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보호와 분류심사활동

인간은 누구나 선악이 분화되기 이전의 본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본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원불교 교화활동 중 하나가 산업학교법회이다. 하지만 법회와 같은 집단지도만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개별지도 방법이 소년보호위원과 분류심사원 활동이다.

민간인으로 소정의 교육을 받아 법무부로부터 위촉을 받은 후 교육, 상담, 지원 등의 자원봉사를 한다. 소년보호위원협의회가 구성되어 있어 기본교육, 전문교육, 정기회의도 한다.

학생지도는 세 명까지 할 수 있다. 면회 면접 등 개별 상담과정을 통하여 학생들의 상황을 파악한 후 공부에 필요한 읽고 싶은 책을 구해주기도 하고 때로는 재판과정에 심리적 지원활동을 한다.

우범단계를 넘어 보호처분대상 소년들이 좀 더 심화되면 재판을 받아 실형을 받게 되는 경우도 있다. 범죄는 밉지만 사람은 미워할 수 없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소년을 보호하려는 마음은 검사나 판사나 변호사 모두 하나이다. 다만 공공의 질서와 공평성을 지켜 사회정의를 구현하려는 또 하나의 마음이 그들의 심사를 어렵게 한다. 얼마나 많은 고뇌 속에서 각자의 임무를 수행하는지 연민의 정을 금할 수 없다.

지금 눈앞에서 상담하고 있는 이 소년은 재범과정에서 또 실수를 범했으면서도 집행유예를 받아 군대에 입대하고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것이 꿈이다. 또 다른 범죄나 폭력이 번질 수 있는 소년원에서도 인정을 받기위해 모범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어찌해야 하는가?

몇 번의 법정참관을 통해 재판과정을 지켜본 후 국선변호인에게 소견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학생의 가정형편과 범법과정, 현재의 소년원생활, 앞으로의 지원활동 등을 소개하며 변호인의 적극적인 변호를 청원했다. 다행히 그는 집행유예를 받아 군대에 가게 됐다.

소년원을 나간 뒤 그에게서 전화가 왔다. "원무님, 집근처에 원불교 ○○교당이 있어요." "그래, 가고 안 가고는 네 마음이다." 다만 소년원에 있었다는 사실이 부끄러움으로 남아 있지 않기를 바랄 뿐, 정상적인 그의 사회생활을 기원하는 마음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먼 훗날 이 소년들이 무선무악의 본성을 발견하여 능선능악을 활용하는 활불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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