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수양원교당 이안신 교도

원불교100년기념성업을 앞두고 유무념을 기준삼아 마음공부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늘 세운 유무념은 일상에서 작심삼일이 되는 생활을 해왔다.

오늘 발표할 심고와 기도는 입교한 이래 빠짐없이 해오는 유무념공부 중 유일한 한 부분이다. 심고와 기도는 나를 지탱하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정전〉 수행편 제9장 심고와 기도에 '사람이 출세하여 세상을 살아가기로 하면 자력과 타력이 같이 필요하나니, 자력은 타력의 근본이 되고 타력은 자력의 근본이 된다'고 말씀하시면서 '자신할 만한 타력을 얻은 사람은 나무뿌리가 땅을 만남과 같다'고 했다.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낳아 키우면서 걱정 없이 산 날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다행히 원불교를 만나서 신앙생활하고 심고와 기도로써 숱한 어려움과 경계를 극복하게 됨을 늘 감사드린다.

나는 두 딸과 아들이 하나 있다. 어느 가정에도 흔히 있는 청소년 사춘기 때 큰 딸아이가 학교생활을 방황할 때 마음먹고 심고와 기도로 그 아이의 마음을 돌렸다.

둘째딸도 정규대학을 자퇴하고 산업대학에 들어갔을 때도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를 올렸다. 그렇게 특별한 사건이 있을 때마다 간곡한 심고와 기도를 했다. 그리하여 지금은 훌륭한 사회인이 되었다. 물론 아이들의 노력도 많았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나는 늘 아이들을 위하여 이제는 감사 기도를 하고있다.

또한, 친정어머니가 98세로 지난해 11월에 열반을 했다. 열반하기 2년 전부터 약간의 치매는 있었지만 어디가 특별히 크게 아프진 않았다. 식사량을 점점 줄여 가며 기력이 약해졌다. 그렇다고 딱히 해드릴 것은 없고 오래 사시면 좋겠지만 운명적으로 열반하게 될 때면 고통 없이 편히 가게 해 달라고 하루도 빠짐없이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를 올렸다. 그래서인지 아침 문안 인사를 하기위해 어머니 방에 가보니 이미 기력이 다 해 누워있었다. 다리가 차가워지는 느낌이 들어서 급히 병원으로 갔지만 얼마 되지 않아 조용히 눈을 감았다.

어머니의 열반은 내게 아주 큰 아픔과 슬픔이었지만 한편으로는 고통 없이 편안하게 열반에 들게 해 준 사은님께 감사 기도를 올렸다.

"오늘도 텅 빈 마음으로

쉼 없는 심고와 기도생활로

사은의 위력을 얻고자 한다"


또 하나, 나는 노인요양시설에서 근무 하는 사람으로 여러 어르신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곁에서 볼 수 있다. 한 어르신의 이야기이다.

이 어르신은 불심이 장한 분이셨다. 어르신은 정성스럽게도 새벽5시만 되면 특별히 아프지 않으면 하루도 빠짐없이 목욕을 재계한 후 법당에서 기도를 했다. 그래서 하루는 "어르신 어르신은 무슨 기도를 매일 올리세요"라고 여쭈었다. 어르신은 첫째는 자손들 잘 되게 해달라고 하고, 둘째는 내가 죽을 때면 고통 없이 죽게 해 달라고 한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그 어르신께서 열반 할 때 정말 고통 없이 2~3일 아프다가 열반했다. 어르신이 직접 119를 불러 달라 하는가 하면 스스로 걸어서 차에 올라 병원에 갔다. 그리고 산소 호흡기에 의존하여 자녀와 손자들까지 다 보는 가운데 임종에 들었다.

이 말을 듣고 나는 느꼈다. 쉼 없이 정성을 다하여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면 그에 대한 은혜와 위력을 반드시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또 다시 깨달았다.

심고와 기도는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고 서원을 세운 후 정정을 다 하면 필경 응감이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되었다.

봄이면 만물이 소생한다. 생명의 소리가 사방에 가득하다. 그리고 4월은 대각개교의 달이다.
대종사님과 구인선진님들께서도 사무여한의 지극한 정성으로 올리신 기도의 위력으로 이 회상을 열었다.

우리 모두도 심고와 기도생활이 중요함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즐거운 일을 당할 때에는 감사를 올리고, 괴로운 일을 당할 때에는 사죄를 올리고, 난경을 당할 때면 순경될 심고와 기도를 올리고 또 순경을 당해서도 간사하고 망령된 곳으로 가지 않도록 심고와 기도를 올려보자. 지성이면 감천으로 법신불 사은님의 은혜가 가득할 것이다.

끝으로 입정의 노래를 마음에 새겨본다. '예쁘고 밉고 참마음 아닙니다 좋고 나쁘고 참마음 아닙니다 허공처럼 텅 빈 마음 그것이 참마음 이 마음속에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밖에서 들어오는 마음 없습니다 안에서 나가는 마음 없습니다 없다는 한마음 그 맘도 없습니다 없고 없고 없는 마음 그대로 그대로'

이 노랫말 중 '없다는 한마음 그 맘도 없습니다'는 구절을 아주 좋아한다. 오늘도 텅 빈 마음으로 쉼 없는 심고와 기도생활로 사은의 위력을 얻고자 한다.

심고와 기도로 우리 모두 은혜로운 생활이 되길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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