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수요선방 참석자들이 강연을 통해 지혜를 밝혔다.

현실문제 교법으로 해결


장마철이라 비와 습기로 가득하리라 예상했던 서울은 맑고 후덥지근한 여름 날씨를 보였다.

평일임에도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서울역을 지나 지하철 안국역에 도착하니 북촌 한옥마을을 알리는 광고판이 시선을 끌었다. 경북궁과 창덕궁이 가깝고 북촌 한옥마을이 인접한 이곳은 주말에는 관광객으로 붐빈다고 한다.

서울 시민선방을 향해 한옥들로 어우러진 북촌(별궁)길로 들어서니 조용하고 한적한 길이 펼쳐져 여행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강연과 훈증 훈련으로 삼학 양성
매주 수요일 오후7~9시30분 서울 시민선방에는 청년수요선방이 열리고 있다. 서울시내에 거주하는 일반청년은 물론 서울교구 청년회원들이 참가하고 있는 수요선방은 1부는 염불과 좌선 중심의 수양시간으로, 2부는 강연 중심의 연구시간으로, 3부는 회화 중심의 문답감정이 펼쳐지고 있다. 평균 20~30명의 청년들이 참가해 자신의 행복은 물론 대사회 교법실천에 대한 목표를 향해 정진하고 있다.

이들은 매주 강연을 진행해 공부심과 신심을 향상시키고 있었다. 평소 법문 듣는 것에만 익숙한 청년들이 강연을 통해 자신이 알고 있었던 교리를 설명하고 생활에서 직접 실천했던 내용에 대해 대중 앞에서 발표하며 스스로의 공부실력을 점검해보는 것이다.

특이한 것은 이곳의 강연자들은 반드시 강연 턱(간식)을 내야 한다. 어렵게 시간을 내 자신들의 강연을 들어주고 평가해주는 도반에게 고맙다는 의미로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자은 교무는 "공부인이 꼭 해야 할 것이 바로 강연이다"며 "매주 한 사람씩 법회 때마다 강연을 실시하고 있으며 3~4명이 한번에 강연을 실시하는 '법 잔치'도 상반기, 하반기로 1년에 두 번씩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년들은 강연 진행에 대해 부담스러워한다. 하지만 강연부담까지도 공부에 대한 노력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3일, 이날은 상반기 법 잔치를 실시하는 날이었다. '감사생활'이라는 주제아래 조여주, 전혜복, 이형진, 김혜정 교도의 강연이 차례로 진행됐다. 이들은 각자 PPT를 이용하거나 형편에 맞는 자료를 준비했다. 청년들이 가족관계와 직장생활을 하며 겪었던 다양한 경계 등을 교리에 맞게 실천했던 경험담이 발표됐다. 심사결과 7년 전 희귀암으로 투병하던 시절 가족들의 기도와 본인의 감사생활 실천으로 병마를 이겨낸 사연을 발표한 김혜정 교도가 1등을 차지했다.

김 교도는 병에 걸린 후 원망생활만 하다 작은 일까지 감사생활로 돌리면서 행복과 건강을 되찾았다고 발표해 참석자들의 호응을 받았다.

청년법회와 더불어 이들은 청년수요선방으로 매주 정기훈련을 나고 있는 셈이다. 이외에도 이들은 연말연시가 되면 경산종법사 훈증훈련을 받고, 여름에는 전국훈련원을 대상으로 좌산상사 훈증훈련을 받으며 신심과 공부심을 진작시키고 있다.

교법실천으로 주인 되는 청년들
안자은 교무는 "이곳 선방에 참가한 청년들은 반드시 각자가 속한 교당에 돌아가 다른 청년들에게 교법에 대한 신심이 나게 하고 교법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며 "특히 선방에 먼저 온 신입청년의 경우 1년 동안은 우리 교법을 익히게 한 뒤 교당에 다닐 수 있도록 안내한다"고 전했다. 선방보다는 교당생활을 잘하기 위한 청년으로 지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것이다.

청년들에게 수요선방의 매력을 묻자, 원남교당 고서연 교도는 "선방에 오기 전에는 사소한 일에 흔들리고 화를 내거나 작은 경계에도 힘들어했는데 이곳에서 교무님과 원무님, 법동지를 통해 문답 감정을 받으니 마음에 힘이 생겨났다"며 "이제는 스스로 문제 해결능력도 커지고 자신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고 전했다. 선방을 통해 교리를 배우고 생활에서 실천해보니 스스로 발전되고 마음에 삼대력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청년들은 "세상의 다른 친구들은 세상일에 대한 원망심이 많은데 이곳의 친구들은 대체로 세상에 대한 감사심이 많고 자신이 어떻게 세상에 도움을 주고 바꿀지 주인의식을 가지고 노력하는 모습이 많다, 주1회 교당 다니는 것보다 주중에 한 번 더 선방에 참여해 마음을 챙기니 생활에 중간점검이 된다. 갈등이 있었던 가족 간의 관계도 개선됐다, 객지 생활이 힘들었는데 선방에 오면 교무님이 어머니, 원무님이 아버님, 도반들이 형제 같아서 좋다, 절대적인 안정감이 내면에 채워졌다"는 등의 감상을 전했다.

최희공 원무는 "청년들에게 문답감정을 통해 생활 속 의문과 자신의 현실 문제를 교법에 적용해 해결해 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며 "교법으로 자신을 먼저 변화시켜 직장과 학교에서 더 행복하고 진급된 모습으로 살고, 재가교도로 모범을 갖춰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실제로 서울 시민선방 출신의 청년들이 전무출신을 하거나 교단의 지도자, 교당의 지도자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안 교무와 최 원무는 선방을 찾는 청년들이 교당과 교단의 교화활동을 돕는 주인역할에 충실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선방이란 자신의 행복을 찾는 곳으로 교단 교화에 도움을 주는 곳으로 남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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