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감은 시원하고 상쾌합니다"
아토피, 알레르기성 피부에 도움
원피스, 이불, 양말, 속옷 등 다양

▲ 계호명 대표와 그의 부인 홍승애 씨.
▲ 다채로운 인견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홍승애 풍기인견 매장 모습.
최근 웰빙 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 있다. 목재 펄프에서 추출한 셀룰로오스 섬유다. 바로 비스코스 레이온이라 불리는 자연 섬유인 인견(人絹)이다. 인견은 촉감이 부드럽고 가볍고 시원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같은 인견을 제대로 알려면 풍기를 가라고 했던가. 봉현농공단지를 거쳐 영주시 풍기읍에 접어들자 주변에 인견을 판매 하는 곳이 즐비했다. 전국의 85%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인견의 집산지 임을 알수 있었다. 풍기파출소 건너편 사거리에 위치한 홍승애 풍기인견 전문점에 들어서자 다양한 제품들이 눈에 띄었다. 블라우스, 원피스, 티셔츠, 이불, 양말, 모자, 속옷 등이다. 인견소재 제품의 본산이라 할 만 하다.

인견제품을 만든지 20여 년이 되는 계호명(54) 대표는 전시되어 있는 제품의 특징에 대해 자상히 설명했다. 그만큼 인견제품에 대해서는 일가견이 있다는 것이다.

"인견은 인체의 땀 흡수와 발수가 매우 빠릅니다. 촉감은 시원하고 상쾌하며 정전기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불의 경우 면 이불과 달리 1주일을 사용해도 깨끗합니다. 집 진드기에도 강하고 먼지도 거의 털리는 장점이 있습니다. 속옷은 꿉꿉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아토피나 알레르기가 있는 고객들에게는 화학 염색이 안된 인견 생지원단을 권하고 있다. 아무래도 화학성분에 민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의 이런 배려는 인견에 대한 오래된 애정이기도 하다. 그는 제품을 착용하고 사용해 본 경험과 고객들의 칭찬에 바탕해 더 향상된 건강 제품을 만들기 위해 다각도로 연구하고 있다.

"인견은 여린 피부를 가진 갓난아기부터 연로하신 어르신들에게도 더 좋은 상품입니다. 나무의 특성으로 인해 천의 성질이 차서 몸에 열이 많은 분들에게도 좋습니다. 또한 통기성이 좋아 땀띠를 예방합니다. 에어콘이나 선풍기 앞에 있으면 소름이 돋을 정도입니다."

그는 풍기인견이 가을, 겨울 실내복과 잠옷으로도 호평을 받고 있다는 것을 은근히 자랑했다. 그는 부친이 1976년 설립한 제직공장에서 나오는 상품이 안되는 원단으로 조끼와 잠옷을 만들어 입어본 경험의 일면이었다. 그 시원한 느낌 그대로 고객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것이다.

"예전 아버지 밑에서 일할 때 제가 만들어 입은 옷이 너무 좋았습니다. 1990∼1991년 상계동에 있는 건영옴니버스에서 이불과 물빨래가 가능한 인견 잠옷을 판매해 선풍적 인기를 얻은 적도 있습니다. 그러다 국가 섬유산업의 구조조정으로 부득이 문을 닫게 됐으나 다행히 디자인을 전공한 아내(홍승애) 덕분으로 지금은 제가 해 보고자 했던 인견사업을 지속할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건강에 좋은 인견 제품을 1%의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입혀보고 싶은 것이 바람입니다."

그는 이를 위해 도시여성들을 위한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기도 했다. 지난해 홍승애 2013 S/S 컬렉션을 열기도 했다. 풍기 인견이 잠옷이나 실내복으로 인식되어 오던 패션시장의 인식을 불식시키고 고급화된 옷으로 승화된 모습을 알리기 위해서다. 또한 여의도광장에서 6회째 지역경제활성화 일환으로 풍기인견 판매 홍보 행사를 한 것도 각자 특색에 맞는 옷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

"아직도 풍기 인견이 촌스럽다고 생각을 하고 있으나 10여 년 정도 옷을 만들어 이만큼이라도 성장시켰습니다. 그전에는 원단이 줄어들고 늘어나는 단점이 있었으나 지금의 원단은 구김이 적고 옷 모양이 잘 나옵니다. 인견소재의 건강과 관련된 기능성 특성을 널리 전파하고자 합니다."
▲ 풍기 인견 원단.

이러한 풍기인견은 2008년 공산품(직물부문)으로는 한국능률협회인증원으로부터 웰빙인증을 획득했다. 2009년에는 전국 소비자들이 직접 뽑는'대한민국 퍼스트브랜드대상'을 수상했다. 2012년에는 5년 연속으로'특산명품웰빙인증'을 받았다.

그는 이에 발 맞추어 지난해 중국, 홍콩, 대만에 홍승애 풍기인견 상표등록을 출원한데 이어 올해 미국과 일본에 상표등록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나무가 주는 선물이라는 뜻을 지닌 법인 '아르볼레'를 만들었다. 그러나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인견은 원단자체의 특성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맞는 옷을 만드는데 애로 사항이 있습니다. 실이 매끄럽기에 꼼꼼하게 바느질을 해야 합니다. 비싼 원단가격으로 인해 품 값밖에 받지를 못하지만 건강을 생각하면서 옷을 만들고 있습니다. 고객들이 좋아하니 저도 보람을 느낍니다."

그와 함께 인견 공장과 풍기인견홍보전시관을 둘러보면서 풍기 인견의 역사를 가늠했다. 풍기는 현재 인구 2만 미만의 인구에 불과한 작은 읍이지만 그의 염원이 어려있는 곳이기도 하다. 1930년대, 〈정감록〉의 10승지 중 1승지인 풍기를 찾아 내려온 이북 주민들의 인견 역사를 그가 계승 발전 시키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다.
▲ 인견 원단을 생산하고 있는 제직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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