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병든 사회와 병든 개인 불가분 관계
소유적인 삶에서 탈피해야 행복

▲ 장오성 교무 / 경기인천교구 송도교당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우리 사회를 행복과 웃음이 넘치는 건강한 낙원으로 만들어 놓겠습니다."

우리 사회는 지금 울타리 없는 종합병원이 되어버렸습니다. 먹을 것, 입을 것, 배울 것, 살 곳이 다 갖춰졌는데도 여전히 배고프고 배 아프고 여기저기 아픕니다. 우울감이나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자살충동을 느끼거나, 그것을 단행, 혹은 계획하고 있는 사람이 지금 이 순간도 얼마나 많을까요? 불안, 분노, 따돌림, 신체적 언어적 폭력, 성폭력, 절도, 방화, 각종 중독, 살인, 나태, 의뢰, 잘난 척, 열등감, 탓, 원망, 탐욕, 이기심, 책임전가, 비난, 모함, 상납, 특혜…. 우리 각자도 우리 사회도 병이 참 많고 병증도 아주 깊습니다.

이렇게 마음이든 몸이든 병들어 아파하는 여러분들과 우리 병든 사회를 다 고쳐내고 더 이상 병 없이 건강하고 살만한 곳으로 만들어 줄 방법이 제겐 있습니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이것부터 단행할 것입니다. 그 핵심은 교육을 바꾸는 것입니다. 학교는 물론이요 가정과 사회의 모든 교육의 가치를 바꿔놓겠습니다. 그 방법은 이렇습니다. 아이들이 말을 배우고 익히는 시기부터 고등학교까지 교과목의 절반 이상을 공존하는 법, 상생하는 법, 인간관계, 행복, 문제해결 등 '인간과 행복한 삶'에 관련한 과정으로 편성하는 것입니다.

우리사회 행복과 웃음이 넘치는 건강한 낙원으로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프랑스혁명이 언제 일어났고, 그들의 왕조가 어떻게 변천되었고, 영국의 헌법의 이름이 뭐고 루트니 시그마니 하는 수학문제들이 뭐가 그리 중요해서 우리는 그토록 긴 시간을 죽을 만큼 힘들게 공부하고 외워대며 살았는지 참 헛웃음이 나옵니다. 프랑스나 영국의 아이들은 한국의 왕조를 그렇게 책이 뚫어져라 밑줄 그어가면서 외우고 그 결과로 인해 울고 웃고 그러지는 않는데 말이지요. 물리나 수학시간에 배운 내용의 대부분은 이 나이 되도록 모르고 살아도 아무런 지장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고등학교 과정까지는 기초적인 내용들만 가르치고 그 분야에 더 깊이 관심 있는 사람은 대학에 들어가서 전문적으로 배우도록 할 것입니다. 그것들을 뺀 자리에는 모든 사람이 공통적으로 힘들어하는 문제, 즉 인간의 삶에 대한 내용이 들어서야 합니다.

사람은, 그리고 남녀는, 어떻게 서로 같고 다른지, 어떻게 서로 배려하고 모든 방면에 어떤 방식으로 도움을 주면서 살아야 하는지, 자신이 가진 자원들을 무엇을 위해 어떤 방식으로 사용해야 하는지,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사는 법, 자기 내면의 문제든 인간관계속의 문제든, 상황의 문제든 모든 문제들이 생길 때 어떻게 해결해 가야 하는지를 세부적으로 과목을 정해 학습하는 것입니다. 그 내용들을 배우고 외우고 경험을 나누고 토론하고 피드백하고 그런 것을 얼마나 잘 수행하는가를 가지고 시험보고 평가하는 것입니다. 그런다면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직면하는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도 없어질 것이고 가정에서도 공부 가지고 스트레스 주고받는 시간에 사람답게 하는 일에 더욱 치중할 것입니다. 가족 간의 대화와 웃음이 절로 많아지고 학교폭력이니 따돌림이니 우울증이니 불안감이니 자살이니 하는 것들이 다 사라질 것입니다. 병의 근원이 없어질 것이니 그토록 큰 병원들이 꽉꽉 들어찰 일도 없어질 것이며, 분쟁과 싸움을 스스로 해결해 버리니 경찰서와 교도소가 할 일이 없어질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최고의 가치가 인간의 행복한 삶이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런 사회에서는 무조건적인 경쟁으로 정신력을 소진할 필요가 없게 될 것입니다. 없는 소질들을 개발시키느라 이 학원에서 저 학원으로 매일매일 과정활동을 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각자가 가진 소질을 서로 발견해주고 길러주어서 그것으로 공익을 위해 기여하고 보은하는 자원으로 삼아서 자기 삶에 보람과 가치를 더하며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삶의 행복지수는 무등등한 것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여러분은 GNH(gross national Happiness)를 아십니까? 왕추크라는 국왕이 도입한 부탄의 국정 운영 철학입니다. 한 나라의 부를 측정하기 위한 지표로 전 세계가 사용하고 있는 GNP나 GDP의 P(product)대신 H(happiness)를 넣은 것입니다. 1972년에 17세의 나이로 국왕이 된 왕추크는 "무엇이, 어떻게 하는 것이, 우리 국민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를 모든 의사결정의 최고 화두로 정하고 34년간 그 철학으로 국정을 이끌었습니다. 그 20대의 젊은 국왕은 머리가 희끗희끗한 할아버지뻘 되는 각국 수뇌들의 눈을 똑바로 보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GNP보다 GNH가 중요합니다." 경제력과 국가인지도를 높이는 일에 열을 올리고 있던 수뇌들에게 일침을 가하며 처음으로 GNH를 언급한 국왕이 된 것입니다. 1인당 GDP가 1천 2백달러 정도인 가난한 나라 부탄이 세계 행복지수에서 경제대국이나 선진국들을 제치고 항상 최 상위권에 오르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자살률이 세계 1위인 우리나라 대통령이, 혹은 제가 그 자리에서 나름 부유한 나라라고 목에 힘주고 있는 모습을 보면, 아마 부탄의 젊은 국왕은 씁쓸한 웃음을 머금고 이렇게 묻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당신이 이끄는 한국의 국민들은 행복하다고 합디까?"

소유에만 가치를 두는 사회에서는 개인과 사회는 각종 비리가 전염병처럼 퍼지게 되고, 그 속에서 선량하고자 하는 약한 개인들은 어쩔 수 없이 만성적인 사회의 질병에 합류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저는 핵심적인 교과목의 내용과 근거를 사은사요 삼학 팔조에 둘 것입니다. 그것으로 만들어낼 과정은 실로 무궁무진합니다.

병든 사회와 병든 개인은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개인의 문제와 병은 자성에 바탕한 삼학으로 고쳐가게 하고 사회의 병은 사은 사요에 기초하여 완치되도록 할 것입니다. 여러분들 역시 자신의 삶을 운영하는 대통령들이고, 가정을 운영하는 대통령들이고, 어떤 단체나 사업체의 지도자들이고 대통령들입니다. 누구나 자신을 비롯한 누군가의 지도자이고 대통령이 되시는 분들은 이와 같은 가치와 목표를 가지고 이 지상에 낙원을 만들어가는 일에 함께 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저를 믿고 밀어 주시면 그런 낙원을 앞당길 수 있습니다. 저는 기호 ?번입니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