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들의 훈훈한 동행, "우리는 한 가족입니다"
정성어린 바자 성금으로 교당 건축
지역사회 함께 하는 '동네교화' 모토

▲ 문화교당 법사·법호인들이 원불교100년성업 정진 기도를 하고 있다.
오고싶은 교당, 공부하는 교당, 봉공하는 교당, 변화하는 교당이 있다. 이런 교도들의 모습이 그대로 카페에 담겨 있는 문화교당을 찾았다. 16일 교당 예회는 교화단 중급과정 교리훈련이 있었다. 훈련이 끝난 후에는, 법사·법호인들이 모여 원불교100년성업 정진 기도식을 진행했다.

교도들과의 자연스러운 만남의 자리는 교당 30년, 대소사를 함께 나눈 교도들의 환담으로 이어졌다.

최병오(75) 교도는 자신의 변화를 이야기했다. 그는 "본래 욕심이 많은 사람인데 우리 교법을 공부하면서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사회에 힘닿는 대로 봉사하고 싶고, 또 도와주고 싶은 맘이다"고 속내를 전했다. 30여년의 신앙수행 속에서 그는 자신을 내려놓고, '함께' 하며 '나누는' 공부를 유념삼은 것이다.

말없이 식당에서 교도들의 점심 공양을 하고 설거지까지 마무리 한 서인교(62) 교도는 경찰직에 근무했던 남편이 쓰러진 뒤, 스스로 교당을 찾아왔던 힘들었던 시절을 이야기했다. "교당에 와서 교무님 설법을 들으면 마음에 힘이 생겼어요. 얼마 전에는 남편과 만덕산에 갔었는데, 너무 좋다고 표현하는 거예요. 오늘 교당 가려는데 남편이 함께 가고 싶다고 해서 같이 나왔어요. 전혀 바깥출입을 안하려던 남편이었는데, 너무나 감사해요" 불편한 남편을 환대해준 교당 식구들에게 감사함을 전한 그의 눈시울이 불거졌다. 교도들은 가족 교화까지 이끌어낸 그의 오롯한 정성에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내줬다.
▲ 문화교당은 교도들의 단결을 알아줄 정도로 한 가족 같이 지낸다.

문화교당의 대표 브랜드라 할 수 있는 '된장' 이야기가 빠질 수 없었다.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27~8년 전 일텐데, 처음에는 부침개를 만들어서 팔았어요. 솜리어린이민속큰잔치 때, 후라이팬 6개에 전을 부쳐서 팔았는데 잘 팔렸지요. 그다음에 된장을 만들어 팔았는데, 콩 삶아낼 큰 솥이 있기를 하나, 처음에는 고생 많이 했지요"

문주양(75)교도는 제대로 된 된장을 만들기 위해 영광으로, 김제로 다니면서 배우던 시절 이야기를 전했다.

'된장' 이야기가 나왔으니 '된장 항아리' 이야기도 곁들여졌다. "지금 교당에 있는 된장 항아리들이 20여 년 전부터 집집마다 다니면서 가져온 항아리들이예요" 교도회장인 박도삼(65) 교도는 마을 통장일을 하면서 집집의 항아리들에 눈독을 들여놨다. 마을뿐만 아니라 '항아리가 있다'는 소문만 들리면 고창과 정읍까지 달려가 트럭에 실어 교당에 날랐다. 그렇게 모아진 항아리들이 지금도 요긴하게 제 몫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기계화가 됐지만, 초창기에는 콩을 삶아서 메주를 만들면, 교도들이 집집마다 가져다 걸어놨었지요"

유묘진(64) 교도가 '메주'이야기를 할 때는 실로 초창기 교당 생활이 실감나기도 했다. 임피에서 농사짓는 콩을 직거래로 사다가 5~6년 간수를 뺀 천일염을 사용하기 때문에 문화교당 '고추장 메주가루'는 '뜬내가 안나고 꼬순 맛'에 바자 때마다 최상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문화교당 생강가루역시 초창기에는 교도들이 20kg씩 일일이 손으로 까서, 말려서, 가루로 만들어 바자에 내놓았다. 대전에서 차를 가지고 와서 사가지고 갈 정도로 소문이 난 봉공회 효자상품이다.

조항열(58) 교도는 문화교당 교도들의 '단결'을 이야기했다. 그는 "처음 교당을 짓고 빚이 있었는데 교도들이 '불사를 한 번 더 하자'는 마음으로 등을 달기로 했어요. 한 등에 10만원 이었는데 20여일을 꼬박 등을 만들었을 정도로 전 교도들이 마음을 냈지요. 그때 모은 성금으로 빚도 갚고 이자도 갚았어요." 문화교당하면 교도들의 '단결'을 알아줄 정도로, 교도들은 지금도 한 가족 같이 지낸다.

이렇게 교도들의 손길 하나하나가 보태져 모여진 바자 성금으로, 한 채로 시작했던 건물을 3 채로 늘려 교당을 짓고, 부지를 사서 주차장을 만들고, 봉고차를 샀다. 얼마 전에는 방 4개 거실 1개인 교당 별관을 매입했다.

올해 30주년을 맞는 문화교당은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동네교화'를 모토로 하고 있다. 지난해 제1회 동행음악회를 시작으로, 30주년 행사에도 지역민과 '동행'하는 조촐한 행사를 기획 중이다. 새로 매입한 교당 별관 '동행관'도 지역주민들과의 협력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다.
▲ 최경도 교무.

지난해 부임한 최경도 교무는 '정신개벽의 기수요 심전계발의 산실이며 생활 협동하는 삶의 터전으로 제생의세하는 공부인들이 모인 열린 도량(道場)'으로의 교당을 위해 교도들과 마음을 모으고 있다. 그는 "교화단을 통해 교단이 혁신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또 '마음공부하는 조직이 교화단'임을 강조했다. 매주 수요일 마음공부대학을 개설해 제1기 1학기 종강식을 마치기도 했다. 각 법위별로 교리훈련도 꼼꼼하게 챙기며 교도들의 심전계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교화단과 법위별 이수과정을 통한 교리훈련으로 교화 실적을 보이겠다는 그의 열정이 전해졌다.

세간의 보살이 되어 감사생활하는 신앙인, 정진적공하는 수행인, 보은 불공하는 봉공인이 되고자 다짐하는 교도들의 얼굴이 유난히 밝고 희망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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