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우리의 교법을 학교에 도입한 것은 유무념공부이다. 원기78년 1월 연타원 마원종 교무의 권유로 시작한 상시일기 유무념을 기재하면서 나를 살피고 주의심을 갖게 되니 재미를 붙이게 되어 '아! 이 유무념을 학교 아이들에게 적용하면 좋겠구나' 생각을 했다.

초등3학년을 담임한 그해 3월부터 시작했는데 효과는 의외였다. 반 아이들과 함께 공동 유무념을 정하고, 모둠 유무념, 개인 유무념을 정해 작은 수첩에 적고, 유념은 ○표, 무념은 /표를 한 후, 토요일엔 집계를 내고 그 결과에 따라 자기의 의견을 적어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교사의 관심과 스티커를 주어 격려한 결과 많은 아이들이 재미있게 참여했다.

숙제나 준비물 등을 잘 챙겨 왔으며 친구간에 고운말 사용, 복도에서 뛰지 않기 등 변화된 모습들을 보며 아이들은 신바람이 났다. 이렇게 1년간 실천한 내용을 겨울방학 전국교사회 훈련에서 처음 발표했다.

당시 교화훈련부장인 김복환 원로교무가 무척이나 좋아하셨다. '기다렸던 것이 이제 나왔다'며…. 그때부터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원기79년에는 훈련복이 터져 정전마음공부 훈련과 저의 간절한 염원으로 만덕산 하선을 가족과 함께 났는데 승산종사의 〈정전〉 교의편 일원상 법어의 말씀을 받드는데 우주와 하나로 뻥 뚫린 느낌을 받았다. '이 죽비도 마음만 있으면 공부시키겠다'고 하신 대종사님의 마음을 알 것 같았다. 그러더니 세상의 모든 것들이 아주 소중하게 보였다.

그동안 자녀 문제로 부부간에 있었던 갈등이 내 마음에서 해결되고 나니 모두 인정하는 마음이 됐다.

이렇게 배운 마음공부도 바로 지도하여 원기80년엔 교육청 주관 인성교육실천사례발표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창의적 학급경영의 길잡이 〈즐거운 우리반〉이라는 교사용 잡지에 실천적 도덕교육 사레로 '우리반 숙제는 마음살피기' 라는 제목으로 마음대조 공부한 내용을 일기와 함께 소개했다.

그리고 2년간 지도한 마음공부 내용을 박영훈, 이병호 선생과 함께 〈선생님! 학교가 참 재미있어요〉라는 책을 도서출판 동남풍에서 출판했다. 마음공부를 시작한 후로는 해마다 아이들과 함께 공부한 자료를 모아 〈우리는 하나〉외 4권의 책을 만들었다.

<압구정교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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