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수유 차.
'남자한테 정말 좋은데 무어라 표현할 길이 없네' 라는 광고로 덕분에 산수유는 많은 남성으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산수유나무의 꽃은 봄을 알리는 전령사로서 3∼4월에 흐드러지게 피고, 10월에 빨간 열매가 붉게 주렁주렁 달린다. 열매는 햇볕에 1주일 정도 건조한 후 씨를 제거하여 사용한다. 산수유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지금의 전라남도 구례군 산동면 좌사리 계척마을에서 볼 수 있다. 약 1000년 전에 중국 산동에서 시집온 여인이 산수유나무를 가지고 와 이곳에 심었다 한다. 탐스러운 산수유를 먹은 그 마을의 남녀 모두가 체력이 건강했었는데, 옛사람들은 씨앗을 먹으면 정(精)을 미끄러져 나가게 하기 때문에 쓰지 않는다 하여 산수유를 따고 나면 씨앗을 빼고 먹었다. 이때 그 마을의 아가씨들이 앞니로 산수유 열매를 톡 터트려 목을 왼쪽으로 돌려 열매를 뱉고, 오른쪽으로 돌려 씨앗을 뱉었다 한다. 씨앗을 분리해내는 작업이다. 그런 탓에 계척마을에 여인들은 앞니가 까맣게 물들었고, 그곳에 남자들이 결혼할 때는 앞니가 까만 여인이 산수유 기운을 받아 체력이 좋아져 자궁도 튼튼해 아이도 잘 낳고, 몸도 건강해 일도 잘할 것이다하여 신부감 1호로 뽑혔다고 한다. 산수유는 이처럼 인체를 보강하는 약초로 알려져 왔다.

허리 무릎 생식기 질환에 만병통치

산수유는 층층나뭇과의 산수유나무의 성숙한 열매를 약재로 사용한다. 산수유를 생김새가 마치 대추와 비슷하게 생겼다고 하여 고기 육(肉)에 대추 조(棗)를 사용해서 '육조(肉棗)', 열매가 마치 닭발같이 생겼다 하여 '계족(鷄足)'으로 불린다.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시고 떫으며 간장과 신장에 작용한다. 〈동의보감〉에서는 음(陰)을 왕성하게 하고, 신장의 정(精)과 기(氣)를 보강하고, 성기능을 높이며, 음경을 단단하게 하고, 머리에 들어온 풍(風)증상을 개선하며, 허리 무릎을 따뜻하게 하고, 신장을 돕고, 소변이 잦은 것을 개선하고, 늙은이가 소변조절이 안 되는 것을 치료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한의학에서는 허리 이하의 즉 하반신은 신장이 관리하는 부위로 생식기 배뇨기 허리 무릎에 관련된 장애는 신장강화를 목적으로 한다. 중국 오랜 고전인 신농씨의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서는 소화기를 따뜻하게 하고, 가슴 밑에 매달린 듯한 통증을 치료하며, 차가워서 발생되는 근육 관절질환에도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고 기록한다.

노화예방과 무병장수(無病長壽)의 약초

〈삼국유사〉, 제2권 기이편(紀異篇)에 신라 경문왕이 즉위한 이후 임금의 귀가 당나귀의 귀처럼 길어졌다. 그 사실을 아무도 모르고 다만 임금의 머리 두건을 만드는 복두장이 한사람만 알았을 뿐이다. 그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비밀을 가슴속에 깊이 간직하고 평생을 살다가 그가 죽음을 앞두고 꼭 한번 터트리고 죽고 싶었다. 곡성읍에 있는 도림사라는 절에 대나무 숲에 들어가 대나무를 향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몇 번을 큰소리로 시원하게 외쳤다. 그 후 얼마 가지 않아 그는 이 세상을 떠나게 되었고 그 이후부터는 도림사의 대나무 숲에서는 바람만 불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분노한 임금은 신하를 시켜 대나무를 모두 잘라내게 하고 산수유를 심었다. 그 후 바람이 불면 '임금님 귀는 길다'라고 소리가 났다고 한다.

산수유에 얽은 설화이지만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산수유가 익으면 땅을 향해 축 쳐진다고 해서 그 형상이 마치 부처님 귀와 같다고 하여 부처님 같은 임금의 의미로 산수유를 심지 않았을까 유추해 볼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귀는 신장이 관리하는 부위로 선천적으로 건강한 체력으로 태어났거나 노년기에 무병장수(無病長壽)하는 것은 모두 신장의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보았다. 즉 귀의 발달은 임금의 불로장생(不老長生)을 의미하는 뜻하기도 한다. 산수유의 모로니시드(morroniside)라는 성분은 산화적 스트레스에 대한 신경독성예방효과와 비타민 C, E가 있어서 지질의 과산화를 억제하고 활성산소를 제거하므로 노화를 억제하는 항산화 효능의 약리작용이 알려져 있다.

밤마다 급한 소변, 요실금 전립선비대증 야뇨증에 특효

산수유는 수렴고삽(收斂固澁) 효능이 있어 신맛은 신장 방광에 작용하여 수렴해 주고 따뜻한 성질은 혈액순환을 도와 소변을 자주 보러 가거나 참지 못하게 급하게 보는 배뇨장애를 개선한다. 남성의 전립선 비대증, 여성의 요실금과 아이들의 야뇨증에 효과가 좋다. 전립선비대증의 원인인 호르몬인 디하이드로테스테론의 농도를 줄이는 연구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눈 건강과 시력강화

한의학에서는 눈은 간을 통해 외부와 소통하는 부위로 보았다(간개규어목;肝開竅於目). 산수유는 간 기능을 향상시켜 눈을 맑고 밝게 하며 시력을 강화시켜주고 안구건조증을 개선해 주는 효능을 가진다. 성분 중에는 비타민 A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눈을 많이 쓰는 수험생 및 직장인들의 시력감퇴와 노화로 인한 눈이 침침하거나 시력이 저하될때에도 아주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 박정아/오행한약국 한약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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