은 약해지고 운동을 하는 것은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이란 경험을 하게 됩니다. 몸 쓰는 기억이 고통스러울수록 몸을 쓰기 싫어합니다. 짧은 시간이라도 좋으니 하고 싶은 만큼만 몸을 쓰면 좋습니다. 그래서 몸을 힘들게 썼던 기억을 바꿔야합니다. 근육과 신경에 새로운 프로그래밍을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그가 진행하고 있는 힐링 프로젝트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 3월8일부터 9일까지 진행된 '변산바람꽃 즐거운 등산기술 캠프'가 좋은 예다.

1997년부터 회사원과 일반인 및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건강교육도 힐링 프로젝트와 그 맥을 같이하고 하고 있다.

3년전부터는 환자와 건강캠프 참가자 그리고 원하는 사람들에게 건강편지를 비정기적으로 보내고 있는 것도 건강에 관한 정보를 함께 공유하기 위한 것이다.

대화가 마무리될 즘 다시 한번 그의 맨발에 시선이 갔다.

"맨발로 생활 한것은 1년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건강등산은 20년을 했고 마라톤은 3년째 하고 있습니다. 맨발로 마라톤 42.195킬로미터 풀코스를 완주한 것은 4번입니다. 이번 3월17일에 〈동아일보〉 주최 서울국제마라톤에서는 3시간 49분에 완주했습니다. 현재 맨발생활은 일상에서 합니다만 걸어다니다 보면 느낌이 다르게 옵니다. 햇빛이 있는 곳은 따뜻하고 그늘진 곳은 서늘합니다. 돌멩이 있는 곳은 아픈 느낌이 오죠. 한의원에 돌아와서도 그곳에 대한 기억이 새록새록납니다. 바닥에서 공간 전체에 대한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의 진료관계로 광덕사 입구에서 아쉽게 헤어졌다. 그가 전해준 건강에 대한 느낌들이 새로운 여운으로 다가온다.
▲ 한의원에 들어서기 쉽도록 나뭇길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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