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법인(法認)의 달, 8월을 보내고 있다. 교조인 원각성존 소태산 대종사와 최초의 아홉제자가 창생을 구원할 큰 서원으로 진리전에 일심으로 기도를 올려 백지혈인(白指血印)의 이적으로 법계(法界)의 인증을 받은 날을 기념하는 법인절(法認節)이 8월 21일이다.

지금으로부터 94년전 일산 이재철·이산 이순순·삼산 김기천·사산 오창건·오산 박세철·육산 박동국·칠산 유건·팔산 김광선·정산 송규 등 구인선진이 스승인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의 명을 받아 특별기도를 올린 것이다. 원불교의 발상지인 전남 영광 백수 길룡리에서 구인제자는 스승으로부터 엄명을 받는다.

"지금 물질문명은 그 세력이 날로 융성하고 물질을 사용하는 사람의 정신은 날로 쇠약하여 개인·가정·사회·국가가 모두 안정을 얻지 못하고 창생의 도탄이 장차 한이 없게 될지니, 세상을 구할 뜻을 가진 우리로서 어찌 이를 범연히 생각하고 있으리요. 옛 성인들도 창생을 위하여 지성으로 천지에 기도하여 천의(天意)를 감동시킨 일이 없지 않나니, 그대들도 이 때를 당하여 전일한 마음과 지극한 정성으로 모든 사람의 정신이 물질에 끌리지 아니하고 물질을 사용하는 사람이 되어 주기를 천지에 기도하여 천의에 감동이 있게 하여 볼지어다."

이와같은 소태산의 지엄한 부름에 응하여 구인제자는 열흘에 한번씩 구수산 구인기도봉에 올라 일천정성을 다해 기도했다. 마침내 소태산 대종사는 구인제자에게 하나뿐인 소중한 목숨을 희생할 것을 주문한다.

이에 구인제자는 창생구원의 대의앞에 자신을 희생할 것을 각오하고 가정의 모든일을 처결하고 8월21일 결사(決死)의 뜻을 표시하는 '사무여한(死無餘恨)'의 증서앞에 각각 백지장(白指章)을 찍었다. 그런데 이 어인 일인가? 백지장이 붉은 선혈로 변했다. 이적이 나타난 것이다. 소태산 대종사와 구인선진의 제생의세(濟生醫世)의 대서원 앞에 허공법계의 대감응이 나타난 것이다.

구인기도봉에서 마지막 기도를 올리고 자결을 하기 위해 기도봉을 향하는 아홉제자를 불러 앉힌 소태산은 죽은폭 잡고 제생의세를 위한 공부와 사업에 오롯이 무아봉공하라고 부촉한다. 이것이 오늘날 원불교 무아봉공 교법정신의 원천이다. 우리 모두 소태산 대종사와 구인선진의 법인정신을 체현하는 원불교인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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