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학생시절 스승님들이 자주 하는 질문입니다.
'공부 줄 잡았느냐?', '신앙 줄 잡았느냐?'며 질문할 때면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부끄러운 마음에 다시 초발심 챙기곤 했습니다.

해님 달님 동화에서 보면, 호랑이에게 쫓기던 오누이가 하늘에 기도를 하자 하늘에서 내려온 튼튼한 동아줄이 내려옵니다. 호랑이도 역시 기도를 해서 내려온 동아줄을 잡고 올라가지만 썩은 동아줄이라 떨어져 버립니다.

확실히 하늘나라 곧 진리에 들어갈 수 있는 믿음직한 동아줄이 무엇일까요?

대종사는 언어도단의 진리를 삶속에서 깨닫고 양성하고 활용하게 하기 위해 강령(綱領)을 잡아서 설명합니다.

강령은 근본이 되는 큰 줄거리라는 뜻으로 비슷한 말로 목표, 목적, 방침, 줄거리, 써머리(summerly), 슬로건, 표어 등을 들 수가 있습니다.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을 때 사용하는 그물을 자세히 보면 가로세로로 가는 줄을 얽어 만들어 놨습니다. 하지만 가장 자리는 굵은 줄로 되어 있는데, 이런 굵은 줄을 벼릿줄이라고 부릅니다. 이 줄만 당기면 그물을 팽팽하게 하여 고기를 잡기도 하고, 그물 전체가 따라오게 됩니다. 이 줄을 '벼리(綱)'라고 합니다. 또 옷깃(領)을 잡으면 옷 전체가 따라오는 것처럼 이 강령을 확실히 알면 자연히 전체를 알게 됩니다.

〈정전〉에 나오는 강령을 살펴 보면, 신앙의 강령, 수행의 강령, 개교의 강령(개교표어), 사대강령, 육대강령(의식주삼학), 피은의 강령, 보은의 강령, 사요의 강령, 무시선의 강령(정하면 일심양성, 동하면 정의양성), 선의 강령(수승화강 식망현진) 등으로 정리했습니다.

종합해 보면 교리강령(일상수행의 요법)에 이 모든 공부 길의 핵심을 밝혀줍니다.

정산종사는 '천하의 대도는 간이하나니, 공부 길을 잡은 이는 팔만장경을 단련하여 한 두어 마디로 강령 잡아 실행하나니라'하십니다. 잠시 생각을 멈추고 깊게 호흡하며 마음을 가다듬으신 후 스스로에게 물어 보세요. 나는 공부 줄을 잡고 사는가? 놓고 사는가?

매일 일상수행의 요법을 외우기만 하는지, 마음에 대조하며 경계를 대할 때 마다 살피고 있는가?

공부 줄(신앙 줄, 수행 줄)을 잡은 사람은 바로 늘 이 법대로 내 마음을 살피고 챙기며 실천하는 사람입니다. 곧 마음에 대중을 잡고 사는 사람입니다.

'사람의 마음은 지극히 미묘하여 잡으면 있어지고 놓으면 없어진다 하였나니, 챙기지 아니하고 어찌 그 마음을 닦을 수 있으리요'라고 한 대종사의 말씀처럼 경계를 대하여 육근을 사용할 때마다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하기를 주의하며, 이 법대로 하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공부 줄 꼭 잡고 챙기며 살아야겠습니다.

<삼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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