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사태 원불교 시국선언
234명 교무들, 서울·전주

▲ 국정원의 대선개입을 규탄하는 원불교 성직자 시국선언이 21일 서울과 전주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열렸다.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에 대해 교단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정원사태의 진실규명을 염원하는 교무 234명은 21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중앙당사 앞과 전주 새누리당 전북도당사 앞에서 각각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펼쳤다.

특히 교단의 시국선언은 소태산대종사와 아홉선진들이 '창생을 구제할 거룩한 뜻의 죽어도 여한 없는 기도'로 백지혈인을 나툰 법인절에 열려 의의를 더했다.

앞서 7월1일 원불교사회개벽교무단과 원불교인권위원회, 원불교환경연대가 시국선언문을 발표한 바 있으나 교무들의 서명을 받아 집단적인 '원불교 시국선언'은 이번이 처음이다.

21일 오전 열띤 취재열기와 삼엄한 경비 속에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현수막을 든 재가 출가교도들은 독경에 이어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법인절의 의미를 밝히며 시작한 선언문은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국가정보원이 조직적으로 개입하여 불법적인 선거운동을 한 일련의 사건은 그동안 우리나라가 이룩해놓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우리 사회의 기본적인 법질서를 훼손시킨 엄청난 국기문란사건이다"며 "이런 중대한 사건을 해결해야할 국정조사마저도 파행으로 몰고 가는 새누리당과 국정원은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라는 물타기로 또 다른 범죄를 국민들 앞에 저질렀다"고 강하게 호소했다. 또한 "일찍이 소태산대종사께서는 악은 숨겨둘수록 그 뿌리가 깊어진다고 하였으니 이번 국정조사를 통해 철저히 조사하고 그에 따라 관련자들을 전원 사법처리할 것"을 촉구했다.

시국선언문은 ▷국정원의 대선개입 철저히 조사하고 관련자를 전원 사법처리하라 ▷새누리당은 국정조사 정상화하고, 정부는 국정원을 전면 개혁하라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원 선거개입 사태에 책임지고 국민 앞에 사과하라는 내용을 선언했다.

선언문 낭독에 앞선 발언에서 은혜학교 강해윤 교무는 "국정조사를 보면서 새누리당이 얼마나 국민을 얕잡아보고 기만하는지를 봤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서연 교무도 "가장 많은 관계가 있는 분들이 사태를 바로 알고 반성을 해야하므로 여기 나왔다"며 새누리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이유를 밝혔다. 최 교무는 "우리 국민들이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부정한 방법으로 만들어진 결과를 그냥 받아들이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전국적으로 이어지는 국정원 대선 개입 규탄 문화제의 문제의식을 짚었다.

이어 서울 유스호스텔 한수덕 교무는 "국정조사가 안되면 특검을 통해서라도 실체가 밝혀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종로교당 박현공 교무는 "불법대선으로 당선된 박근혜 대통령은 사과하고, 이를 도운 새누리당은 국민앞에 석고대죄하고 참회해야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포털사이트 DAUM '아고라'에서 원불교의 시국선언을 지지하는 토론방이 개설돼 하루만에 5천여명의 조회, 1천여건의 추천을 기록했다.

이어지는 댓글에는 "정의를 위한 큰 행보에 경의와 존경의 마음을 드린다"는 지지와 함께 "하지만 4대종단 중 가장 늦게 시국선언을 했다는데 조금은 실망스럽다", "서울광장에서 시국법회를 열어주길 바란다"는 의견들이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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