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를 오래 다닌 교도 중에서도 원불교에서 무엇을 믿느냐고 하면 대답하기를 어려워하는 교도들이 많이 계십니다.

원불교는 마음공부하는 곳이라고 말해야 할지, 일원상을 믿는다고 해야 할지, 법신불을 믿는다고 해야 할지, 사은님을 믿는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불상이 아닌 부처님의 심체인 진리를 믿는다 해야 할지 순서를 잡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내가 확실히 이해되지 않고 소화되지 않은 내용을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교당에서 배운 순서대로 한번 설명해 봅니다.

원불교는 '○'을 믿습니다. '○'은 진리이며 이것을 일원상이라고 표현합니다.

일(一)은 둘이 아닌 하나라는 뜻입니다. 상대적인 하나가 아닌 절대적 개념입니다.

원(圓)은 모든 것을 다 갖추었다는 뜻입니다.

상(相)은 의미, 모양, 상징입니다.

불교에서는 진리를 법신불이라 하고, 유교에서는 무극 혹은 태극, 도교에서는 도라 하고, 천도교에서는 한울님, 기독교에서는 하나님, 이슬람에서는 알라신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더 근본으로 들어가서, 왜 종교를 믿을까요?

사람은 몸의 편안함(복)과 마음의 편안함(樂)을 추구합니다. 이것이 잘 되어지지 않을 때 괴롭고 스스로 해결되지 않을 때 신앙을 통해 극복하려 합니다.

곧 신앙은 심신간 복락을 구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 복락을 주시는 대상이 일원상이며, 그 내역을 사은이라고 하며, 사은의 내역은 우주만유입니다. 지금 이 순간 나와 관계되어 있는 모든 것이 다 부처님임을 믿고 항상 청정한 마음과 경건한 태도로 살아가고 직접 천만사물에 불공함으로써 현실적으로 복락을 구하는 것이 원불교 신앙의 태도입니다.

'○'이 저 법당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나와 관계하고 있는 상대에게 있으니 상대에게 불공함으로써 직접 복락을 구하며, 더 나아가 '○'이 나의 심신작용을 할 때 사용하는 것임을 알고 실천하는 것이 곧 원불교에서 '○'을 믿는 본의입니다.

잠시 생각을 멈추고 깊게 호흡하며 마음을 가다듬으신 후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나에게 일원상은 무엇인가?

교전속의 해석이 먼저 떠오르나요? 아니면 부모의 사진처럼 경건한 느낌이 먼저 나오나요?

없어서는 살 수 없는 은혜에 대한 감사함이 먼저 나오나요?

신앙의 출발은 지식이 아닌 경건함과 간절함입니다.

<삼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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