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법·책임 강조, 함께 책임지는 공동체 인식

이번 달에는 출가교화단 총단회에서 대두됐던 내용들을 중심으로 지상중계를 기획했다. 먼저 1주는 자유발언을 싣고, 2주는 교정보고 Ⅰ, 3주는 교정보고 Ⅱ, 4주는 총단회 평가 좌담회를 실시할 계획이다. 총단회 지상중계 기획은 출가 교도 뿐만 아니라 재가교도들이 함께하는 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해 준비했고, 교단의 현안을 함께 고민하고 지혜를 모으기 위해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

9월24~25일 열린 출가교화단 총단회의 생생한 현장을 정리해 봤다. 출가자들의 제안이나 의견 등은 교화단을 통해 수합하는 통로가 있지만 '자유발언'은 현장의 고민들을 공유하고, 정책담당자들의 책임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장이었다.

▲ 발언하는 김주영 교무.

김주영 단원 - 법치교단이 흔들리는 이유는 사건이 발생하면 윗 사람은 너그럽게 하고, 아랫사람은 혹독하게 징계를 하기 때문이다. 책임지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법을 먼저 지켜야 하는데 대체로 교단은 준법의식과 책임의식이 부족하다. 또 감찰원 근무자가 피감기관의 감사를 겸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감사원 직원이 피감기관의 감사로 있으면 제대로 감찰하겠는가.

하명규 단원 - 대규모 교단 행사에 참석률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형편이다. 특히 부산지역 재가교도들은 서울에서 원100년 기념대회를 한다고 하니 걱정스런 표정이다.
교단100년 행사를 교구자치제에 맞게 교화에 도움이 되게 진행하자. 지역교화에 시너지가 발생하는 행사를 구상하고, 광역시 별로 진행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 지난 번에 대산종사탄백기념대회를 4월에 하기로 합의했는데 왜 5월25일로 잡았나.

이상균 기획실장 - 대산종사탄백은 원불교100년기념대회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의미에서 규모를 축소시켰다. 그래서 총부 영모전 광장에서 1만명 규모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날짜를 잡는 데 있어 4월은 교구 및 교당 일정이 겹치면서 힘들다는 것이 현장의 분위기였다. 여러 가지 안이 올라왔지만 5월 초·중순은 연휴가 많아서 모두가 원하는 일정을 잡기가 쉽지 않다.

이성택 단원 - 전임 교정원장으로서 재임 중 일어난 교육부 기금 손실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이번 일로 출가자들의 자존심이 무너진 것을 재가들에게 보여줘 더욱 뼈아프게 생각한다.
교정원장 3년의 시간을 지내놓고 보니 내 스스로 잘못 살았다는 점을 지울 수가 없다. 교정원장의 역할을 확실히 했다면 오늘 같은 일이 없었을 것인데 알뜰히 챙기지 못한 점, 깊이 사죄를 드린다.
▲ 발언하는 김복인 교무.

김복인 단원 - 미국에서 34년을 살았다. 그러다보니 미국의 평등과 개인의 인권 사상에 기반을 두고 교단을 바라보게 된다. 현실의 불합리, 부조리를 극복하기 보다는 그대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가는 데에 대해 불만이 많다. 왜 새로운 종교가 이렇게 보수화됐나. 원리와 이념을 실천하려는 노력을 신심 없고 위험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교단과 개인이 변화를 두려워하는 것이 문제다. 미주동서부교구가 청원했던 여성교무의 복장과 머리 자율화는 진척이 없고, 정녀지원서 폐지 문제도 개선되지 않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여성교무의 창의성은 위축되고 불평등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교화는 미국의 유일신의 전통에서 마음 중심의 패러다임 변화를 꾀하고 있다. 내 스스로가 창조자라는 시각을 보여주면서 깨달음의 힘으로 교화의 장을 펼치고 있다. 출가자들의 슈퍼바이저(큰 스승의 지도)가 꼭 필요하다.
▲ 발언하는 김인경 교무.

김인경 단원 - 우리가 치열한 회의를 통해 교육부 건을 논의했다. 경산종법사는 전 교정원장(김주원 단원)과 감찰원장(한은숙 단원)의 사표를 반려했다. 책임 문제의 논쟁은 이것으로 끝내자. 이제 기금 손실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출가자들이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모금해 재가교도들에게 떳떳하게 모범을 보이자. 성금 모금에 대해 논의를 했으면 좋겠다.

고주심 단원 - 교육부 건은 당시 책임당사자들이 자진 사퇴의 시기를 놓쳐 버렸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지도층의 책임 회피가 일을 더 키웠다. 그래서 현장의 정서들이 수습이 안되는 것이다.

이선조 단원 - 개인의 잘못을 탓하기에 때가 너무 늦었다. 개인의 잘못을 공동으로 마음 아파하고, 함께 책임지려는 공동체 의식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성금 모금 활동을 지지한다. 자유롭게 모금하되 현실적인 실적이 나오도록 하자. 총단회에서 이 문제를 결정했으면 한다.

노태형 단원 - 총단회를 앞두고 〈교헌〉개정 문제가 교육부 기금 손실 등의 문제를 덮지는 않을까하는 우려를 했다. 교단 혁신은 출가자들의 마인드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에 중점을 둬야 한다. 〈교헌〉 개정을 시작하더라도 출가자들의 마인드를 변화시키지 못한다. 그래서 출가자 상근 30여 명이 참여하는 혁신연구소(싱크탱크)를 만들자. 이 연구소를 통해 원100년 이후를 전망하고 예측하게 하고, 한국 사회에서 교단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를 연구하도록 하자.

이이원 단원 - 〈원불교 교사〉에 반백년 이후의 역사가 없다. 학부나 대학원 예비교무들이 매우 궁금해 한다. 교사 편수 작업이 꼭 필요하다. 잘못을 반복하는 것은 예비교무 때 반백년 이후의 역사를 배우지 못한 점도 한 몫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주무부서에서는 교사 편찬 작업을 해주기 바란다.

강해윤 단원 - 교조정신이 퇴색해 가고 있는 이때에 많은 잘못들을 정리할 시점이 됐다. 정서적인 것에 합의를 해줘야 하는 데 이런 부분을 논의할 곳이 없다. 가령 교목(보리수) 교체 문제나 교단의 경제 원칙과 철학 정립, 과거사를 정리할 수 있는 해원상생위원회 등이 꾸려져서 거교적인 논의 구조를 만들어 정리했으면 좋겠다. 원100년을 앞두고 대사면이 이뤄졌으면 한다.

안훈 단원 - 원광대병원 장례식장이 신축할 때 전무출신 빈소를 준비하는 쪽으로 계획 중이다. 전무출신 열반에 따른 장의 형태에 대해 여러 가지로 방안을 연구 중이다.

정상현 단원 - 인재양성에 있어 일관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출가자 인원이 적은 데 2곳의 대학 중 선택해야 하는 학생들의 고민이 많다.

이경옥 단원 - 일반 사회나 이웃종교에서 교단에 대해 엄청나게 기대하고 있다. 한결같이 좋은 평가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근원 정신을 회복하고 제도를 보완하는 데 역점을 두자. 출가자들이 답답할 때는 영산성지에 와서 충전해 갔으면 좋겠다.

최지원 단원 - 전반적으로 잔잔하게 변해야할 것이 많다. 화해성적지에 살다보니 감성이 있는 성적지, 두근두근하게 하는 성지 조성이 시급하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것도 좋지만 감성이 투영된 성적지를 우리가 만들자.

장연광 단원 - 교단이 환경문제나 청소년 문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특히 교단이 한국사회에 큰 영향을 끼쳤던 대안학교 운동이나 어린이민속큰잔치 같은 경우 더 확산시키고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최정안 단원 - 재가교도의 운용 면에서 고민해야 할 때다. 모 교도는 개인적으로 단체훈련을 실시하며 교단 훈련원 선객들에게 참석하도록 권유했다. 수면 위에 올라오지 않았을 뿐이지 심각하다. 교도 개인 차원의 훈련 개설 등은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최세웅 단원 - 교단 기관으로 가면서 도무 품과로 전환했다. 현장에 근무하면서 품과제도가 현실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교화하고 싶어도 설교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교무 품과로 전환을 요청한다.

황성학 총무부장 - 교무하다가 도무 품과로 전환한 출가자가 4명, 학부졸업하고 바로 도무로 전환한 출가자가 7명이 있다. 이 분들은 바로 변경할 수 있다. 품과 전환은 교단법에 의해 1회 변경할 수 있다. 다만 징계 등 사유로 사면 복권된 출가자는 도무로 복귀했다. 이것도 최근 법령이 바뀌면서 교무로 복직이 가능하다.

원100년을 앞두고 대사면를 건의할 예정이다. 그리고 품과단일화(호칭 포함)에 대해 수위단회에 재상정할 계획이니 지켜봐 달라. 이 문제가 해결되면 품과에 대한 논란은 사라질 것이다.

장행선 단원 - 도무는 전문직에게 출가의 문호를 열기 위해 도입됐다. 그런데 제도가 이상하게 운영되고 있다. 사면 복권된 출가자가 도무로 복직하면서 문제가 발생된 것이다. 전문직 순수 도무들의 설자리가 없어졌다. 기간제 전무출신도 현장 정서와 법에 맞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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