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중인 신도들.

기도로 참 나를 찾아가는 수행 열기

 

한여름 따가운 햇살에 시달렸던 만큼이나 시원하고 편안한 휴식처를 찾는 사람들. 7월31일 오후7시 백양산 자락에 있는 부산 삼광사를 방문했다. 이곳은 35만 불교 신도들이 수행 정진을 하고 있다는 부산 최대 규모의 사찰이다. 천태종 3대 지표인 애국불교, 생활불교, 대중불교를 실천하고 수행하는 도량이다.

일주문을 지나자 절 내로 들어서는 도로변에는 청사초롱이 켜져 있어 사찰의 분위기를 더했다. 해가 진 절의 모습은 언제나 조용하고 한적하리라는 기대와는 달리 마을버스를 이용해 절 내로 도착하는 많은 사람의 모습에 왠지 모를 활기가 느껴졌다.

참 나를 찾아가는 방편, 기도
올해 2월 삼광사 주지로 취임한 무원스님은 신도들에게 새벽 3시 희망과 행복을 위한 새벽예불을 시작으로 오전 10시30분 가족의 건강과 화목을 위한 사시천수관음기도, 오후5시 안락과 평화를 위한 저녁예불, 8시 걷기명상 힐링 탑돌이 수행, 오후 9시 직장인의 건승과 행복을 위한 108배참회관음기도, 오후11시 참 나를 찾는 수행관음정진 기도까지 총 6가지 기도를 수행하도록 이끌고 있다.

이에 따라 신도들은 각자의 삶의 방식에 맞는 기도에 정진하고 있었다. 본격적인 휴가철임에도 불구하고 이날도 절 내에는 대웅보전을 중심으로 53존불 대보탑, 지관전, 법화삼매당 등의 법당에서는 많은 신도들이 기도정성을 들이고 있었다.

무원스님은 108배참회관음기도에 대해 "불교에서 내려오던 수행법이고 이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밝히고 자신이 그동안 쌓아온 업장을 염불과 108배를 하면서 자신을 관하고 참회해서 새 마음을 발심해 새로운 사람이 되어 행복한 가정과 직장, 밝은 세상을 살 수 있도록 염원한다"며 "기도를 하든 염불을 하든 자기 종교생활과 수행을 경험하면서 행복을 느끼지 못하면 올바른 공부인이 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참 나를 발견하고 찾는 공부인으로 절을 하거나 어떤 수행법을 실천하든지 그것을 통해 행복한 체험도 해보고 그런 공부가 재미있고 보람됨을 알아야 그것이 진정한 공부인으로 종교인으로의 참된 삶을 산다는 것이다.

그는 "생활불교를 지향하는 천태종은 생활 속에서 진리를 쉽게 깨달아 얻고 체득하여 실생활에서 불법을 실천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며 "하루에 6차례 진행되는 모든 기도는 바로 참 나를 찾는 방편이다"고 전했다.

삼광사 주지 무원스님.

직장인의 건승과 행복 염원, 참회관음기도
대웅보전에서 진행되고 있는 '직장인의 건승과 행복을 위한 108배참회관음기도'는 올해 2월6일부터 시작하여 신도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100일 동안 기도에 빠지지 않은 신도들에게는 수료증을 발급하는 등 격려를 보내고 있으며 날씨가 더워져도 108배를 실천하는 신도들이 점점 늘고 있다.

오후8시30분이 되자 절 여기저기에 있던 신도들이 대웅보전에 속속 도착했다. 100여 명의 신도들은 부처님께 예를 올린 뒤 108배참회관음기도를 진행했다. 관음 기도란 중생들이 겪고 있는 모든 고통과 어려움을 해결해주고자 하는 관세음보살의 이름만 불러도 그 원력이 전지전능한 힘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믿고 일심으로 관세음보살을 주송하는 것이다. 직장인을 포함한 60~80대 어르신까지 힘찬 목소리로 관세음보살을 외치는 음성에는 경건하고 힘찬 기운이 넘쳤다.

이들은 관세음보살을 염불하며 정신을 일념으로 만들고 순역경계에 흔들리는 마음을 안정시키고 있었다. 20분간의 관음 기도를 마친 뒤 108참회문 명상음악에 따라 108배를 진행했다. 허리가 구부러진 쪽 진 머리의 할머니부터 직장인, 주부에 이르기까지 지극한 마음으로 부처님께 절을 올렸다.

언제나 부처님께 귀의함을 다짐하고, 자신이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내가 누구인지 참된 자아는 어디 있는지를 잊은 채 살아온 것 등을 깊이 참회했다. 에어컨이 돌아가고 있었지만, 법당 안은 기도의 열기로 가득했다. 108배를 마친 후 이들은 다시 관음기도를 진행하며 참 나를 발견하기 위해 정성을 다했다.

김창범(68) 단장은 "108배참회관음기도를 계속하다 보니 마음은 물론 몸도 치유가 되고 가정사 등 모든 것이 원만하게 이뤄졌다"며 "마음을 집중해서 무심으로 절을 하니 다리가 튼튼해지고 정신도 맑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좋은 점은 말로 듣기보다는 반드시 자신이 직접 체험을 해봐야 그 기쁨과 보람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참가자들은 "집에서 절까지 왕복 3~4시간이 걸려도 기도하는 것이 재미가 있고 원력을 얻으니 계속 오고 있다"며 "절에 오면 집보다 시원해서 더 좋고, 앞으로도 108배참회관음기도를 계속 수행할 것이다"는 의지를 밝혔다.

기도하면 할수록 그 위력을 자신이 먼저 느끼고 가족은 물론 이웃까지도 좋은 기운이 전달된다는 것을 이들은 체험하고 있었다. 기도를 마친 오후9시50분,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는 이들의 발걸음에서 경쾌하고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 참 나를 찾아가는 이들의 정성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신도들이 108참회관음기도를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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