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원우 원무/영천교당
원기96년 김종길 교무님이 영천교당에 부임했다. 육군제3사관학교 교화에 뜻을 두고 부임했다는 것을 전해 들었다. 그 해 가을 9월1일자 교감 승진 발령 때에 3사관학교 군인자녀가 재학하고 있는 단포초등학교 교감으로 자원해서 발령을 받았다.

1년간 준비 과정을 거친 원기97년부터 교무님을 도와 일요법회 지원을 하기 시작했다.

"교무님! 오늘은 몇 명이나 법회에 나올까요?"
매주 일요일 아침, 영천 육군제3사관학교 법회 지원을 가기 전에 교무님께 여쭈어보는 말이다.

지난해 봄, 교무님의 정성어린 기도에 응답한 교도 생도 한 사람이 입학을 했다.
"회장님! 경주교도 한 명이 사관생도로 입학을 한답니다."

그 날 상기어린 교무님의 기쁜 전화 목소리를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6년 전부터 염원해 온 군 교화라 더욱 큰 기쁨이었다.

불과 6개월 여 만에 한 명이 200명으로 불어났다. 기적이라 할 만한 기쁨에 눈물로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뿐, 비좁은 법회 장소와 간식비 걱정이 마음을 어둡게 했다. 매주 법회 전에 교무님과 부회장을 비롯한 지원팀 2~3명이 손수레로 책상을 강의실 바깥으로 옮기고, 그 자리에 플라스틱 의자를 빽빽이 들여놓고 법회를 보았다. 법회 후에는 다시 책상을 제자리로 옮기고 청소와 뒷정리를 했다.

그러나 이제는 전임 학교장의 배려로 300여 명이 참석할 수 있는 빈 강의실에서 법회를 보고 있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오래 전 좌산상사님께서 영천 교당에 내방 하셨을 때 "원우 원무, 육군 3사관학교 교화에 어떻게 힘을 좀 쏟아봐" 하신 말씀이 늘 마음에 빚으로 남아 있었다.

얼마 전에 교무님과 교도들의 정성어린 기도로 그렇게도 염원하던 교당 건축 허가를 받아냈다. 이웃종교의 간섭과 반대를 무릅쓰고 3사관학교 역사(조각)공원과 연못이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멋진 장소다.

침체된 전국의 청년교화를 대체 할 군 교화의 터전이 새로이 만들어 진다고 생각하니 한없이 기쁘다. 이곳에서 인연이 된 청년들이 장교로서 전국에 흩어져 국토방위 임무를 수행하며 원불교를 이해하고 전해준다고 생각하니 그저 가슴이 벅차오른다. 머지않아 지어질 '충성대(가칭)교당'에서 마음공부를 지도할 날이 기다려진다.

매일 아침 기도를 할 때, 원무 초창기에 전해 받은 기도 절부를 올리고 조그마한 미성이나마 이 교법 수행과 전파에 온 힘을 다 할 것을 다짐한다. 그리고 '전무출신의 도'를 새기며 최초에 꿈꾸다 이루지 못한 전무출신과 같은 원무로서 살아가도록 매일 거듭 태어나길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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