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홍빛 맑은 수색과 매혹적인 맛과 향, 사가와 홍차가게

▲ 꽃차가 주는 생명력으로 기적같은 삶의 회복과 치유가 일어날 것 만 같다.
군산 영화동에 위치한 나포리 홍차가게 군산 사가와점은 세계 명차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전문 티마스터들이 해주는 녹차 한잔, 보이차 한잔, 홍차 한잔을 통해 일상의 휴식과 치유를 받을 수 있는, 마음에 특별히 아껴두고 싶은 곳이다.

사가와 홍차가게 메뉴

우전, 세작, 중작, 황차의 녹차가 사가와의 품격을 전한다. 찻잎의 배합 정도에 따라 단일 종류의 찻잎만을 사용하는 스트레이트 티(Straight tea)는 아미드 다즐링과 아마드 아쌈, 헤로게이트 아쌈이 있다. 두 종류 이상의 찻잎을 블렌드(배합)해 제조한 블렌드 티(Blended tea)는 헤로게이트 잉글리쉬 블랙퍼스트만을 사용한다. 종류만 보고도 좋은 원료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 빠르게 알 수 있다.

가향차(Flavoury tea)도 빼놓을 수 없다. 딸기, 사과, 복숭아 등의 과일 또는 꽃잎 같은 첨가물을 넣어 향을 낸 가향차는 트와이닝 얼그레이, 아마드 애플 티, 아마드 스트로베리, 아미드 피치 앤 패숀 등이 있다. 헤로게이트 레몬 앤 오렌지와 니나스 블렌드, 크와이닝 레이디 그레이도 그 향과 맛이 생생하게 살아있다.

'쥬 템므'차는, 니나스 블렌드 계열의 베스트셀러이다. 프랑스어로'사랑해요'라는 뜻처럼 카라멜과 바닐라 향이 향기롭다.

'떼드방돔'은 자몽과 오렌지 향, 금잔화의 일종이 마리골드가 블랜딩된 차도 오후의 나른함을 맑고, 뽀송뽀송한 행복으로 전한다.

뭐니 뭐니 해도 사가와의 특별함은 '오후의 차(Afternoon Tea)'이다. 영국인들은 매일 오후 4~6시 사이에 홍차와 함께 케이크나 구운 쿠키 등을 곁들이는 '애프터눈 티'를 즐긴다. 사가와에선 홍차와 다양한 디저트 트레이(쿠기, 핑거샌드위치, 마들렌, 브라우니, 컵케익)로 오후 한낮을 달콤 쌉싸름하게 만들어 준다. 사가와만의 트랜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오후의 차'는 하루 전 예약이 필수이다.

홍차를 즐길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다식(茶食), 티 푸드(tea food)다. 영국인들은 '차와 다식이 입 안에서 섞이며 만들어내는 특별한 맛을 즐기는 것이야말로 생활의 가장 큰 행복'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가와점의 김다솜 지점장(22·나포리교당)이 선보이는 티 푸드도 이미 입소문이 나있어 단골 고객이 많다. 직접 굽는 마들렌과 크렌베리 쿠키, 특히 따근 따근한 플레이 스콘은 '영국에서 먹어본 맛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고객 평을 받고 있을 정도다.
▲ 나포리 홍차가게 군산 사가와점. 전문 티마스터들이 전하는 차 한잔을 통해 마음을 쉴 수 있는 '마음 쉼'의 공간으로 특별히 아껴두고 싶은 곳이다.
일본식 목조건물 '사가와 가옥'

홍차가게 에서 일본식 목조주택으로 향하는 문을 열면, 아기자기한 정원과 작은 못을 만날 수 있다. 군산에 남아 있는 적산가옥(敵産家屋·광복 후 일본인들이 남기고 간 건물)에는 그 아픔의 역사가 고스란히 배어 있다. '사가와'라는 이름은 집 안에 있는 철제금고의 상표명 'SAGAWA'에서 따왔다.

일제강점기에 이 집은 전당포로 운영됐다고 한다. 전당포였던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사가와 금고'가 눈에 띄었다. 당시 담보로 맡겨진 물건을 보관했던 창고의 두꺼운 철판은 그대로 남아 방문이 됐다. 창문에 붙어 있던 두꺼운 덧문은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다.

이 집 여주인장 유희주 씨는 그가 열세 살 때 이사를 왔다고 했다. 당시 면장이었던 그의 아버지는 이 집이 일본인이 운영하는 전당포였다는 사실을 알고 큰 관심과 호기심을 갖고 집을 구입했다. 그 뒤로 집은 다양한 세월의 풍파를 겪었다. 일부가 헐려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다행히 기본적인 틀은 변치 않고 남았다.

일본식 만살창(창살이 가로세로로 촘촘한 창)으로 스며드는 햇살은 나뭇잎의 연 초록 빛을 띠는 듯했다. 5층석탑과 잘 손질되어진 정원은 안주인의 고택에 대한 애정을 말해주고 있었다. 시대의 아픈 시간들을 힘겹게 버텨온 일본식 가옥과 정원을 둘러보는 특별함도 사가와 홍차가게 만의 특색이다.
▲ 사가와 에서 선보이는 다양한 차는 오후의 나른함을 맑고 뽀송뽀송한 행복으로 전한다.
차와 휴식, 스토리텔링

군산 사가와점은 나포리 홍차가게 2호점으로 군산 나포리교당에 본점을 두고, 3호점이 익산에 있다. ㈜새봄의 종달새 나포리 홍차가게가 영업 매장으로 오픈을 하는 이유가 있다. 차를 통해 소통과 이해의 만남을 갖고, 꽃차가 주는 치유의 생명력과 각자 존재의 고귀함을 깨닫게 하는 치유와 힐링으로의 권선 개념이다. 대중 속에서 실현하는 처처불상 사사불공의 간접 교화의 장이 되는 것이다.

취재하는 동안 세심한 안내와 배려를 아끼지 않았던 나포리교당 김선림 교무가 '스토리텔링을 통한 불공법'을 전한다.

그는 "나포리교당 홍차가게를 통해 생활 속의 차, 문화속의 차가 주는 행복과, 나눔, 건강, 예의, 소통을 우리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했으면 합니다. 마음을 쉴 수 있는 마음 쉼의 공간이기를 바라지요." 그는 나포리 홍차가게가 앞으로 힐링 티 하우스(healing tea house)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라고 있다.

찻자리 미학을 통해 우리의 이 순간이 잊혀 지지 않는 최고의 순간임을 깨닫는 것. 사가와 홍차가게에서 꽃차가 주는 생명력을 느껴보면 삶의 회복과 기적 같은 치유가 일어날 것 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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