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열심히 교당 다니시는 교도님 말씀입니다.

교당에 나오지도 않는 남편이 무슨 일만 생기면 원불교 다니는 사람이 그 모양이냐고 하고, 성질나서 몇 마디 하면 원망생활을 감사생활로 돌리자고 하면서 그런다고 또 놀리는데 정말 이럴 때면 "원불교가 사람 잡네!"라는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는 것입니다.

원망할 일이 생겨도 그 순간 참기는 합니다만, 속에 쌓이는 분노와 아직 수행이 미치지 못해 스스로 드는 자괴감과 허탈감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원망생활을 감사생활로 돌리자!" 뜻은 좋지만 너무 어렵습니다.

너무 싫고 괴로워 원망하고 싶은데 참아야 하고, 거기에서 더 나아가 감사까지 하라니, 저도 참 어렵습니다.

우리는 어릴적부터 화나고 괴로울 때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서 배운적이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감정의 표출은 겉으론 참지만 마음속에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가 어떤 경우를 만나면 나도 제어하지 못하게 폭발하기도 합니다.

대종사께서는 이런 마음을 해결하는 법을 경우와 때에 맞게 알려주십니다.

괴로울 때는 먼저 사죄를 올리고, 분한 일을 당하면 염불로 안정을 시키고, 몸에 화기가 오르고 온갖 망념이 들끓으면 좌선으로 푹 쉬라고 하십니다.

원인을 알면 해결되는 경우도 있으니 우연히 돌아오는 고락의 원인을 알려면 사리연구를 해야 하고, 결국 지금 받고 있는 이 모든 고락이 모두 각자의 육근을 운용해 일을 짓는 결과임을 알려주십니다.

자유롭기를 원하면서 구속받을 행동만 하고, 행복하기를 원하면서 원망하고 미워한다면 그 앞길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습니다.

간사시절 스승님께서 내가 잘못을 할 때면 "아이고 이 부처될 사람이!" 하시고, 힘든 일을 당하면 염불 문구를 외우시거나 기도하시던 모습이 지금도 저에게 경책이 되고 있습니다.

잠시 생각을 멈추고 깊게 호흡하며 마음을 가다듬으신 후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원망할 일이 생겼을 때 참기 힘든 그 마음은 무엇 때문인가? 나의 어떤 기준에 거슬리고 있는가? 그 기준을 먼저 비우고, 서로 없어서는 살 수 없는 은혜의 소종래를 생각해 봅시다.

너도 부처, 나도 부처이니 힘든 경계를 만나면 "원불교가 사람 잡네!" 하지 말고 이제부터 "원불교 덕분에 부처되네!" 하며 웃고, 도저히 꼴 봐주기 어려운 사람을 보며, "아이고 이 부처될 사람이!" 하며 웃으며, 공부기회를 삼아 우리의 삶이 늘 감사생활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 봅시다.

감사생활만 하는 이는 늘 사은의 도움을 받게 되고, 원망 생활만 하는 이는 늘 미물에게서도 해독을 받는다고 하시며, 어려운 일을 몇 번만 능히 참고 돌리고 나면 그 다음 일들은 수월해진다고 희망을 주신 정산종사님 말씀을 깊게 새겨봅니다.

<삼동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