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는 생애주기별로 주민과 함께 합니다"
진안군 아토피 천식 치료 특화
주민들 밀착의료로 삶의 질 향상 추구

첨벙첨벙 물속으로 뛰어내리고 싶은 7월이다. 한동안 장맛비가 내리더니 어느새 불볕더위가 기승이다. 여름이 여름다워야 한다지만 더러는 약간의 원망도 섞여 나온다. 그래도 한 여름 구름의 향연은 멋지지 않은가. 하늘의 뭉게구름은 한동안 근심을 잊게 한다.

뭉게구름 피어오른 오전, 전주교당 영산 조영제(永山 趙永濟·55) 교도를 만났다. 수수하고 맑아 보이는 첫 인상은 34년의 공무원 생활을 말해 줬다.

"진안군 보건소와 직속기관인 보건지소 10개, 보건진료소 12개를 운영하며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습니다. 일반 의사를 비롯해 한의사, 치과의사 등 115명의 전문인력들이 군민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진안군은 65세 이상 노인들이 전체 인구의 30%에 육박하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걱정입니다. 70세 이상 노인들에게 무료 진료를 펼치고 있습니다."

그는 원광보건대학교 위생학과를 졸업하기 전 보건직 공무원에 합격해 첫 공직에 나섰다. 그동안 보건소와 위생계통에 주로 근무하며 전문분야의 노하우를 쌓아 왔다. 고향(마령면)에 돌아와 근무하는 것도 그의 전공분야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2만7천여 명의 작은 군이다 보니 대형 민간의료 기관이 없습니다. 몇 년 전에 대형병원이 폐업하면서 의료서비스는 더 열악해졌죠.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보건소에서는 24시간 근무체제로 전환했습니다. 응급 및 야간진료를 통해 주민들의 의료편의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그의 말처럼 무진장(무주·진안·장수) 지역의 의료 환경은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일자리 부족과 노령인구 증가, 교육환경 부족 등이 인구 감소를 촉진하고 있다.

"진안군에서는 공공의료를 강화하기 위해 군립의료원을 신축하고 있습니다. 장례식장까지 포함해 건축하고 있지만 이를 운영할 기관이 마땅치 않아서 걱정입니다. 종합병원 이상의 의료기관이 나서야 하는 데 여러 가지로 힘든 상황이지요."

도시화로 인해 농촌생활이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현실을 인정하고 공공의료서비스에 더욱 정성을 다하고 있다.

"농촌의 보건소는 시, 구의 보건소 성격과는 다릅니다. 생활밀착형 의료시설로 지역민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죠. 면 단위의 보건지소와 마을 중심의 진료소는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며 친숙하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진료소는 대표적인 마을 밀착형 공공의료기관입니다. 간호사들이 얼마나 친절한지 진료뿐만 아니라 상담 등으로 주민들의 많은 호응을 얻고 있죠."

이런 마을 진료소의 간호사들은 주민들과 식사를 함께하는 등 시 단위 보건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저희 보건소에는 '영양 플러스 사업'을 특화하고 있습니다. 영유아를 위한 분유제공, 산모 건강 체크 및 식료품 등을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또 전북도의 공모사업인 '당뇨 고혈압 등록사업'에 선정돼 60세 이상 노인들의 건강을 돌보고 있습니다. 당뇨와 고혈압 환자의 약값과 진료비를 지원하죠."

당뇨 고혈압 등록센터는 전북대학교 병원에 위탁해 운영 중이다. 이 센터에서는 당뇨, 고혈압 예방 교육은 물론 5000여 명의 환자를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이 밖에도 보건소의 사업은 폭넓고 다양하다. 금연교실 운영, 치매예방 및 한방순회 진료 등을 실시해 공공의료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구강보건사업이나 5대 암 검진 및 관리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사업이다. 군내 약국이나 의약품, 한약업사 등도 보건소가 관리하는 곳이다.

"저희 군은 '홍삼, 한방, 아토피 특구'를 지향합니다. 특히 아토피 천식 예방 관리 사업은 아토피 안심유치원, 초등학교 10곳을 운영해 성과를 내고 있죠. 서울 삼성병원과 MOU를 체결, 월2회 진료로 환자와 부모들에게 환영을 받고 있습니다. 정천면에 있는 에코 에듀센터는 환경부가 지정한 아토피 교육 체험의 제1호 시설입니다."

군에서도 아토피전략산업과를 두고 체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정천면 조림초등학교는 편백나무 교실을 비롯해 친환경 소재와 먹거리로 외지 아토피 환자들이 가고 싶은 학교로 꼽힐 정도다. 아이들의 성장과 더불어 내년에는 부귀중학교를 아토피 안심학교로 지정할 예정이다고 귀띔한다.

"진안군 보건소는 전국에서도 우수 보건소로 벤치마킹을 하러 많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2012년 방문보건사업과 치매관리사업 등 6개 부문에 우수기관으로 보건복지부, 전라북도 등에 선정돼 표창을 받았지요. 같은 해에 세계보건기구 건강도시 연맹에서 진안군을 건강도시로 선정, 가입 인증서를 받았고, 지난 달에도 구강보건사업이 전라북도 우수기관으로 선정됐습니다."

생애주기별 건강관리를 철저히 한 결과다. 그의 말에서 책임자로서의 자부심과 긍지가 깊게 묻어난다. 경영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는 동시에 직원들과의 화합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공공의료 서비스는 운동처방사를 두고 개인의 맞춤 운동 지원과 작업치료사를 통한 장애인 재활서비스, 자살예방 활동까지 하고 있다.

전북교구 청운회장으로서 그는 '교당 청운회 결성에 힘을 모아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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