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사를 보면 모차르트, 쇼팽, 고흐, 자클린 뒤프레 등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나 우리를 안타깝게 하는 인물이 많다. 그에 반해 아흔이 넘는 나이까지 활발한 활동을 하며 세상에 귀감이 된 예술가도 많이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미술계의 거장 하면 떠오르는 이름, 바로 파블로 피카소이다.

아흔두살 심장마비로 삶을 마감할 때 까지 그의 생은 끊임없는 미술에 대한 호기심과 도전으로 가득하다. 전 생애에서 80년 가까이를 미술 창작에 바친 피카소는 회화, 소묘, 조각, 도자기 등 여러 분야에서 무수한 작품을 탄생시킴으로써 20세기 현대미술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한다.

그의 일생은 파격적인 작품과 여성편력으로 호평 속에 혹평과 논쟁도 많았지만 나는 노년이 되어서도 식지 않은 그의 창작열과 실험정신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 팔순이 넘은 나이에 새로운 사조를 시작하는 그의 열정은 남다른 것이기에 나에게 큰 가르침을 주었다.

한 명의 거장을 더 소개하자면 20세기의 대표적인 피아니스트 아르투르 루빈스타인이다. 루빈스타인 또한 96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하는데 90세까지 활발한 연주활동을 펼쳤다. 데뷔 50주년 연주를 성공리에 마친 뒤, 20년 후 은퇴연주회를 할 때 까지 매년 100회가 넘는 연주회 일정을 소화했고, 100개가 넘는 도시를 방문하여 연주회를 하였다고 한다.

한 음악동료는 그의 연주를 듣고 '마치 모든 음악을 처음 연주하듯 연주한다' 고 했는데 노년이 되어서도 연주에 대한 식지 않는 열정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리고 70세 80세를 넘어가면서 루빈스타인의 음악은 생명력과 힘이 더욱 강해진다. 이것은 끊임없는 연습에서 오는 결과 이다.

'하루를 연습하지 않으면 내가 알고, 이틀을 연습하지 않으면 동료가 알고, 사흘을 연습하지 않으면 세상이 안다' 라고 한 그의 말은 명언이 되어 많은 후배 음악인들에게 큰 가르침을 주고 있다.

우리 교단에서 수행과 공부의 거장인 향타원 박은국 종사가 계신 배내청소년훈련원을 자주 찾았었다. 한번은 신정절에 훈련원 법회에 참석 한 적이 있었는데, 법사님께서 종법사님의 신년법문을 교무님들께 몇 번이나 되물으시며 익히시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즐겁고 행복해 보여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

정전 솔성요론 4조에 지식 있는 사람이 지식이 있다 함으로써 그 배움을 놓지 말라고 했다. 여러 거장들의 삶과 모습을 보며 조그마한 지식에 만족하며 게으름을 부리고 있는 내 모습을 반성하게 된다.

〈대종경〉 요훈품 10장에 '큰 도에 발원한 사람은 짧은 시일에 속히 이루기를 바라지 말라 잦은 걸음으로는 먼길을 가지 못하고 조급한 마음으로는 큰 도를 이루기 어렵나니 저 큰 나무도 작은 싹이 썩지 않고 여러 해 큰 결과요, 불보살도 처음 발원을 퇴전하지 않고 오래오래 공을 쌓은 결과 이니라'는 말씀이 있다.

4월 대각개교절의 달이다. 만 생령에게 깨달음을 주시려고 큰 법을 열어주신 대종사께 제자로써 보은 하는 길은 물 샐 틈 없이 짜 놓아 주신 공부법을 잘 받들어 꾸준한 공부의 길을 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예전에 우연히 본 대종사님의 친필'나는 너희들 오직 성불하기만 기도한다'라는 문구를 마음속에 새겨본다.

/강북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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