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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bs 원음방송 '둥근소리 둥근이야기가 개편 이후 다채로운 코너를 선보이고 있다.
wbs 원음방송 간판프로그램 '둥근소리 둥근이야기(이하 둥둥)'가 새로운 식구들을 맞은지 세달째다. 원음방송 개국과 함께 이어온 역사, 종교간의 화합을 다룬 컨셉으로 늘 주목을 받아왔던 '둥둥'의 변신은 어떤 모습일까. 늘 '이보다 더 화합할 순 없다'였던 둥둥, 그러나 확연히 달라진 둥둥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었다.

원불교와 가톨릭, 개신교, 불교 청년들이 한 자리에 모인 '둥둥'의 월요일 코너 '청년세대! 종교를 Talk'는 '새로운 둥둥'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주로 대학생인 청년들의 주제 또한 거침이 없다. 청년 신앙인들의 연애관, 종교의 헌금, 무속신앙, 군대와 출산 등 예민하고도 현실적인 주제로 토크가 펼쳐진다. '어디까지 얘기해야될지 모르겠다'던 청년들은 이제 질문지에 없는 돌발질문에도 척척 답할 정도.

"처음에는 어색하게 눈치보던 청년들이 이제는 자기들끼리 따로 만나기도 해요. 또래인 임지혜 작가가 청년들과 이야기하며 주제를 발굴해내요. 이 시대의 종교청년들의 진짜 이야기, 진짜 고민들을 통해 종교가 나아가야할 길을 비춘다는 데 뜻이 있지요."

이런 참신한 기획은 처음 '둥둥'을 만든 박종훈 PD(분당교당)이기에 가능했다. 원기83년 기획부터 진행까지 맡았던 그, 이후 서울로 옮기며 송지은 교무가 12년동안 맡아왔다.

올해 4월 개편을 맞아 다시 사령탑을 맡은 박종훈 PD. 말하자면 3기를 맞아 그동안 무르익은 기반 위에 세상에 없던 도전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원음방송은 몰라도 둥둥은 안다' 할 정도로 명성도 기대도 큰 '둥둥', 12년만에 다시 만난 기쁨도 기쁨이지만 부담감도 적지 않았다.

"특히 진행자 섭외가 힘들었어요. 여러 종교에 대한 이해도 있어야 하고, 게스트 초대가 많으니 유연하고 위트있게 대화를 이끌어야하죠. 김성수 문화평론가를 추천받고 아, 이 분이다 싶었어요. 삼고초려도 불사할 생각이었지요."

다행히 '둥둥'에 출연한 적이 있었던 김성수 문화평론가는 "와서 보니까 내 생각보다 더 재미있겠더라"며 '쿨하게' 합류했다. 서강대 철학과 시절부터 종교학과 종교다원주의에 관심이 있었던 그는 특히 "게스트를 섭외하면 둥둥을 다 들어보고 오시는데다가 이미 열린 마음으로 스튜디오에 앉는 모습에서 늘 감동과 보람을 느낀다" 고 말했다.

종교 청년들의 솔직한 이야기와 함께 '둥둥'이 야심차게 준비한 목요일 코너도 화제다. 여성 성직자와 여성신도들의 진솔한 이야기 '여성과 종교'에서는 종교계 내부의 불편한 남녀불평등이 다뤄진다.

정숙자 목사의 개신교 내 남녀불평등 현실, 카타리나 수녀의 성공회 여성성직자들의 위상 그리고 교단에서는 민성효 교무가 '교단 내 남녀평등권리'를 이야기했다. 금요일 '종교계 HOT 이슈'에서는 한주간 종교계 핫이슈를 선정, 당사자나 그에 관한 전문가를 직접 만나는 코너다.

이제까지 신임 선출된 종교계 수장들(천도교 박남수 교령, 진각종 회정 통리원장)을 직접 만났고, 대각개교절에는 남궁성 교정원장이 스튜디오를 찾았다. WCRP 이오은 공동의장, 차별금지법의 종교계 반발에 관련된 김재연 국회의원 등 종교계와 관련된 가장 크고 중요한 이슈를 통해 종교를 넘어 범사회적인 인재를 발굴해내고 있다.

"작가 뿐 아니라 PD, 진행자까지 매일 뉴스를 검색하고 어떻게 풀어내야할지 연구를 해요. 특히 몇주간 다양하게 심층분석 됐던 '차별금지법 폐지 논란'에 대해서는 한 마음으로 가장 둥둥다운 주제라고 생각했어요. 종교를 갖고 있는 사람을 차별한다는데 종교인들이, 종교방송이 영혼을 내걸고 싸울 수 있어야 한다고 봐요. 그러다보니 때로는 정해진 분량을 넘어서서 게스트를 다시 모셔야 하기도 해요."

중요한 주제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야기한다는 것이 둥둥의 원칙. 게다가 해외 인터뷰를 제외하고는 직접 출연을 고집하는 둥둥에 게스트들은 흔쾌히 재방문을 해왔다. '둥둥은 제대로 이해하고 작성한 질문지를 보낸다'는 것이 게스트들의 하나된 이유다.

"앞으로 둥둥을 통해 더 크고 뜻깊은 프로젝트를 하고 싶어요. 현재 '종교 평화의 날' 제정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준비중입니다. 유럽에는 국가가 인정한 '종교의 날'이 있는데요, 현재 우리나라는 종교인들만의 잔치, 종교계 수장들만의 만남 등 대부분 비슷한 포맷으로 열리고 있거든요. 실제 국가에서 인정하고 지원하며, 비신앙인들도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기념일 제정을 촉구하려 해요."

개편 3개월, 한층 안정된 '둥둥' 3기는 더욱 다채롭고 더욱 강력해졌다. 박종훈-김성수-임지혜 트리오가 만드는 새로운 둥근소리 둥근이야기. 매일 오후4시 wbs 원음방송을 통해 이 사회에서 종교가 나아갈 방향을 앞서 제시하는, 어쩌면 개벽의 북소리와도 같은 '둥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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