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성민 원무·화해교당(논설위원 )
소태산대종사께서는 "세계에서 공도자 숭배를 극진히 하면 세계를 위하는 공도자가 많이 날 것이요(중략) 우리 각자도 그 공도 정신을 체받아서 공도를 위하여 활동하자는 것이니라"고 말씀하셨다.

원불교가 개교 98년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평지조산(平地造山)의 교화발전을 이루게 된 것은 소태산대종사와 정산종사를 비롯한 구인선진과 새 회상 창립을 위해 무아봉공의 정신으로 한 평생을 바친 재가 출가 선진제위의 무수한 공도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어느 누구도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필자가 1989년 8월 전북 경찰국 형사기동대 요원으로 경찰에 투신할 당시에는 실제 현장부서(지서, 파출소)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24시간 교대근무를 하는 관계로 주말이나 공휴일 명절에 쉬지도 못했다. 주민과 최접점에서 근무를 함에도 불구하고 평일 주간에만 근무하고 주말이나 공휴일에 자유롭게 쉴 수 있는 본서(경찰서)에 근무하는 직원들보다 수당도 더 받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인사상 혜택도 받지 못해 기피 대상의 부서로 취급됐다. 일부에서는 인사권자에게 금품 등을 제공하는 등 부조리가 끊임없이 이어져 경찰의 명예는 땅에 떨어질 정도로 실추되고 그에 따른 부작용으로 현장부서에서 묵묵히 근무하는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져 경찰 본연의 업무수행에 소홀하게 되어 이는 경찰발전에 저해요인으로 작용했다.

그 후 현장부서 근무자들은 경찰지휘부를 향해 끊임없이 현장부서 근무자들을 우대해 달라고 개선을 요구해 왔다. 경찰지휘부도 경찰발전을 위해서는 현장부서 근무자들이 우대받는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수십년동안 유지해오던 관행과 부조리를 과감히 털어내고 현장부서의 근무자들을 본서의 내근(행정업무)근무자들 보다 더 많은 수당을 지급하고 승진 등에도 현장부서 근무자를 우대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다.

현장부서를 우대하는 정책으로 전환하게 되자 본서 근무를 기피하고 현장부서 근무를 선호하게 되었고 본서에 들어와 근무를 하지 않으려고 하자 궁여지책으로 본서 근무자의 순위명부를 작성하여 순번에 따라 본서 근무자를 강제로 발령을 해야만 하는 현장부서의 근무자와 본서의 근무자의 역전현상이 발생했다.

그동안 본서를 선호하던 직원들이 경찰 본연의 임무인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는 일선 최접점 부서인 현장부서 근무를 하게되면 승진이나 보수면에서 본서 근무자 보다 유리한 인사상 혜택을 받게 되므로써 현장부서의 근무자의 사기가 진작되어 경찰의 기본업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게 되어 경찰의 명예를 회복하고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경찰로 거듭나게 되었다.

원기100년을 눈앞에 둔 현재 우리 원불교의 현실은 어떠한가? 대도시의 몇몇 큰 교당을 제외하고는 일선교화현장은 기본용금도 챙기지 못하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교당들이 너무나 많은 실정이다. 대다수의 전무출신들이 원불교의 현장부서인 열악한 환경의 일선교당보다는 보수면에서나 근무여건이 좋은 기관이나 교당에 발령을 받기 위해서 과거의 경찰처럼 인사때마다 인맥을 동원하여 줄을서고 인사청탁을 하는 등 일선 교화현장인 교당근무를 기피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일선교화현장에서 대종사님의 교법을 세상에 전하겠다는 사명감 하나로 교화발전을 이룩하기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전무출신들에게 우리 회상의 공도자로서 인사상 혜택과 우대방안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노력한 공적에 따라 노후에는 친자녀와 같은 도리로써 이 분들을 봉양하고, 열반 후에는 상주가 되어 상장을 부담하며 영상(사진)과 역사를 보관하여 길이 기념하여 많은 사람들의 정신을 바로 이끌고 진정한 공도자로서 극진히 숭배하는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 이렇게 되면 더 많은 공도자가 나오고 교화발전도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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