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화수첩에 적힌 입교대상자, 가족단위 불공

▲ 개척단 황병국 단장 겸 군산교당 교도회장.
매주 일요일 오전8시30분. 군산교당에 가장 먼저 법회에 오는 교도가 있다. 황병국 교도 부부이다. 황 교도는 "아내 김하성 교도가 교당에 먼저 다니기 시작했다. 그런데 법회시간인 오전10시에 맞춰 가는 모습을 봤다"며 "그때 내가 한마디 했다. '이왕 다닐 거면 더 먼저 가서 교당에 필요한 것 챙기는 것이 좋지 않겠어' 이 말에 아내도 '그렇게 하자'고 수긍했다"고 말했다. 원기84년부터 교도회장 부부는 8시30분이면 교당에 도착했다. 황 교도는 법회에 오는 교도맞이와 법회에 필요한 갖가지 사항을 주인이 되어 챙기고 교무들을 보좌했다.

이런 황 교도가 지난해 교당 교도회장과 교화단장 역할까지 맡은 것이다. 올해는 개척단을 따로 분리해 교도 교화에 나섰다.

19일 오전12시30분 황 단장이 운영하는 군산의료원 맞은 편에 위치한 '메디컬 약국'을 방문했다. 그는 행복한 교화이야기를 활기있게 풀어냈다.

입교운동과 교도 출석 배가운동

희산 오철환 종사의 인연으로 입교를 한 황 교도회장은 "입교를 하면서 깨달은 점이 있다"며 "입교를 해도 교당에 안 나오는 사람이 많다. 저는 입교를 함과 동시에 교당에 나가야 하는 줄 알고 입교를 미뤄왔다"고 말했다. 그는 태전약품에서 오랫동안 일해 왔다. 1976년부터 희산 종사를 통해 원불교를 알게 된 것이다.

그는 "희산 종사는 제게 원불교에 갖가지 심부름을 시켰다. 하지만 입교는 권장하지 않았다. 아마도 회사의 대표가 직접적으로 입교와 종교를 권장하면 좋지 않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 것으로 짐작된다"며 "입교는 입사 후 15년 정도 지나서 했다. 그리고 직원들 입교 권장도 제가 다 했다"고 밝혔다. 당시 입교한 직원들은 전주와 대전 지역 교당에서 주인이 되어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황 교도는 교도회장에 임명되면서 목표가 설정됐다. 그는 "교당 법회 숫자가 늘어야 하는데 쉽지 않았다. 그래서 입교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은 못 나와도 입교를 해 놓으면 훗날 원불교를 선택하는 사람을 많이 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입교 권장을 많이 한다"고 밝혔다.

그가 교도회장을 하면서 개척단 단장을 하는 이유 역시도 교화활성화를 위한 것 때문이다. 그는 "회사생활을 하면서도 늘 결과를 중시해 왔다"며 "결과가 없으면 노력해도 성과는 없는 것이다. 법회 인원수 늘리기 위해서는 교화단장도 해야겠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교당 교무의 교화 열정에 발 맞춰 교화에 투자할 때 우리 교당 법회 숫자도 늘어날 것이다는 희망을 본 것이다

황 교도회장의 입교를 통한 교화 목표는 혼자만의 일이 아니었다. 최세종 교무는 부임 당시의 교도상황에 대해 밝혔다. 그는 "올해 부임 4년째이다. 부임 당시 전임 교무로부터 '교도 평균 연령대가 70대'라는 소식을 들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입교운동을 전개해야만 했다"고 부임 초기 상황을 설명했다. 군산교당은 매년 초에 임원 및 교화단 봉고식에 단별로 봉투가 지급된다. 그 봉투 속에는 입교원서 1장과 입교비 2천원이 넣어져 있다. 1인 1도를 하자는 것이다. 교도들 누구하나 불만을 갖지 않고 실천하려 노력한다.

최 교무는 "첫 해에는 49명이 입교했다. 이후 130명, 지난해는 150명, 올해는 4월까지 110명이 했다"며 "지난 15년 동안 교당 입교 통계 자료를 보니 어느 때는 7명, 최고 많아야 30명 이었다. 그 때를 생각하면 대성공인 셈이다. 이 입교운동 기획을 맹진희 교무가 했는데 아주 적중했다"고 기뻐했다. 입교운동이 조성돼야 교화도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황 교도회장은 "교무님들의 열정을 보고 교도회장으로서 교화 욕심이 났다. 일반법회 는 180명 정도로 봐야겠다는 것이다. 현재 20%를 상향해서 잡았다"며 "회장 혼자 열심히 해도 안된다. 교무님들과 뜻이 잘 맞아야 교당 교화도 힘을 받게 된다. 교도는 공부하고 싶은데 교무님의 목표는 다른 곳에 있으면 안되는 것이다. 우리 교당은 지금은 교화 향상 최적기 인 것 같다"고 평소 품은 뜻을 밝혔다.
▲ 황 단장 가족이 일원가족 초대법회에 함께 했다.

일원가족 초대법회도 한 몫

황 교도회장만의 입교권장 노하우가 있다. 그는 "주로 친구들과 친척들 입교 권장을 위해 노력한다. 부부 중 한 사람만 입교하면 반드시 안 나오는 사례가 많다. 그래서 가정을 통째로 입교 시키기 위해 불공을 쉬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해에 그는 12명을 입교시켰다. 올해는 현재 2명은 성공, 한 가족은 불공하고 있는 중이다.

3단 개척단 단장인 그는 올해 교당 첫 '일원가족초대법회'에서 가족 22명을 초청했다. 군산교당 일원가족 초대법회에 대해 맹진희 교무는 "지난 해 까지는 일원가족 법회를 월 1회 봤다. 3명 이상 참석한 가족에게는 선물을 줬다. 2년을 하고 나니 새로운 컨셉이 필요했다. 그래서 가족초대를 생각하게 된 것이다"며 "매월 한 가족을 선정해서 초대를 하는 형식이다. 그 가족을 위해 기도문을 쓰고, 설법도 가족의 상황에 맞게 하고, 가족 동영상 상영, 작은 공연 등을 통해 의미있는 법회가 진행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매월 달라지는 가족에 맞는 법회진행을 위해서는 준비와 기획력이 뒤따라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맹 교무는 "교도들의 호응이 좋고 가족교화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준비할 수 있다는 각오이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번 달에는 최용희 교도 가족 15명이 초청돼 난타공연과 첼로 연주 등 음악회 형식으로 법회가 진행됐다.

최 교무는 "3월과 4월 두 가정 일원가족 초대법회가 진행됐는데 37명이 초대됐다. 눈이 번쩍 뜨였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교당에서 따로 이벤트 법회를 준비할 것 없이 가족초대법회가 바로 특별법회가 되는 것이다.
▲ 군산지구는 2만단장 훈련을 통해 교화활성화를 모색하고 있다.

교도와 교무간 소통 원활

군산교당은 회장 외 교당임원진과 교무진 간 소통이 잘되고 있다. 맹 교무는 "중요한 것이 있다. 회장님은 교무들에게 모든 것을 상의한다. 문답 감정을 잘한다. 여쭤보고 일을 진행하고 결과를 보고한다. 혼자서 독단적으로 공사를 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교무와 교도들 간 도움을 청하는 교당분위기가 되니 교화도 재미가 있다는 것이다.

황 교도회장은 "요즘은 재밌다. 매일 매일 신난다. 교화수첩을 펼쳐보면 교화할 약업계 친구들 이름이 나열되어 있고, 전화하고 챙기는 맛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고 일상을 소개했다. 한 사람 입교시키기 위해 그는 "15번 정도 이상 만남을 갖고 알게 모르게 불공을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군산교당은 매월 1주에는 교화단회 진행을 위해 마음공부 책자의 내용을 위주로 법회가 진행된다. 4주에는 법회 후 임원훈련을 통해 1달간의 교당 및 교화단 상황 보고가 이뤄진다. 단장, 중앙, 주무, 순교, 회장단 등 임원들이 모두 모여 훈련을 하는 소통의 장인 것이다.

교화협의회와는 별도로 임원 훈련을 통해 교도 교육을 한다.

또 매주 수요일에는 11과목 중심으로 마음공부 법회도 진행된다. 약사, 한의사, 의사, 사업가, 자영업자 등 전문가 그룹 20여 명이 꾸준히 법회를 통해 법을 단련하고 있다. 이외에도 군산노인종합복지관 법회도 월1회 진행하고 있다.

황 교도회장은 "우리 교당이 지구교당으로서의 역할을 잘 해 낼 수 있는 것도 교무님들이 교화 그림을 잘 그리기 때문이다. 저 역시도 태전약품에서 영업 전략을 교화단에 응용한 것이다"며 "교무님들의 교화 밑그림을 훌륭하게 보좌하는 교도가 되고 싶다"고 속마음을 밝혔다.

봄꽃이 만발하듯 군산교당 내 16개 교화단 교화도 만개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황 교도회장이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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