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신종교 사회학적 연구와 과제

"'신종교'란 정태적인 집단이 아니다. 급격한 사회변동에 따른 정체성 위기에 대한 대응운동으로써의 성격이 강하다"

3일 원광대 종교문제연구소 주최로 열린 춘계학술대회에서 노길명 고려대 명예교수가 밝힌 내용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종교는 하나의 운동적 성격 즉 '집합행동(collective behavior)'의 성격을 지녔다. 그는 사회학적 연구에서 '집합행동이론'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신종교의 사회학적 연구는 사회학의 관점과 이론 그리고 방법론을 '신종교'에 적용시키는 것을 말한다"며 "때문에 종교사회학의 연구내용과 동일하다. 종교사회학의 주된 관심은 종교문화와 종교 구조의 관계, 종교문화와 세속 문화의 관계, 종교문화와 세속적 사회구조의 관계, 종교구조와 세속문화의 관계, 그리고 종교 구조와 세속문화의 관계 등으로 집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회학자들은 종교의 본질보다는 종교와 사회 간의 관계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는 뜻이다.

그는 "일반적으로 사회학자들은 신종교를 '새로 등장한 종교'라는 관점보다는 제도화의 정도가 낮은 '불안정한 종교'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경향을 나타낸다"며 "이런 경향은 사회학자들이 '신종교'를 '종파(宗派, Sect)'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려 하거나 '천년왕국운동(Millenarian Movemets)' 또는 '메시아운동(messianic movemets)'으로 접근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언급했다.

신종교 정의에 있어 그는 4가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첫째 신종교를 정의하는 데 있어 제도화의 정도와 함께 역사성이 포함돼야 한다"며 "1860년에 등장한 '동학'을 한국신종교의 효시로 삼는 데 동의하는 것처럼 명확한 조직체계나 교리체계를 갖춰야 한다. 반면 19세기 신종교운동에 영향을 끼쳤던 '미륵신앙운동'이나 '비결신앙운동'은 신종교 범주에 포함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이 운동은 '천년왕국운동'과 같은 성격을 분명히 지녔다"고 말했다. 둘째로 그는 "동학 이후에 등장한 종교들을 모두 '신종교'라는 카테고리로 범주화 할 수 없다"며 그 이유로 "종교제도화에 대한 일반이론을 도출하는 데 어려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셋째로 그는 "'종파' 규정에 따른 문제이다"며 "기성종교에서 분파된 종단들 모두가 종파적 성격을 지닌 것은 아니고, 교파나 종파와 '천년왕국운동'의 구분이 쉽지 않기 때문에 이들을 신종교 범주에 포함시킬 수 없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탈현대사회에 확산되고 있는 '신영성운동(new spiritual movement)'에 관한 것이다"며 "이런 종교현상은 개인주의적 영성운동의 성격을 지니며 물리적 시설이나 교계제도 등은 지니지 않았지만 영적인 종교적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때문에 '대체종교' 내지는 새로운 종교 흐름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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