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수출국 한류로 전환
세계 지성들 한국 주목

▲ 한류는 가장 한국적인 것을 건져 올린 문화다. 가수 싸이 공연과 드라마 대장금도 한류 열풍을 일으켰다.
'한국 21세기 신 르네상스 국가가 된다'는 이 말은 세계의 지성들이 한국을 지칭해서 한 말이다. 세계의 지성들은 지금 동아시아가 문화와 윤리 그리고 인간 삶의 원형을 제시하는 중심에 설 것이라는 예언들을 내놓고 있다. 이런 예견은 우리 원불교 교단에서도 이미 교조께서 말씀해 주신바 있다. 그것은 소태산대종사께서는 일제 강점기 그 암울한 시기에 우리나라 국운을 예견하시기를 "세계정신의 지도국 도덕의 부모국"이 된다고 하셨다. 또 정산종사께서는 "우리나라가 세계의 일등 국가가 될 것이니 그대들의 책임이 무겁다"고 하셨다.

필자의 제목으로 부친 '한국 21세기 신 르네상스 국가가 된다'는 것을 세계의 지성들이 지금 한국의 미래를 보고 예견한 말들이다. 사실 르네상스는 중세의 종교 일변도의 사고와 생활양식에서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새롭게 인식한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은 물질문명의 찬란한 현실 속에서 인간 상실이라는 세계적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여기서 인간을 다시 찾는 범세계적인 르네상스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새로운 시대적 르네상스가 우리 한국에서 일어난다는 것이다.

우리가 대종사께서 말씀하신 "세계정신의 지도국 도덕의 부모국"은 그 당시로는 상상을 초월한 내용이다. 나라도 잃어버리고 우리 글도 잃어버리고 우리의 씨족 사회의 근간이 되는 성씨마저도 잃어버린 그 시절에 하신 내용이다. 그러나 오늘날 21세기를 맞이하면서 우리 국운이 서서히 솟구치기 시작하고 있다. 국운이 솟구치는 현상은 여러 분야에서 나타난다. 이런 현상들을 보고 있노라면 '아 참으로 우리나라가 대단하고 우리 민족이 대단하며 그래서 대종사께서 이 땅 이 민족을 선택하여 오시고 우리 교단을 열어주셨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그 징조의 일단이 바로 지금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한류'다. 한류란 무엇을 말하는가. 한류를 간단히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한류는 문화 수입국에서 문화 수출국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우리나라가 그동안 문화를 수입하다가 오히려 그 반대로 문화를 수출하는 나라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 실례가 '대장금'과 같은 대중문화이다. '대장금'이 이란에서 방영되어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그 후 지금은 세계 50여 개국에서 방영되고 있다. 우리가 제작한 드라마는 한류라는 바람을 타고 지금 세계로 번져 가고 있다.

다음으로 한류는 역수직 문화에서 건져올린 가장 한국적인 것을 말한다.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수직 문화가 무엇인지 알아야 하겠다. 문화가 발달하는 데는 세 가지 단계를 거친다. 처음은 수직 문화 단계다. 이것은 말 그대로 수직으로 내려 받는 문화를 말한다. 자기전통만 고집하는 그런 문화를 말하는 것이다. 이것은 갇힌 문화가 되어서 문화의 꽃이 피지 못한다. 수직문화 단계 이후에는 수평문화단계를 거쳐야 한다. 이 문화 단계는 밖으로부터 문화를 받아들이는 문화를 말한다. 자기고유문화에 이질적인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도 문화의 꽃이 피지 못한다. 그 이유는 혼합문화이기 때문에 정체성이 없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오는 문화 단계가 역수직 문화 단계이다. 이 문화는 밖에서 문화를 받아들이다가 자기본래 문화의 정체성을 찾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자기문화란 이런 것이라는 것을 찾아서 내세운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문화는 새로운 문화로 꽃을 피운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류는 이런 문화이다. 수평문화 과정을 거친 후 자기 전통문화를 다시 찾아서 건져 올린 그런 문화가 바로 한류이다. 즉 가장 한국적인 것을 건져 올린 문화가 지금 불고 있는 한류라는 것이다. 그러면 이런 한류를 만드는 토양은 무엇일까. 그것은 우리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종교 다원주의 현상이다. 종교는 문화의 엑기스다. 문화의 엑기스인 종교들을 우리나라는 모두 받아들여 사상과 생활에 활용하는 지혜를 가진 나라가 바로 한국이라는 것이다.

다음으로 한류는 3세기 즉 300년을 주기로 나타난 역수직 문화의 결과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3세기를 주기로 역수직 문화를 맞이하여 문화의 꽃을 피웠다. 그 처음이 12세기다. 이때는 우리나라가 고려청자를 만들고 금속활자를 만드는 등 세계적인 문화 중흥기를 맞이한다. 청자를 만든 민족은 중국과 한국뿐이요, 거기에 상감 청자를 만든 유일한 민족이 바로 한국이다. 다음 3세기 후 15세기다. 이 시기는 세종대왕 때로 바로 우리 문자인 한글을 창조하는 세계적인 쾌거를 성취하게 된다. 한글은 세계적인 언어학자들이 칭송하기를 인간이 만든 꿈의 문자라고 극찬한다. 그리고 한류를 타고 한글은 홍익 한글로 거듭나고 있는 중이다. 다음 3세기 후 18세기다. 이때는 영조·정조시대로 판소리라는 우리 고유의 음악을 만들고, 진경산수화, 또 유학은 실학이라는 실용학문으로 거듭 태어난다.

그 다음 3세기 후 그 때가 바로 21세기 지금이다. 이처럼 한류는 우연히 생긴 것이 아니라 역사적인 순리에 따라서 생겨난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류는 대중문화이다. 미국의 CNN에서는 이런 보도를 한 적이 있다. "한류로 통칭되는 대중문화가 아시아와 세계를 휩쓸면서 한국이 동양의 헐리우드로 올라섰다" 대단한 칭찬이다. 이제 가장 한국적인 대중문화는 가장 세계적인 문화로 나가고 있다. 가수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세계를 제패하고 그 제2탄으로 '젠틀맨'을 내 놓았다. 놀라운 일이다. 그러나 한류는 대중문화에 머물지 않는다. 제2차 한류는 한국의 고급문화다. 즉 의·식·주로 불리는 인간생활의 보편적인 생활이 문화이며 이런 한국의 의식주를 비롯한 고급문화가 제1차 한류가 내놓은 고속도로를 타고 세계로 나간다는 것이다. 지금 이미 세계인은 한국의 음식을 주목하고 있다. 21세기 중반에 이런 한류가 다시 불 것이라 믿는다. 한류의 마지막은 사상과 이념이다. 즉 그동안 한민족이 키워온 이념과 사상이 세계적인 보편 사상이 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한류를 키워온 결정적인 역할은 종교 다원주의다. 우리나라는 비옥한 종교적 토양을 가지고 있다. 어떤 종교이든 받아들여 이 토양 속에서 새로운 종교로 발전시켰고 그것이 세계의 모든 문화를 종합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든 것이다.

그러면 세계의 지성들이 한국을 어떻게 보는 가 살펴보자. 독일의 언어학자 베르너(Verner) 4세는 "서양이 20세기에야 이룩한 음운이론을 세종은 5세기나 앞서 체계화하였으며, 한글은 전통 철학과 과학 이론이 결합한 세계 최고의 글자라"고 극찬했다.

또 녹색 운동 창시자 루돌프 스타이너(Rudolf Steiner) 박사는 "인류문명의 대전환기에는 새로운 삶의 원형을 결정할 원형을 제시하는 성배의 민족이 반드시 나타난다. 그 민족은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깊은 영성, 거듭되는 외침과 폭정에 억압되고 그 이상은 쓰라린 내상을 간직한 민족, 지중해 중심 문명의 전환기에 나타난 민족이 이스라엘, 그러나 오늘날은 한국이다."라고 했으며, 또 미국의 예일대학 역사학 교수인 폴 케네디(Paul M. Kennedy) 교수는 일본 동경대학교 강의 후 "동아시아가 21세기 세계의 중심이 된다고 하는데 과연 동아시아에서 어떤 나라인가?"라는 질문에 "네버 제팬(never Japan) 네버 차이나(never China), 메이 비 코리아(may be Korea)"라고 대답했다.

세계의 지성들은 이처럼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대종사께서 말씀하신 도덕의 부모국 정신의 지도국이 바로 지금 이처럼 준비되고 있다. 교도님들 용기를 가지자. 우리 교단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국운 따라서 멀지 않은 장래에 인류의 보편 문화와 윤리로 자리 잡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교화대불공을 하여 원불교 100년을 맞이하자.
▲ 이성택 교무 / 학교법인 원광학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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