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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동찌개마을 영등포구청점
▣ 명동찌개마을 영등포구청점
  • 이여원 기자
  • 승인 2013.07.19
  • 호수 16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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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맛있다고 하면 좋지요"
▲ 명동찌개마을 영등포구청점,
요즘 같이 비가 많이 오고 무더울 때는 몸도 지치고 입맛도 없다. 이럴 때일수록 집에서 엄마가 차려준 것과 같은 정겨운 식사를 해야 입맛도 생기고 기운도 차릴 수 있다. 살림살이는 빠듯했지만 넉넉한 인심이 있어 푸근했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메뉴, 집 밥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김치찌개이다.

서울교구 영등포교당 근처에 있는 명동찌개마을 영등포구청점(대표 박호신)은 양푼 가득 김치와 돼지고기를 듬뿍 썰어 넣은 생고기 김치찌개를 비롯해 얼큰한 명태 내장탕, 동태탕, 짜글이(제육볶음) 등 양푼찌개전문점이다.

감칠맛 나는 김치찌개

"텁텁한 맛보다는 맑고 개운하고 시원한 맛을 찾는 고객들이 많이 오세요. 40대 후반에서 60대 까지 연령층도 다양해요."

박 대표의 말이다. 잘 숙성된 김치에 강원도 양양에서 가져오는 돼지고기 앞다리살(전지)이 듬뿍 담긴 김치찌개가 보글보글 끓었다. 김치에 고기를 올려 쌈을 싸먹듯 먹어야 제 맛, 감칠맛이 살아 있다.

"강원도 양양의 생고기를 사용하고 있어요. 2~3인분에 생고기 400g이 들어가요."

그의 말대로 알차게 들어있는 생고기는 금세 익어 야들야들하다. 길쭉하게 얹어 먹을 수 있는 김치는 아삭아삭 한 맛. 식감도 좋고 맛도 어우러진다. 칼칼한 국물은 숟가락을 바쁘게 만든다.

이곳이 주목 받고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양푼에 담아 나오는 넉넉한 양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이다. 양푼돼지고기 김치찌개 2~3인분이 13,000원. 남자 둘이 먹기에도 버겁다 싶고, 여자들끼리라면 네 명까지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양이 푸짐하다. 여기에 고객이 직접 김치와 고기를 자르고 썰어 먹을 수 있는 재미가 있다. 또 밥 한그릇 뚝딱 비웠을 무렵, 얼큰한 찌개 국물에 사리로 추가해 먹는 꼬들꼬들한 라면 맛은 아는 사람만 아는 별미이다.

"짜글이는 고추장불고기(제육보쌈)를 국물을 넉넉하게 해서 끓이는 찌개예요. 콩나물이 들어가서 얼큰한 맛과 시원한 맛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그는 국물을 '자글자글' 끓인다고 해서 '짜글이'라고 불리는 메뉴 또한 이곳 효자 메뉴라고 전한다.

말이 쉽지 짜글하게 끓인다고 해서 짜글이찌개가 되는 것은 아닐 터. 보기엔 김치찌개 같기도 하고 두루치기 같기도 한데 국물이 아주 없는 두루치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숟가락으로 국물 떠먹는 김치찌개도 아닌 것이 매력적이다.
▲ 양푼돼지고기 김치찌개.

서브메뉴로는 오징어데침, 계란말이가 있다. 또 여름 별미로 개발한 시원한 묵냉채 '묵사발'도 인기가 높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겉절이와 두부, 콩나물 무침도 단촐하지만 맛깔스러움이 살아있다.

동태탕 역시 별다른 반찬 없이 찌개하나로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운다. 인체 원기를 회복하는데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진 '동태'는 내장, 껍질, 지느러미, 알 등 버릴 것 하나 없이 섭취가 가능하다. 고단백, 저지방, 저열량 식품으로 비만방지, 시력보호, 노화방지, 골다공증 예방, 체내 해독작용을 통한 원기를 회복시키는 으뜸 생선으로 알려져 있다. '뺏어라도 꼭 먹어야 하는 생선'이 동태인 것이다.

"김치찌개를 맛본 손님들의 입소문으로 지금은 김치찌개가 더 많이 나가지만 처음에는 동태탕을 많이 찾으셨어요. 동태탕은 동태 한 마리에 야들야들한 고니가 들어가요. 명태 내장탕도 머리, 알, 고니, 애 등 재료를 아끼지 않으려고 해요."

재료를 아끼지 않는 이곳 동태탕은 푸짐한 양에 놀라고 속을 확 풀어주는 개운한 맛에 감동한다. 한 끼 식사로는 물론 술을 마신 다음날 해장용으로도 좋다.

강원도산 생 돼지고기와

김치의 감칠맛


양푼 가득 정성도 듬뿍

"양을 푸짐하게 하고 가격을 낮췄어요. 가격이 저렴해서 만족해하시고, 무엇보다도 음식을 드시고 맛있다고 하시면 제일 흐뭇하지요." 남편의 말에 곁에 있던 부인이 조심스레 입을 연다. "남편이 몸이 안 좋아서 좀 쉬엄쉬엄 일을 하면 좋겠는데, 직접 주방에서 요리하는 걸 보면 마음이 짠해요. 불 옆에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손님들이 많으면 제일 좋아해요."

이내 '그냥 맛있다고 하면 좋고 행복하다'며 착한 가격대만큼이나 선한 인상인 부부는 서로를 바라보고 웃는다. "손님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지금처럼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는 서로를 향한 무언의 약속인 것이다.

배고프고 지쳐 집 밥이 먹고 싶을 날 생각하는 곳, 얼큰한 찌개에 밥 한 그릇 뚝딱 먹고 기운을 차릴 수 있는 밥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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