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로병사에 해탈을 얻고 싶습니다"
삼학 공부로 진정한 행복 강조
가까운 인연 불공에 정성

대형조선소와 휴양도시로 알려진 거제시에 위치한 옥포교당. 이곳에서 교도회장을 맡아 교당과 교도들을 알뜰하게 챙기고 있는 인타원 김정현(仁陀圓 金貞賢·59) 교도.

"일원가정에서 자랐지만, 성인이 될 때까지 깊은 신앙생활을 하지 않았습니다. 결혼 후 옥포로 이사 온 원기70년, 친정 언니의 소개로 옥포교당에 다니게 됐습니다. 이명원 교무님께서 교당으로 오시면서 기도생활을 열심히 하게 됐습니다."

그는 당시 교리훈련 때 들은 '인연 법문'을 소개했다. 눈에 보이는 것만 알고 사는 우리 인생에서 8식, 아뢰아식의 존재에 관해 처음으로 자세한 설명을 들은 것이다. 신앙생활의 동기가 되어 준 그 법문을 듣고 나서 그는 교당생활과 수행생활에 정성을 다해 살아왔다.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당시 설교를 하신 법사님께서 '금전출납부를 쓰면 다음 달로 남은 금액이 이월되듯 우리의 인연 과보, 업도 이월된다. 우리가 순간순간 지었던 행동이 8식 아뢰아식에 저장됐다가 시절 인연을 만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튀어나와 결과를 맺는다. 현생은 피라미드로 봤을 때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하셨습니다."

남편이 직장생활을 했기에 혼자서 가게를 시작한 그는 교리훈련 후 신앙생활은 물론 일상생활에도 정성을 다했다. 새벽2~3시까지 맡은 일을 처리한 뒤 교당에서 실시하는 새벽기도와 50일 기도 등에 빠지지 않고 열심히 참여했다. 이후 그와 함께 가게를 운영하던 남편 백도정 교도를 입교시켜 지금까지 든든한 후원자로 알뜰한 공부인으로 교당생활을 함께하고 있다.

"비교도이던 남편에게 시간 나는 대로 정신수양, 사리연구, 작업취사의 삼학 공부에 대해 설명을 해줬습니다. 특히 모든 업무를 처리하기 전에는 일단 멈추고 그 일에 대한 사리연구를 먼저 한 뒤 바른 작업취사를 실천하면 사람과 일의 관계 속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남편이 고맙게도 잘 받아들였습니다."

그는 평소 자녀들에게도 삼학공부의 소중함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했던 두 아들 모두 국내에 있을 때보다 원불교 공부와 교당생활을 더 열심히 하게 된 것도 살면서 감사하는 일 중의 하나다.

그가 운영해 오던 문구사가 시간이 흐를수록 발전해 지금은 직원 17명이 함께 근무하는 (주)엠에스토탈서비스(문구 인쇄업)로 성장했다. 교당 생활과 기도 생활을 병행하면서 열심히 살아온 그는 지금의 안정된 가게가 될 때까지 많은 도움을 준 남편과 큰 딸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불경기에도 직원이 늘어나는 것도 최근에 참여한 작은 아들의 역량으로 돌리는 것을 보며 모든 일에 감사생활로 일관함이 느껴졌다.

"지금까지 모든 일이 순조롭게 잘 이뤄지고 있는 것도 모두가 사은님의 은덕입니다. 또 직원들이 열심히 일 해주기에 가능했지요."

여전히 그의 손을 필요로 하는 가게에서 오전10~오후8시까지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가게로 출근하기 전 하는 아침 기도 30분과 퇴근 후 실시하는 저녁기도 1시간은 그의 삶에 있어서 소중한 시간이 됐다.

"평소 알게 모르게 지은 죄가 있는데 신앙생활을 통해 죄업의 근원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떤 것이 선업인지, 악업인지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고 그러다보면 정신의 자유로움을 얻어 타인에 대한 배려하는 마음도 생기고 나만의 울타리를 벗어나 여러 사람을 둘러볼 수 있는 마음의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는 후배 교도나 자녀들이 젊었을 때부터 꾸준한 신앙생활을 통해 자신을 챙기고 되돌아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길 바란다. 자기 수양을 잘하려면 젊어서부터 기도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 기도나 수행을 하고 싶어도 몸이 따르지 않아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체험한 것이다. 그는 젊었을 때부터 기도생활을 실천해왔기에 지금의 기도생활이 가능하다는 것도 강조했다.

"기도를 하면 뭔가 좋은 일이 생깁니다. 또 좋지 않은 일도 피해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직원과 가까운 사람들에게 불공을 드리고 있지만 교당으로 이끌기가 쉽지 않네요. 다른 사람의 사상을 바꾸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주위의 가까운 사람부터 교화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의 노력으로 집안의 조카 한 명이 올해부터 교당에 나오고 있다. 바쁜 생활로 직원들을 비롯해 지역사회에 교단을 홍보하는 활동, 교화활동을 많이 하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하는 그는 '생로병사에 해탈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기도로 원만한 생활을 이뤄왔듯 그의 소망도 무난하게 이뤄질 것이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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